[현대해양] 우리의 역사를 보면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웠던 때다. 그때마다 백성들이 나서 나라를 구했다. 이를 의병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국난은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꼽는다. 임진왜란 시기에 왜군의 침입으로 조선이 위태로울 때 유학자들이 앞장서 나라를 지켰다. 이를 임란의병이라 부른다. 임란의병은 나라보다는 왕조를 지키려는 성격이 강하다. 또 대한제국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항일의병을 펼쳤다. 그리고 한국전쟁기에는
[현대해양] 신석정(1907년∼1974년)의 본명은 석정(錫正), 석정(夕汀)은 아호다. 1907년 전라북도 부안군 동중리에서 태어났다. 부안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향리에서 한문을 수학하였다. 1926년 박소정 규수와 성례를 올렸다. 1930년 상경하여 지금의 동국대학교 전신인 중앙불교 전문학교 박한영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회람지 『원선(圓線)』을 편집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를 신석정은 박한영 스님 밑에서 불전을 배우는 한편 시문학사를 드나들던 때'라고 회고하고 있다. 그리고 '노장철학과 타골을 탐독하면서 만해 한용운 스님을 자주 찾
1. 당사자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도1828 판결 [도선법위반] 피고인 A원심: 광주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2노2974 판결2. 사실관계피고인은 조선소의 운항관리자로 근무하면서, 2017. 5. 10. 강제도선 면제증을 발급받았다. 피고인은 2019. 12.경부터 2021. 3.경까지 여수항 강제도선 구역 내에서 도선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선소에 수리차 입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강제도선 대상 선박(4,752톤급 가축운반선 등)에 총 109회 승선하여 도선(운항)하였다.피고인은 자신의 행
[현대해양] 밤 기온이 내려가 풀잎마다 흰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백로는 이미 지났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 날(9월 23), 1박 2일의 탐조 여행에 동참하여 새만금 매립지 중 마지막으로 남은 수라 갯벌과 군산 앞바다의 작은 섬, 유부도로 향하였다.이맘때면 북극권의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의 광활한 초원에서 풍요로운 여름 번식을 마친 도요새·물떼새들이 머나먼 남극권을 향한 긴 여정에 오른다. 그들에게는 한반도의 서해안 갯벌은 끝없는 비행 속에 잠시 날개를 접고 숨을 고르며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속과도
[현대해양] 항해일지 – 연구 항해 3일 차 (12월 9일)오늘 새벽 0시. 새로운 연구 지점에 도착했다. 먼저 수중 680m까지 채수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약 30분 동안 순조롭게 채수 작업을 마치고, 채수 장비를 실험실로 들여 와 채수한 물을 옮겨 담으려 연구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도울 일이 없냐고 물으니, 지금 하는 일의 사진을 부탁한다. 어떻게 찍으면 되냐고 되물으니, 잘생기게 나올 수 있도록 부탁한다. 최선을 다했다. 그러므로 내 탓은 아니다. 잘생기게 나왔으니, 사진의 얼굴은 지우지 않았다. 채수 작업을 끝내자마자, 현
[현대해양] 인간은 왜 배를 타는가? 우리나라의 뱃놀이 문화는?인류가 배를 만들어 바다로 나아간 것은 생존을 위한 어업이나 교역이 목적이었지만, 문명이 진전되면서 ‘놀이로서의 항해’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요트를 타며 자연과의 교감과 정신적 여유를 추구했고, 이로부터 오늘날의 서구식 세일링 문화가 발전했다. 이른바 ‘놀이배(pleasure craft)’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면서도 자연에 도전하는 삶의 태도를 상징했다.그러나 한국에서 배를 탄다는 행위는 오랫동안 생업과 관계된 것이었다. 어
[현대해양] 「그날이 오면」이란 시인으로 잘 알려진 심훈은 1901년 9월 12일 경기도 과천군 하북면 흑석리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15년 교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경성고등보통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19년에 3.1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검거되었고, 8월 30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소위 보안법 위반 및 출판법 위반 혐의로 경성지방법원의 공판에 회부되었다. 이어 11월 6일 경성지방법원에서 같은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약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정리하고 출
