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자원 감소, 경제 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고의 위판액을 기록한 조합이 있다. 전남 목포에 본소가 있는 신안군수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위판액 2,294억을 기록하며 위판액 2,000억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신안군수협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청정 다도해의 찬란함을 자랑하는 전남 신안군 14개 읍·면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지구별 수협이다. 신안군수협은 청정 다도해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의 위탁판매사업, 조합원들의 권익보호 및 가계소득 증가를 위한 지도사업,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상호금융 사업 등으로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우젓 주산지
전남 바다는 다양한 수산물을 한가득 품고 있다. 새우, 병어, 민어, 오징어, 꽃게 등 온갖 귀한 수산물들이 풍부한데, 특히 그중에서도 신안군 해상에서 잡은 새우로 담근 ‘신안새우젓’은 질 좋고 맛도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어선에서 잡아올린 오동통한 새우를 바로 염장해 담그는 방법 때문인데,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투망-양망-선별-염장 작업이 최고급 새우젓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새우젓이 위판되는 곳은 바로 ‘신안군수협 송도위판장’이다. 송도위판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젓새우 위판장으로 신안군수협을 통해 위판되는 새우젓의 양은 전국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수온 상승과 수산자원 고갈로 새우 생산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새우젓 위판은 주 1회 실시된다. 생산량이 줄어든 탓에 판매금액은 높아졌지만 이는 어업인들에게 희소식만은 아닌 상황이다.

수산자원 조성 위해 노력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어업인들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안군수협은 팔을 걷어붙였다. 종자 방류사업 등이 그것이다. 신안군수협은 지난달 25일, 수산자원과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어린 갑오징어 2만 마리와 어린 주꾸미 10만 마리를 신안 해역에 방류했다. 이날은 전남해양수산과학원, 신안군, 어촌계 및 지역주민, 신안해양과학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신안군 압해읍 송공 해역에서 종자 방류를 진행했다.
김길동 조합장은 “갑오징어와 주꾸미는 지역특화 소득품종으로 단기간에 자원회복은 물론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앞으로도 전라남도 해양수산 과학원과 협력하여 자원조성은 물론 어업인의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품종을 위주로 방류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5일에는 압해읍 송공·임자면 하우리어촌계에서 임·직원 및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5 희망의 바다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 어린 감성돔을 해당 어촌계 해역에 각각 5만 2,000마리, 총 10만 4,000마리를 방류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전남해양수산과학원과 함께 경제적 가치가 높은 어린 대하 250만 마리를 신안 해역(증도면 우전리) 일원에 방류했다. 서·남해안 대표 먹거리인 대하는 담백한 맛으로 인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글리신 함량이 높아 단맛이 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칼슘과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뼈 건강과 원기 회복에 좋은 매력적인 수산자원이다.
신안군 압해읍에 위치한 송공항에는 현대화 시설을 갖춘 수산물 위판장이 들어섰다. 다기능 수산물 위판장이다. 송공항 수산물 위판장은 지상 2층 규모로, 활어보관 탱크, 중도매인 사무실 및 노조 사무실, 365코너 등이 있다.
물김 위판장도 설립했다. 물김은 효자 품목이다. 신안군수협은 늘 화두가 됐던 효과 좋은 김 활성처리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전남도, 서울대학교 산업협력단과 손잡고 새로운 김 활성처리제와 처리장치 개발에 나섰던 것. 파래, 규조류 등 잡초 제거, 병해 방제 등을 위해 사용하는 김 활성처리제의 효능을 높이고, 처리 시간을 단축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새로운 김 활성처리제와 처리장치 개발에 적극 참여해 새 유기산 처리제를 개발했다.
신안군수협은 이에 그치지 않고 어업인들의 안정적 어업활동 지원과 어로활동을 보장하고 이를 소득증대로 이어가기 위해 급유소 건립사업도 추진했다. 소규모 어항으로 물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낙도(落島) 지역인 비금·도초에 면세유류 급유소를 건립함으로써 어업인들에게 면세유류를 원활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였다.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적극 대응
현재 전남지역에는 우리나라 전체 해상풍력 목표인 12기가와트(GW) 중 68.3%에 해당하는 8.2GW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어업인들의 조업구역과 해상풍력발전 예정 공유수면이 크게 겹치게 될 위기에 처하자 김 조합장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해상풍력사업에 대한 어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간담회와 직원회의 등을 진행하며 현안을 끊임없이 논의했다.
어업인들이 어업권 피해 보상을 확실하게 받고 어업과 풍력발전시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고 있다. 자원 고갈과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 등으로 수산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실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 조합장의 목표다.
그는 현재 어업인들을 위한 양식장비 임대사업, 새우젓 출하어업인 상장지원금 지원사업, 새우젓 보관용기 지원 사업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낙지잡이 어업인들을 위한 낙지연승 미끼용 참게 구입 지원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의 어려운 수산업 상황 속에서도 조합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기순이익 8억 2,000만 원의 성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고 배당 2억·출자 배당 3억 4,600만 원 등 총 5억 4,600만 원의 배당금 지급을 시현했다.
김 조합장은 “어획량이 점점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합원과 어업인들, 그리고 중도매인 및 수협 임직원이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조합원과 어업인의 복지 향상과 환원사업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재 육성에도 기여
신안군수협은 72개 어촌계, 약 3,0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지도읍 송도위판장에서는 새우젓, 활선어 등의 위판이, 압해읍 승공위판장에서는 물김, 낙지 등의 활선어 위판이, 흑산위판장에는 홍어. 오징어, 전복, 조피볼락 등의 활선어 위판이 이뤄진다. 급유시설도 지도, 압해, 흑산, 임자, 안좌 등에 각각 1곳씩 갖추고 있다.
상호금융 점포는 수도권 지점 2곳, 목포 2곳, 지도 1곳, 흑산 1곳 등 전국에 점포 6개가 있다. 상호금융 지점에서는 여·수신 확충과 건전재정을 일구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신안군수협은 인재 육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안군수협은 지난 2월 조합원 중 대학 학자금 마련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 21명에게 1인당 100만 원씩 2,1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신안군수협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526명에게 5억 원(누계)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 조합장은 “항상 우리 조합을 아껴주시는 조합원과 고객님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전국 최고 조합으로 우뚝 서기 위해 임직원 혼연일체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