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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아쿠아팜, ‘연어 독립’ 선언 K-블루푸드의 새 장을 열다

국내 최초 첨단 순환여과양식(RAS)으로 대서양 연어 대량생산 도전

  • 기사입력 2025.09.16 18:53
  • 기자명 나준수 기자
에코아쿠아팜
에코아쿠아팜

[현대해양] 미식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대서양 연어지만, 우리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 물량이 해외에서 온다는 사실은 국내 수산업이 풀어야 할 오랜 과제였다. 이러한 '연어 독립'의 과제를 최첨단 기술로 풀어내는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에코아쿠아팜은 부산 기장군에 대규모 육상 순환여과양식(RAS) 시설을 구축하고, 국내 최초로 대서양 연어의 상업적 대량 생산에 나섰다. 특히, 단순한 1차 생산을 넘어 이종산업과의 과감한 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혁신을 꾀하며 K-블루푸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K-블루푸드의 시작’,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다

에코아쿠아팜은 플랜트 건설의 강자인 GS건설이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미래’라는 목표를 가지고 설립한 K-블루푸드 전문 기업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GS건설이 가진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수산업에 접목해 기존 양식업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다. 이들이 내건 ‘K-블루푸드의 시작’이라는 비전은, 기술을 통해 양식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출사표와 같다.

그 비전의 중심에는 ‘지속가능성’이 있다. 에코아쿠아팜은 사육수를 최대 99%까지 재사용하는 첨단 순환여과시스템(RAS)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연어의 국내 생산으로 불필요한 항공 운송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것을 중요한 미션으로 삼는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나 바이러스, 각종 해양 오염원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된 환경에서 연어를 길러내, 소비자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단백질’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전하고 있다.

나아가 에코아쿠아팜이 그리는 지속가능성은 사람과 동물을 향한다. 모든 양식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건강과 행복을 보장하는 동물복지 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 동시에, 고된 노동으로 인식되던 양식업 현장을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하고 안전한 일터로 만들어, 청년들이 찾아오는 미래 유망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담고 있다.

첨단기술이 집약된 ‘바다 없는 양식장’, 순환여과시스템(RAS)

에코아쿠아팜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바로 ‘육상 순환여과양식(RAS, Recirculating Aquaculture System)’이다. RAS는 이름 그대로 양식에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고도의 수처리 시스템을 통해 정화해 재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후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육상에 폐쇄형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외부 해양오염원으로부터 완벽히 독립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RAS 최신 양식장
RAS 최신 양식장

에코아쿠아팜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EAF RAS는 여러 단계의 정교한 필터링 과정을 거친다. 먼저 특허받은 ‘유입수 전처리’ 기술을 통해 1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까지 걸러낸 깨끗한 원수를 확보한다. 이 물이 양식 수조를 거치며 발생한 배설물과 잔여 사료는 기계적 필터로 제거하고, 어류에 치명적인 암모니아는 생물학적 필터를 통해 무해한 형태로 분해한다. 이후 UV 및 오존 살균으로 바이러스 감염병을 예방하고, CO2 제거 및 산소 공급 과정을 통해 연어가 살기에 최적의 수질 환경을 완성한다.

특히 에코아쿠아팜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육수를 최대 99%까지 재이용하는 ‘ZWC(Zero Water Concept)’ 기술을 적용했다. 기계적 여과 과정에서 나온 일부 사육수를 3단계 슬러지 처리 공정으로 보내 완벽히 정화한 뒤 다시 시스템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이는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자, 안정적인 양식 환경을 유지하는 핵심 비결이기도 하다.

GS건설의 EPC 역량과 독자 기술의 결합… 에코아쿠아팜의 핵심 경쟁력

에코아쿠아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모기업인 GS건설이 가진 강력한 ‘건설·플랜트 분야의 기술력’에서 나온다. 단순 양식 기술을 넘어, GS건설의 EPC(설계·조달·시공) 기술력을 활용해 양식장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 운영 효율성, 유지보수의 용이성까지 고려한 최적의 플랜트를 구축했다. 특히 3D 모델링으로 시공 전 모든 변수를 검토하고, 원격 자동제어가 가능한 DCS(분산제어시스템)를 도입해 24시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스마트 플랜트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탄탄한 하드웨어 기반 위에, 에코아쿠아팜은 독자적인 기술 특허와 AI 시스템을 더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유입수의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고도 수처리 기술부터, 수중 카메라로 연어의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해수 이송 시기를 판단하는 비전 데이터 기술까지 핵심 특허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AI 기술 스타트업 ‘타이드풀(Tidepool)’과 협력해, AI가 어류의 생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먹이 공급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양식 솔루션 기술 적용을 통해 양식 운영의 정밀도를 한층 더 높혀 나가고 있다.

에코아쿠아팜의 초격차 전략은 양식장을 넘어 ‘식탁 위 안전’까지 향한다. LG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FDA 승인을 받은 항균 신소재 ‘퓨로텍(PuroTec)’을 연어 가공 시설과 포장재 등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및 유통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소비자에게 가장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K-연어 국산화, 사명감으로 도전”… 진효상 대표가 말하는 에코아쿠아팜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진효상 에코아쿠아팜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미래식량안보위기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도록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연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양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에 노출된 기존 양식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진 대표는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수산업의 미래를 위한 사명감으로 도전하는 일”이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른 고품질의 대서양 연어를 우리 식탁에 올릴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이 시작이었다. 100% 수입 시장 구조와 해양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보며, 누군가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에코아쿠아팜의 차별점에 대해 그는 ‘기술 기반의 완결된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진 대표는 “단순히 연어를 생산하는 1차원적인 접근이 아니다. GS건설의 플랜트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기반 위에 AI, 신소재, 이력제 등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스마트 양식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기술 협력을 통해 에코아쿠아팜은 국내 육상 대서양 연어 RAS양식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어 독립’에서 산업 고도화까지… K-연어의 미래와 VISION 2040

에코아쿠아팜의 도전은 단순히 수입 연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국내 수산업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와 해양오염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어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쇠퇴하는 1차 산업을 데이터 기반의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내년 하반기 연간 500톤 규모의 첫 출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연어 독립’은 물론 국내 양식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적인 생산만큼 중요한 것은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에코아쿠아팜은 ㈔한국수산회와 손잡고 ‘수산물이력제’를 도입, 생산부터 식탁까지 전 과정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K-연어’가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에코아쿠아팜의 최종 목표는 연어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VISION 2040’ 전략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RAS 설계, 시공, 운영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자산화해 기술 자체를 판매하는 ‘해양 특수 플랜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더 나아가 관광, 레저, 바이오 산업과 연계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최종적으로는 K-RAS 기술을 세계로 수출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진효상 에코아쿠아팜 대표이사
진효상 에코아쿠아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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