[현대해양] 최근 섬을 예술 무대로, 정원으로 디자인 사례들이 늘고 있다. 모도는 섬의 크기나 주변 생태환경이나 수도권과 접근성으로 볼 때 지역재생에 예술을 접목하기 좋다. 더구나 영종도와 신도를 잇는 다리가 연결된 만큼 그 효과는 다른 어느 예술 섬보다 클 수 있다. 다만 예술 섬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섬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모도는 그 길목에 있다. 기왕에 눈썰미 좋은 예술가가 일찍 자리를 잡았지만, 공공예술이나 지역상생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에 대한 평가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다만
[현대해양] 항해일지 – 연구 항해 1일 차 (12월 7일) 일찍 일어났다. 오전 8시 출항이라 저장해둔 팟캐스트를 들으며 느긋하게 씻고 담배도 피우다가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11차 월동대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당직을 마치고 내려온 조타수를 만났다. 7시 30분부터 후진을 시도하고 있으나, 배가 얼음 사이에서 안 빠지고 있다고 한다. 일찍 일어났지만, 또 늦었다. 오늘은 내 탓이 아니다. 서둘러 브리지로 올라갔다.선장님이 두 대의 엔진을 전후좌우 방향으로 사용하며 얼음 사이를 비틀고 있었다. 선수 두 대의 쓰러스
[현대해양] 7일 차, 2025년 6월 15일, 바얀 호수-마가즈산 저지대 초원, Ger-4바얀 호수, 이름처럼 ‘풍요로운(Bayan)’ 물빛을 품은 호수는 몽골 서부의 척박한 고원지대 한가운데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새벽 안개가 호수를 감싸 안고 있을 때면 이곳은 마치 하늘과 땅 사이, 현실과 꿈의 경계에 놓인 듯하다.호숫가에 다가서면 잔잔한 물결이 발등을 적시고, 바람조차 머뭇거리는 듯 고요한 호수 수면 아래로 무지개 하늘빛이 고스란히 반영으로 내려앉았다.갈대숲이 짙게 자란 바얀 호수에는 다리가 길어서 멋쟁이 신사란 별칭으로도
[현대해양] 1. 들어가며물품운송계약은 당사자의 일방에게 물품을 한 장소로부터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것을 약속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일정한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다4943 판결 등). 해운기업도 해상운송인으로서 물품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영업을 하며, 운임은 해운기업의 수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법상 해상운송인의 화주에 대한 채권은 화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또는 2년 이내에 소송 등이 제기되지 않으면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현대해양]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사유재산인 토지에 건축물을 짓는 행위는 토지의 성격에 따라 규정된 건폐율과 용적률을 지키는 범위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된다. 도심지역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설 경우에 주변 거주자들이 그늘이 생기는 것과 조망권의 제약을 이유로 반대 시위를 하는 사례가 있지만,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개인 건축주의 자유로운 건축 행위가 보장된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는 적어도 바닷가에 인접한 토지에서 개인적인 용도의 건축행위를 규제하고 있고, 그러한 경향은 최근 기후변화 위기가 고조되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현대해양] 해상 운송계약에서 화물 손해가 발생했을 때, 운송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헤이그비스비 규칙(국제 해상 화물 운송인의 책임 한도와 적용 범위를 규정한 국제 협약) 제3조6항은 화물 인도 시점부터 1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운송인의 책임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운송인을 보호하기 위한 단기 소멸시효 제도다.최근 영국 법원은 The Taikoo Brilliance[2025] EWHC 1878 사건에서, 이 시효 규정에 대한‘소송의 범위’와 ‘갑판적 화물의 시효 적용’ 문제를
