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최근 울릉도의 고질적 고물가 문제에 더해 불친절, 바가지 요금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개선책이 요구되며, 울릉의 특징이 묻어나는 먹거리, 즐길거리, 숙박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다시 찾고 싶은 울릉을 위한 집단 지성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울릉 관광서비스는 질에 비해 높은 물가와 크게 관련 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 또한 식당 등 이용 시에 같은 가격을 감당하고 있는 고물가의 원인으로 대두되는 고가의 임대료, 물류비, 유류비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8월 말 기준, 휘발유 가격의 경우 리터당 1979원 남짓으로 전국 평균인 1662원 보다 300원 넘게 비싸다. 또한, 지방소멸 위험지역 전국 3위에 해당할 정도로 낙후된 교통, 의료 등의 여건 때문에 종업원 구하기도 어렵고 인건비마저 크게 높다.
울릉도 관광업의 현실은 준비된 관광업이라기보다는 울릉도 산업의 중심축이었던 오징어 어업이 기후위기로 사실상 붕괴되면서 뒤늦게 직면한 산업이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그동안의 외부 용역이 지역 정체 고민 없이 진행돼 실효성이 낮았다.
관광은 수요자 중심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친절과 올바른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 특히 관광객과 주민의 일상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울릉을 잘 아는 전문가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돼야 한다. 울릉의 문화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울릉관광 인프라 대전환을 위한 울릉문화관광재단의 신속한 설립이 필요하다. 더불어 여객선 항로상 울릉도의 관문인 포항과 연계가 필요하다.
최근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사업의 핵심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한 포항 영일만관광특구와 연계를 통한 포항-울릉 관광통합 전략이 필요하다. 울릉도를 찾는 사람들이 독도 관람을 주목적으로 방문하지만, 울릉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듣지 못한 채 육지와 다른 환경에서 오는 불편함만 경험하고 가는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트래킹, 해양레저 분야에서 매니아층이 늘어가는 것도 희망적이다. 이제 독도를 품고 있는 울릉의 제대로 된 가치를, 척박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지만 미처 놓쳐왔던 울릉의 진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부지깽이의 유래를 부엌의 불 지필 때 쓰는 나뭇가지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목숨을 이었다는 명이처럼 울릉도 개척기 기근을 잊게 하였다는 부지기초(不知饑草)에서 유래했다. 부지깽이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 섬쑥부쟁이의 별칭이다. 부지깽이에 울릉도 개척기의 삶이 그리고 울릉도 정체성이 있다.
울릉도 문화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갖고 주민의 집단 지성으로 진짜 울릉도 이야기를 널리 알리는데 울릉의 미래가 있다. 친절은 문화에 대한 깊은 자긍심에서 우러나오며,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관광객에게 주민의 일상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진다. 거기에서 관광이 출발해야 하며, 다시 찾고 싶은 울릉도 그리고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공존하는 섬의 미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