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지난 번 글에서 수하인 란에 'To Order'라고 기재된 지시식 선하증권은 송하인의 배서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 고등법원 판례(대전고법 2018. 10. 16.선고 2017나15117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다. 비록 재판의 주요 쟁점은 아니었지만, 재판부는 'TO THE ORDER'라고 기재된 선하증권에서 수하인은 “송하인이 지시하는 자를 의미하며, 송하인은 배서에 의하여 운송물을 수령할 자를 지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최초의 배서인은 송하인이 된다”고 하여 우리 법원도 같은 이해를
[현대해양] 선하증권은 분류하는 기준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물을 수령하고 선적하기 전에도 선하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이를 ‘수취 선하증권’이라고 하고 선적 후에 발행하는 선하증권은 ‘선적 선하증권’이라고 구분한다. 선박을 운항하는 선사가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마스터(Master) 선하증권’이라고 하고 운송주선인이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하우스(House) 선하증권’이라고 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분류 방식은 선하증권의 수하인 기재 방식에 따른 분류이며 이 방식이 무역 실무에서 의미가
[현대해양] 벌크화물(산적화물)이 선박에 실리면 1항사는 인수한 화물에 대해 화물 인수증(Mate’s Receipt)을 발행한다. 그 후 송하인이 선장에게 선하증권 발행을 요청하면 선장(또는 운송인이나 대리인)은 화물 인수증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선하증권을 발행한다. 많은 선하증권이 지상약관(Paramount Clause)을 통해 준거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헤이그 (비스비) 규칙은 선하증권을 발행할 때 화물에 대하여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이 기재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Article III, Rule 2). (a) 화물의 식별을
[현대해양] 이 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부지문구의 효력에 대한 미국 법원의 해석을 살펴보고자 한다.미국에서 법을 논할 때는 해당 사항이 주법의 관할 대상인지 연방법의 관할 대상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미국 연방 헌법은 외국과의 해상운송은 연방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정하고 있다(Article3, Section2). 외국과의 해상운송에 적용되는 연방법은 해상운송법(46 U.S.C. App. §§1300-1315: 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36)과 연방 선하증권법(49 USC §§80101-80116:
[현대해양] 1. 서론2024년 11월, 영국 대법원은 Fimbank v KCH Shipping 판결에서 해상운송인에 대한 화물클레임 시효가 양하 후 발생한 오인도(Mis-delivery) 사건에서도 여전히 1년이 적용됨을 확인해 주었다. 해상운송계약에서 화물의 손상, 멸실 등 클레임이 발생하는 경우 운송인 상대 소송시효가 국제협약 Hague Rule 1924와 Hague-Visby Rule 1968에 따라 1년인 점은 해운·무역 실무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1년 시효가 단순히 선적부터 양하까지로 제한되지 않
[현대해양] 지난 글에서는 선하증권에 기재되는 부지문구의 의미와 그런 부지문구가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선하증권의 부지문구와 관련한 영국 법리와 몇 가지 대표적인 판례를 검토하고자 한다.영국은 1924년 헤이그 규칙을 수용한 해상화물운송법(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24)을 제정하였다. 이후 다시 1968년의 헤이그 비스비 규칙을 전면 수용하며, 1971년 해상화물운송법(Carriage of Goods by Sea Act, 1971: 이하 ‘영국 해상화물운송법
[현대해양] 선하증권에는 종종 “Said to Contain(...이 선적되었다고 들었음),” “Weight Unknown(무게를 알 수 없음),” “Shipper’s Load and Count(송하인이 선적하고 수량을 세었음)”와 같은 문구가 기재된다. 이는 운송인이 화물을 직접 세거나 무게를 측정하지 않았으며, 컨테이너 내부를 확인할 수 없어 송하인이 제공한 정보를 그대로 기재했다는 의미의 ‘부지문구(Unknown Clause)’이다. 마치 운송인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러한 문구가 상법 제799조를
[현대해양] 운송인은 화주로부터 화물(운송물)을 인수하고 선적을 완료한 후, 인수한 화물의 외관상 상태를 기재하여 선하증권을 발행한다.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운송인이 컨테이너 내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화주가 제공한 정보에 따라 선하증권에 기재하게 된다. 그리고 송하인이 서면으로 통지한 운송물의 종류, 중량 또는 용적, 포장의 종별, 개수와 기호 등을 선하증권에 기재한다(상법 제853조 제1항). 선하증권에 화물의 명세를 기재할 때 화물의 포장단위를 어떻게 기재하느냐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제협약 및 우리나라 상법이 화물의 멸실이
[현대해양] 선하증권은 보통 세 통을 발행한다. 발행된 세 통의 선하증권 중 한 통의 선하증권을 선하증권 소지인이 운송인에게 제시하면 운송인은 선하증권 소지인 즉 수하인에게 화물을 인도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통의 선하증권은 어떻게 되는가, 왜 선하증권은 세 통을 발행하는가, 이와 같은 관행에는 어떤 법적인 근거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선하증권을 몇 통 발행해야 한다고 정해진 법은 없다. 아마도 과거에 우편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한 통의 선하증권만 발행했다가 이 선하증권을 분실하면 화물을 인도받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것이기
선하증권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 어려운 단어이긴 하지만 선하증권의 법적 성질을 잘 나타내는 용어 하나가 있다. 바로 ‘상환증권성’ 이다. ‘상환증권’이란 “증권과 상환하지 않으면 채무의 변제를 할 필요가 없는 증권”을 말한다(정영석, 『선하증권론, 법과 실무』(텍스트북스, 2008), 43쪽). 즉 선하증권의 상환증권성이란 운송인은 선하증권을 상환 받지 않으면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며, 이는 운송인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상법 제129조도 “화물상환증을 작성한 경우에는 이와 상환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