[현대해양] 김광섭 시인은 1905년 9월 22일 함경북도 경성군 어랑면 송신동에서 김인준(金寅濬)의 아들로 태어났다. 경성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하여 경기도 경성부 운니동(현 서울특별시 종로구 운니동)에 거주하였으며,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가 중퇴하고 중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와세다대학 영문과에 진학하여 1932년 3월 졸업했다. 같은 대학 불어불문학과에 적을 둔 이헌구(李軒求)와 친교를 맺었으며, 이어 정인섭(鄭寅燮)과 알게 되어 해외문학연구회에 가담하였다.귀국 후 1933년 4월 모교인 중동고등보통학교의 영어
4일 차, 2025년 6월 12일, 몽골-알타이 사가하트 계곡–보례스트 계곡, Ger-2오늘은 몽골-알타이산맥 자르가한트 산의 계곡에서 새들을 관찰하는 날이다. 새벽에는 Mongolian Ground–Jay(L-30cm, 몽골에서 텃새)를 만나러 나섰다. Mongolian Ground Jay는 메마른 사막·초원에서 카키색 깃털로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 비둘기만 한 크기의 몽골 텃새이다. 수정체 근육의 탄력이 약해져서 눈의 초점을 빠르게 변환할 수가 없는 나의 눈으로는 멀리서 빠르게 이동하는 작은 새들을 포착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
[현대해양] 삼형제섬은 2000년대 초 여행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여행객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여행객도 들어왔다. 주말이면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드라마 풀하우스(2004), 겨울연가(2005), 연인(2006, 2007)과 영화 활(2005)과 시간(2006) 등이 촬영되면서다. 일부 드라마는 일본과 중국 등 외국에까지 송출되었다. 지난여름 수기해수욕장은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마을주민들이 관리하는 이 해수욕장은 한때 드라마 ‘풀하우스’의 주인공 한지은(송혜교 분)과 이영재(정
1. 당사자대법원 2024. 12. 24. 선고2024다290802, 2024다290819 판결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해양환경공단피고(반소원고, 상고인) 주식회사A원심: 서울동부지방법원2024. 8. 27. 선고2023나24840, 2023나24857 판결2. 사실관계해양환경공단(원고)는 해양환경 보전·관리·개선을 위한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해양환경관리법 제96조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이다. 주식회사A(피고)는 폐기물 처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원고는 해양폐기물 운반
[현대해양] 정박일지 – 정박 3일 차 (12월 6일)어젯밤 잠이 안 와 선내를 배회하다가 여태 못 가봤던 장소를 발견하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헬리콥터가 있던 격납고 내부이다. 2주 남짓 한솥밥을 먹던 헬기 파일럿은 헬기와 함께 장보고 기지로 영영 떠났다. 아래에 있는 긴 철제 상자에 날개를 분리해 보관했던 것 같다.항해 중 파도와 얼음을 정면으로 상대했던 선수 갑판은 바닷물이 꽁꽁 얼어붙어 버렸다. 가운데 있는 것이 앵커와 연결된 체인이다.밤 풍경도 사진에 담았다. 밤 열 시경이다. 태양의 위치가 오전에는 스타보드 쪽에 오후에
[현대해양]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의 기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해안의 어촌 마을은 점점 더 식어간다. 열대야로 인해 공기만 뜨거울 뿐, 사람들의 발길이 매년 줄어들어 어촌 경제는 활기를 잃고 있다. 그나마 국내 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물놀이에서부터 먹고 즐기기까지 각종 편의시설이 완비된 대형 리조트와 호텔에 머물고 있어서 해수욕장 주변이 예전처럼 북적이지는 않는다.한때 여름 해수욕장은 국민적 여가의 상징이자 어촌 경제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피서철이면 발 디딜 틈 없
[현대해양] 1. 서론 – The Grand Amanda 판결2025년 7월에 판결이 내려진 영국법원의 “The Grand Amanda” 사건에서 선주는 정기용선계약 상 용선자의 지시에 따라 2014년 4월 우루과이에서 중국으로 약 70,000톤의 콩을 운송하였는데 약 40일의 항해결과 일부 화물에 변색 및 곰팡이 발생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선주와 용선자는 공히 해당 손상이 높은 수분을 갖은 화물 본래의 특성에 기인함을 확인했지만, 화주가 제기한 중국의 소송에서는 ‘화물 본래의 특성(inherent vice)’이라는 원인이 부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