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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해조류 양식의 도전과 대응 전략

  • 기사입력 2025.09.10 08:46
  • 기자명 박은정 국립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전공 교수
박은정 국립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전공 교수
박은정 국립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전공 교수

[현대해양] 해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1차 생산자로서 해양 먹이망을 지탱하고, 동시에 인류에게는 오랜 세월 동안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자리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탄소 저감원(Blue Carbon)으로서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더 나아가 해조류는 의약품, 화장품, 바이오플라스틱, 차세대 연료 자원으로까지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혁신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 평균 기온 상승과 해양 환경 변화는 해조류 양식 산업에도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김(海苔) 생산국이지만, 최근 양식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수온 상승, 염분 변화, 태풍의 빈발 등은 해조류의 생장과 품질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는 어업인의 소득 감소를 넘어 국가적 식량안보와 블루카본 전략에도 직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수온 상승이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한류성 해조류는 저수온 환경에 적응해 생장하는데, 여름철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포자 발아율이 떨어져 생장 속도가 느려져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대응 방안은 다층적이어야 한다.

첫째, 기존 양식종의 개량과 새로운 양식 대상종의 발굴이 핵심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고수온 내성 품종을 육성하는 한편, 기존의 양식 구조를 넘어 다양한 해조류 자원을 탐색하고 산업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양식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 해상양식은 기후환경 변화에 노출돼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이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육상 순환여과시스템(RAS) 기반 양식이나 광생물반응기와 결합한 새로운 육상양식 모델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이러한 기술은 수온과 수질을 통제하여 외부 환경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모니터링 및 조기경보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온·염분·pH 모니터링과 병해 예측 시스템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넷째, 산업 및 정책적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긴급 예산 투입과 수출 다변화로 산업 회복력을 강화하고, 지역 차원에서는 바다숲 조성 등 블루카본 사업을 연계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기후위기는 해조류 양식 산업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리스크를 관리하고 피해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품종 개발, 친환경 양식 시스템 도입,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산업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 나아가 해조류가 가진 탄소흡수 능력을 활용한다면, 해조류 산업은 기후위기 대응과 해양환경 보전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해조류 양식 산업은 과거의 방식으로 버틸 수 없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혁신의 길을 찾는다면, 해조류는 미래 세대의 식량자원이자 탄소중립을 이끄는 블루카본 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새롭게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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