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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부터 박물관까지 실내에서 만나는 바다

전국 아쿠아리움·해양과학관·박물관 8곳 탐방

  • 기사입력 2025.09.10 08:43
  • 기자명 나준수 기자
사진제공_아쿠아플라넷 제주
사진제공_아쿠아플라넷 제주

[현대해양] 실내에서 바다를 만나는 경험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전국의 아쿠아리움과 해양문화기관들은 단순히 물고기를 보여주는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시와 프로그램, 그리고 변모한 공간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리뉴얼, 제주 아쿠아플라넷의 해녀 기획전, 인천해양박물관의 고래 기획전처럼 각 기관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다의 가치를 새롭게 풀어내고 있다. 도심의 아쿠아리움부터 내륙의 담수 수족관, 그리고 시흥시의 해양생태과학관까지. 다양한 해양공간이 늦여름 더위를 피해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지금의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해양>이 전국의 아쿠아리움과 해양문화기관을 둘러봤다.

서울-코엑스 아쿠아리움

코엑스 아쿠아리움_해양탐사선
코엑스 아쿠아리움_해양탐사선

서울 강남에 위치한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지난 7월, 약 2년의 준비와 8개월 공사를 거쳐 대규모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2022년 글로벌 레저기업 멀린 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첫 개편으로, 단순한 수족관 관람을 넘어 체험과 교육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번 리뉴얼의 상징은 네 개의 신규 체험존이다. △‘Sea at Night(별빛 바다)’는 미디어아트와 해파리 전시를 결합해 시각·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몰입형 공간으로 변모했다. △‘해양 탐험선’은 서울 도심 최초의 유리바닥 보트 체험으로, 관람객이 상어와 가오리를 발아래에서 직접 관찰하고 먹이 주기 체험까지 할 수 있다. △‘물범 해변’은 수조 구조를 개선해 물범의 행동 반경을 넓히고, 관람객과 시야를 공유하도록 설계해 상호 교감을 유도한다. △‘해마의 비밀 정원’은 실제 서식 환경을 재현한 수조 속에서 다양한 해마의 생태와 번식 습성을 교육적으로 풀어낸다.

운영사 측은 전체 리뉴얼 투자비의 절반 이상을 동물복지 향상에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보는 전시”에서 벗어나, 해양생물의 복지를 존중하면서 보전과 교육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계절별 테마 프로그램과 체험형 교육 콘텐츠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도심 속 대표 해양교육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경기–시흥해양생태과학관

시흥해양생태과학관
시흥해양생태과학관

경기 시흥에 자리한 시흥해양생태과학관은 아쿠아리움과 유사한 전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 해양수산부 지원으로 건립돼 관람객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연안 생태계부터 심해까지 이어지는 전시 체험을 제공하며, 구조된 해양동물들의 안식처로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대표 시설은 120톤 규모의 터널형 메인 수조다. 갯벌·연안·남해·심해로 이어지는 전시 동선 속에서 관람객은 조기, 성대, 볼락 같은 우리 바다 토착 어종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살아 있는 조기 전시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교육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아쿠아리스트가 직접 진행하는 생태 설명회, 어린이를 위한 체험형 전시(물총고기 먹이 사냥 시연 등)는 단순 관람을 넘어 참여형 학습을 지향한다. 또한 680톤 규모 보호 수조와 부검실·치료실은 구조된 해양동물을 치료·관찰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시설이다. 최근에는 임시로 바다사자가 전시됐으며, 앞으로는 바다거북·물범 등 실제 구조 개체가 이곳에서 회복 과정을 거치게 될 예정이다. 정식 운영을 시작한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하는 등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다.


충청도-충북아쿠아리움

충북아쿠아리움_아쿠아포닉스 연구관
충북아쿠아리움_아쿠아포닉스 연구관

충북 괴산에 위치한 충북아쿠아리움은 내륙 지역에 조성된 대규모 담수 전문 아쿠아리움이다. 바다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은 충북에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내륙권 주민들에게 수생 생태계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관람객은 메기·붕어·쏘가리 등 토종 민물고기부터 피라루쿠 같은 세계적 희귀 담수어종까지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층 아쿠아포닉스 연구관에서는 물고기의 배설물로 채소가 자라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농업 기술의 원리를 체험적으로 배울 수 있다.

