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대한민국 산업 심장부 울산은 조선·석유화학·자동차 산업이 집적된 국가 경제의 핵심 거점이자, 액체화물 처리량 국내 1위·세계 4위 규모의 탱크터미널 클러스터를 보유한 에너지 항만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울산항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고 있는 인물이 지난해 11월 취임한 변재영 울산항만공사 사장이다. 해양수산부와 산하기관에서 항만·해양 정책을 두루 경험하며 전문성과 행정력을 쌓아온 그는 울산항만공사 18년 역사상 두 번째 공무원 출신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졌다.
취임 직후부터 그는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항만 기업들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애로를 해소하고, 직원들에게는 자율과 도전을 독려하는 조직 문화를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허브 항만, 북극항로 거점, AI 기반 스마트 항만 등 굵직한 미래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울산항이 글로벌 해운물류의 격변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변 사장은 “울산항을 에너지 물류를 선도하는 ‘에코 스마트 항만’으로 육성해 국가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며, 향후 10년을 내다본 비전을 힘 있게 제시했다. 공직 경험을 넘어 항만의 미래를 설계하는 항만경영인으로서, 그의 리더십이 울산항의 내일을 어떻게 바꾸어갈지 주목된다.
취임 소감과 울산항만공사 수장으로서의 각오는?
울산항만공사가 올해로 설립 18주년을 맞았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 국내 최대 에너지 항만을 관리·운영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울산항은 물동량 기준 전국 3위, 액체화물 처리량 국내 1위의 항만입니다. 그만큼 공사가 추진하는 사업 방향의 사회적 파급력도 큽니다. 취임 직후부터 기업과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현장의 애로를 신속히 해소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임기 동안 업무에 매진해 차기 사장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울산항만공사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비결과 조직문화 개선 방향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울산항만공사를 포함한 세 기관만 A등급을 받았는데, 3년 연속 달성은 큰 영광입니다. 직원 수는 가장 적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항만 경쟁력 제고와 국가 발전에 매진해 온 결과입니다. 취임 후 전사워크숍과 성과 공유대회를 통해 공사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했고, 경영 방침을 ‘미래선도, 변화혁신, 고객만족, ESG경영’으로 선포했습니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동기부여하고 있습니다.

조선·석유화학·자동차 등 산업 집적지로서 울산항의 강점과 지원 전략은?
울산항은 동해에 위치해 조수간만의 차가 60cm 내외로 적은 천혜의 항만입니다.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산업들이 밀집해 친환경 에너지 수요도 자연스럽게 높습니다. 세계 재생에너지 비중이 30%를 넘어섰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9%대에 머물러 있어, 국내 기업들이 RE100이나 CF100과 같은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하려면 친환경 에너지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선박 역시 IMO의 2050년 해운부문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벙커링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울산항은 이미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들을 취급할 수 있는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이러한 에너지 수요에 적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정책 발굴, 인센티브 운영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울산항이 동북아 친환경 에너지 허브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선업 호황으로 부두 수요가 늘고 있다. 항만 차원의 지원책은?
최근 美 군함 MRO 사업에서 미국과 한국 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어, 공사 차원에서 조선사 지원이 절실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상업 항만 기능이 떨어진 노후·유휴 부두를 선박 건조 안벽으로 제공하고, 공정이 80% 이상 진행된 특수선을 대상으로 의장 작업과 시운전 계류지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북극항로 전략과 울산항의 역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 제재로 북극항로 활용이 쉽지 않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울산항은 가장 앞서 대응할 수 있는 항만입니다. 전쟁 이전까지 국내 항만 중 유일하게 북극항로 통과 선박이 상업 운항한 경험이 있고, 관련 기업 및 기관과 협력망도 구축돼 있습니다. 더불어 북극해역은 국제해사기구(IMO)의 ‘북극항해규약’에 따라 중유(HFO) 사용이 금지됩니다. 따라서 친환경 연료 급유가 필수인데, 울산항은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다종 연료 공급 거점으로 지정된 국내 유일 항만이자 동북아 최대 탱크터미널 클러스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정부의 북극항로 전략과 울산항의 비전은 궤를 같이합니다.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허브 항만으로서 울산항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울산항은 국내 1위, 세계 4위의 액체화물 처리 항만으로, 축적된 경험이 곧 경쟁력입니다. 이를 토대로 2023년 7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 벙커링을 성공했고, 4개월 뒤 정부로부터 친환경 연료공급 거점항만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올해는 친환경 에너지 하역·저장 인프라 강화와 동남권 공급망 구축의 원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에너지허브 1단계 활성화를 위해 1개 선석의 접안능력을 6만 톤에서 10만 톤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둘째, 민간 기업과 합작해 LNG·암모니아 벙커링 법인을 설립하고, 메탄올 벙커링 작업 표준화를 추진 중입니다. 내년 인도 예정인 세계 최초 중형 암모니아 연료선에 대해서도 민·관·공 협력 벙커링 실증사업을 진행합니다. 셋째, 울산 앞바다에는 총 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형 구조물 제작과 설치를 위한 지원항만이 필요한 만큼, 남신항 풍력지원부두 개발에 착수해 해상풍력 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 확산 속에서 울산항만공사의 전략은?
울산항의 스마트화는 단순 자동화가 아닙니다. 액체화물이 80% 이상인 특성을 고려해 데이터 통합 기반의 지능형 항만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3년 선박 위치 기반 정보 제공 서비스 ‘포트와이즈’를 상용화했고, 올해는 항만시설 임대민원관리 통합과 VTS교신일지를 상용화했으며, 대고객 서비스 시스템도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선석과 정박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AI 모델 구축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AI 역량을 높이기 위해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해운물류 데이터를 활용한 AI 경진대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울산항만공사형 AI 전환 중장기계획을 마련해 혁신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항만 스마트화는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 탄소 저감과 비용 절감이라는 공공적 가치 실현에 목적이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자연재난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울산항은 지진, 쓰나미, 태풍, 폭염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습니다. 난카이 대지진설, 경주지진 사례 등은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재난 예방과 대비 차원의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안전한국훈련’에서는 지진해일과 연계한 복합재난 대응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항만 내 대피소와 재난관리 자원의 가용성을 점검했습니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온열방지 물품 제공, 작업중지제도 운영, 항만근로자를 위한 음료지원 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상 대응력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항만 내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설치해 자체 기상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자적인 해양기상 예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카카오톡 ‘울산항 안전지킴이’ 채널을 통해 풍랑·태풍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10년을 내다본 울산항만공사의 비전과 목표는?
울산항만공사의 비전은 울산항을 ‘에너지 물류를 선도하는 에코 스마트 항만’으로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거점으로 울산항을 육성하는 한편,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가공·하역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북극항로시대 대비 울산항을 물류신북방전진기지 조성’의 핵심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AI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항만 건설·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탄소·미세먼지 배출을 줄여 친환경 항만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2040년까지 총 수익 중 신사업 비중을 30%로, 항만 총 물동량을 2억 5천만 톤으로 상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울러 지역사회와의 상생, ESG 경영 강화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울산항만공사 고유 특성을 반영해 개발한 ‘U-ESG 지수’ 평가에서 2028년까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작은 조직이지만 직원들의 열정과 역량으로 3년 연속 경영평가 A등급을 얻었듯,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하는 울산항만공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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