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울산항 제5부두에서 지난 20일 오후 2시 ‘사이버 위기대응과 연계한 울산항 통합방호훈련’이 열렸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이번 훈련은 사이버 공격과 물리적 테러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위기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훈련에는 울산항만공사, 울산시남구청, 울산해수청, 울산경찰·소방·해경, 육군 제53보병사단, 항공부대, 해군작전사령부, 국정원, 울산항만관리(주) 등 16개 기관, 14개 군부대에서 200여 명이 참가했으며, 헬기 1대, 함정 7척, 차량 38대, 선박 1척이 동원돼 실전을 방불케 했다.

울산항은 액체화물 처리 기준 전국 1위, 세계 4위 규모를 기록하며 국내 최대 공업단지와 맞닿아 있는 국가 핵심 항만이다. 항만물동량 기준 전국 3위, 선박 입항 기준 전국 2위로,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일허브’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전략적 가치를 지닌 울산항이 공격을 받을 경우 국가 물류와 에너지 안보, 군사작전 수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훈련은 이러한 위협을 실제로 점검하고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실시됐다.
훈련은 사이버 공격 대응으로 시작됐다. 항만 관제시스템이 해킹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울산항만공사와 항만관리 업체가 서버 복구와 초동 조치를 신속히 진행했고, 상황 보고와 재발 방지 대책까지 절차에 따라 전개됐다.
이어 해상고속 침투 대응 시나리오가 이어졌다. 원해에서 미확인 선박이 내해로 접근하자 해경과 해군 함정이 투입돼 추적과 차단 작전을 펼쳤다.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군집드론 대응이었다. 수십 대의 드론이 동시 출현해 울산항의 관제, 항만관리를 관장하는 종합상황실 공격을 가정하자, 드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육군 제53사단 방공대대와 7765부대 3대대 기동타격대가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육군 53사단 방공대대가 발칸포와 신궁 미사일로 드론을 격추했다.

이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이 가정되자, 소방과 보건 인력은 즉시 화재 진압과 환자 후송에 투입됐고, 화생방 부대가 오염지역 제독 임무를 수행하며 다층적 대응 절차를 점검했다.


훈련의 마지막은 지상고속 침투 대응이었다. 적 세력이 차량을 탈취해 핵심 시설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 특공대와 군 기동부대가 합동 진압 작전을 벌였다. 동시에 해상으로 도주하는 세력을 해군과 해경이 차단하며 시나리오가 종결됐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이버와 드론 테러 등 새로운 안보 위협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가 물류와 에너지, 군사작전의 거점인 항만의 방호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관·군·경·소방이 긴밀히 협력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은 90여 분간 이어졌으며, 참가자들은 폭염 속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며 훈련에 임했다. 사이버와 물리적 위협이 결합된 복합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이번 통합방호훈련은 울산항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고, 국가 항만 보안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자리로 평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