야외 전시관은 실습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어류 양식·체험관에서는 점농어, 숭어, 황복 같은 해양어류와 메기, 향어 같은 민물어류를 직접 관찰·체험할 수 있다. 또 쏘가리 전시관은 연구·양식 시설을 그대로 개방해, 일반 쏘가리부터 황·백 쏘가리까지 약 3,000여 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공간이다. 입장료가 무료로 책정돼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덕분에 지역 주민뿐 아니라 충북을 찾은 관광객에게 부담 없는 여가 공간으로 자리잡으며, 괴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라도-전남해양수산과학관

전남해양수산과학관
전남해양수산과학관

여수에 위치한 전남해양수산과학관은 화려한 해외 희귀종 대신, 우리 바다의 토산 어종을 전면에 내세우는 점에서 독특하다. 참돔·감성돔·붉바리 등 남해안 고유종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는 단순 볼거리를 넘어 지역 해양 생물자원의 가치를 알리는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학관은 전시뿐 아니라 연구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남해안 토착 어종의 인공 종묘 생산 기술 개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연구 등 종 보존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자산어보》에 기록된 어종을 복원·전시하려는 시도는 학술적 의미가 크다.

2층 수산산업전시실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이다. 전통 어업 방식에서 가두리·축제식 등 현대 양식 기술까지, 수산업의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유물 전시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공간은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학습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경상도–대구아쿠아리움

대구아쿠아리움_매너티 옥돌이와 옥자
대구아쿠아리움_매너티 옥돌이와 옥자

대구 신세계백화점 9층 고층부에 자리한 대구아쿠아리움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대형 수조와 체험 공간이 건물 상층에 배치된 이 독특한 입지는, 관람객에게 “백화점 위층에서 만나는 바다”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일반적으로 지하나 저층부에 설치되는 다른 아쿠아리움과 달리, 백화점 고층부라는 공간적 특수성이 돋보인다

이곳의 상징은 단연 국내 유일 매너티다. 과거 인어로 오인되던 매너티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국제보호종으로, 국내에서는 대구아쿠아리움에서만 볼 수 있다. 하루 20kg에 달하는 채소를 먹는 매너티의 식사 장면은 단순 볼거리를 넘어 멸종위기종 보전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전시 구성도 ‘참여형’에 초점을 맞췄다. 상어와 가오리가 발아래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샤크 브릿지, 아쿠아리스트 체험과 인어 공연 등 쌍방향 프로그램이 관람객 몰입도를 높인다.


제주–아쿠아플라넷 제주

아쿠아플라넷 제주_해녀 할망의 바다 이야기
아쿠아플라넷 제주_해녀 할망의 바다 이야기

국내 최대 규모(세계 8번째)의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제주 고유의 문화와 해양생태 보전을 결합한 테마파크형 아쿠아리움이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다. 가로 25m, 세로 20m, 수심 11m 규모의 대형 수조에는 흑가오리·무태상어·동수구리 등 40여 종, 3,000여 마리가 서식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미디어아트 연출과 결합해, 단순 관람을 넘어선 몰입형 체험을 제공한다.

제주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상설·시즌 전시도 다양하다. 국내 아쿠아리움 가운데 유일하게 옥돔을 전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푸른우산관해파리을 시즌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제주 바다 고유 생물과 생태적 다양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콘텐츠는 ‘해녀’를 주제로 한 기획전과 공연이다. 특별전 「물 그리고 숨 : 제주 해녀의 바당」은 현직 해녀와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해녀의 삶과 정신을 회화·사진·영상 등으로 풀어낸다. 수중 공연 「망사리의 모험」은 해녀 설화를 모티브로, 미디어 파사드와 퍼포먼스를 결합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감동을 전한다. 또 ‘해녀 할망의 바당 이야기’는 실제 해녀 어르신이 도구와 호흡법, 경험담을 직접 전하는 참여형 설명회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쿠아리스트 직업 체험 ‘꿈길 프로그램’, 백사이드 투어, 펭귄 일광욕 프로그램, 산호 인공증식 사업 등은 앞으로 확대될 주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단순 볼거리를 넘어 교육·보전·복지까지 아우르는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천–국립인천해양박물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_고래안의 고래 밍크고래 표본
국립인천해양박물관_고래안의 고래 밍크고래 표본

실제 살아있는 해양생물을 다루는 다른 아쿠아리움 및 유사기관과 달리, 인천 월미도에 위치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고래 기획전은 표본·유물·예술 작품을 통해 고래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고래를 둘러싼 진화·역사·문화·환경을 총체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독자적 설득력을 갖는다.

3층 로비의 마중물 전시 「고래 안의 고래」는 밍크고래 표본을 실물 크기로 복원해 고래의 진화 흔적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본 전시 「고래와 인간」은 ‘진화와 생태–역사와 문화–환경과 미래’의 3부 구성으로, 고래 골격과 생태 자료, 반구대 암각화와 향고래 유물, 문학·애니메이션 속 고래까지 폭넓게 담았다. 고래 클릭음을 AI로 분석하는 최신 연구도 소개해 현재적 의미를 더했다.

현대 작가들의 설치미술, 참여형 포토존과 청각 체험 등은 단순 학술 전시를 넘어선 몰입형 요소를 제공한다. 또한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전시대 높이를 낮추고 촉각 패널과 쉬운 설명문을 마련해 접근성까지 고려했다. 이번 「고래 안의 고래」와 「고래와 인간」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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