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두족류(Cephalopods)는 머리에 발이 달려있다는 의미로, 머리 두(頭), 발 족(足)를 써서 두족류라고 부른다. 두족류는 크게 갑오징어목, 오징어목, 문어목으로 분류하는데, 몸의 형태(지느러미, 몸통, 다리)와 팔의 수, 갑(shell)의 유무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두족류는 2024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약 84만 톤)의 약 4.9%(4만 톤)에 불과하지만, 생산금액은 17.3%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두족류 중에서도 살오징어(33.1%), 문어류(24.7%), 갑오징어류(16.4%), 낙지류(14.4%) 순으로 생산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살오징어와 대문어의 양식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살오징어 유생 사육의 난제
오징어는 연체동물문(Mollusca) 두족강(Cephalopoda) 십완목(Decapoda)에 속하는 갑오징어목(Sepiida)과 오징어목(Teuthoidea)의 종들을 통틀어 오징어라고 불린다. 문헌에 따르면 한국산으로 기록된 오징어에는 갑오징어목이 14종, 오징어목은 1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접하고 먹고 있는 오징어는 살오징어(Todarodes pacificus)를 이야기한다. 국내 살오징어 생산량은 1996년 25만 톤을 기록한 이후 2004년까지 20만 톤 내외를 어획하였으나, 이후 감소하여 2017년에 8.7만 톤, 2024년에는 1.3만 톤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살오징어 자원량이 변동하기 시작하면서 자원량 변동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생활사 과정에 관한 연구가 시작하였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실내 사육실험을 시작으로 1990년대 살오징어 인공수정 기술을 확립하였으며, 실내 사육방법, 성성숙 유도, 자연산란, 인공수정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하지만 아직 알에서 갓 부화한 유생(paralarva)의 초기먹이는 밝혀지고 있지 않았다.
동해수산연구소에서는 2017년부터 살오징어 초기 생활사 단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연구에 착수하였다. 우선 초기먹이를 밝혀내는 것이 시급해서 살오징어 유생을 생산하여 초기먹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살오징어를 실내 수조에서 장기간 사육하는 것은 환경 측면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성숙한 어미를 사들여 인공수정을 통한 유생을 생산하는 그것이 효율적이지만, 성숙한 어미를 확보할 수 있는 시기가 매우 제한적이다. 인공수정은 성숙한 암컷을 확보하며 배란된 알과 정자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수온 20℃에서 약 92시간이 지나면 부화하는데, 어미 오징어와는 다른 유생 형태로 부화한다.
갓 부화한 유생은 외투장이 약 1.2mm 정도로 몸속에 난황이 들어 있으며, 난황을 흡수하면서 소화기관, 지느러미 등 각 기관이 형성되며, 난황 흡수가 완료되고 부화 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폐사하게 된다. 오징어 유생을 생산하여 초기먹이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수년간 수행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무엇을 먹고 오징어의 형태로 성장하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문어 양식 가능성에 대한 기대
문어는 두족강(Cephalopoda) 팔완목(Octopoda) 문어과(Octopodidae)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수산물로 대문어(Enterocotopus dolfleini)와 참문어(Octopus vulgaris)가 주요 상업 종이다. 대문어는 북태평양 해역에 분포하는 연안 저서 종으로 200m 수심까지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 경북 이북 지역에 분포하며, 피문어, 물문어 등으로 불리고 있다. 대형 종으로 전장 300cm, 중량 50kg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문어는 성장이 빠르며, 먹이효율이 높고, 일반 어류처럼 유영하지 않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고밀도로 사육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어져 오고 있다. 따라서 유망한 양식 대상 종으로 지목되어 오고 있으면서도 실제 양식으로의 실현은 불가능했다. 그 이유는 인공적으로 어린 문어를 만드는 종자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문어는 산란 후 약 6개월이 지나야 부화하고, 부화 후 어린 대문어의 형태까지 사육한 기록은 국내에서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해외 사례에서는 1974년 미국에서 종자생산 첫 시도 끝에 1986년 1마리 생산에 성공하였다고 보고되었으며, 일본의 경우 1979년에 169일까지 사육하여 35mm의 어린 대문어를 생산하였다고 보고되었으나, 그 이후의 성공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같은 대문어의 종자생산과 관련된 연구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문어의 분포가 한정되어 있고, 종자생산을 위한 기간이 길어서 그만큼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문어 사육 1년 돌파, 연구 성과 가시화
우리 연구소에서는 2018년부터 시험 연구를 시작으로 대문어 종자생산을 통해 초기먹이 구명과 적정 사육환경을 밝혀내는 연구를 시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대문어 유생을 2018년 56일, 2019년 70일, 2020년 99일, 2021년 104일, 2022년 164일까지 사육하였다. 이후 기존의 사육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에 생산한 유생을 2025년 8월 21일 현재 567일째 사육함으로써 1년 이상 사육에 성공하였다. 우리의 일차적인 목표는 2024년도에 생산한 대문어를 어미로 성장시켜 다시 산란하고 종자를 생산하는 전 주기적 양식에 도전하는 것과, 지속적으로 대량 종자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 주기적 양식과 대량 종자생산 과정은 우리 연구소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2024년 4월부터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두족류 연구협의회를 구성하여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한 양식 기술 발전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참문어는 대문어와 달리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으며 부화 기간이 짧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양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오고 있으며, 최근 일본과 스페인에서 상업적 양식을 시도하겠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였다. 우리 연구소에서도 참문어 종자생산을 통한 양식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의 국내 양식 기술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고 문어의 안정적인 종자생산 기술의 개발과 사육시스템이 갖추어진다면 새로운 동해안 어업인의 양식 품종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연구진을 포함한 지자체, 공공기관 및 어업인과 함께 문어의 양식 성공과 대량 종자생산 기반 및 산란·서식장 조성으로 어업인 소득 증대와 문어 자원 증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