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인구 급증, 공업화, 자원 고갈이 계속된다면 전 세계는 파멸되고 말 것이라고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로마클럽(1972)]’에서 경고한 적이 있다. 그 이후, 후손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채우는 발전, 즉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발전이 ‘지속 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세계환경개발위원회(1987)]’이라고 정의되었다.
지금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었는데, 미국 생물학자, 재닌 베니어스(Janine Benyus)는 1997년에 ‘생물모방(Biomimicry)’에서 실현 방법의 하나로 생물의 행동과 상태를 모방하거나 영감을 얻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혁신(innovation inspired by nature)’을 제안하였다. 그는 생물로부터 영감을 받거나 생물을 모방한 2,100개 기술 중 ‘자연의 100대 혁신기술(Nature’s 100 Best)’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2008년) 회의에서 군터 파울리와 발표하였다. 이후, 군터 파울리는 2010년에 자연의 100대 혁신기술을 경제적 측면에서 조명한 ‘블루이코노미(The Blue Economy)’를 썼다. 그 부제는 ‘10년 동안 100가지 기술혁신으로 1억개 일자리를(10year, 100innovation, 100million jobs)’이라는 슬로건이었다. 생태계에서의 생물 적응력과 창조성을 활용하는 혁신기술이 청색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지속 가능한 해양산업 혁신기술=청색기술
‘블루이코노미(The Blue Economy)’에 영감을 받아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집필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서 이 ‘생물모방’ 또는 ‘자연영감’ 혁신기술을 ‘청색기술(blue technology)’로 명명하였고, 13년간 전국을 다니며 도꼬마리 모사 벨크로, 상어 모사 수영복, 혹등고래 모사 스크류 등 청색기술을 소개하고, 그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최근에 생물모방(또는 생태모방) 청색기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해양산업 혁신기술’이 청색기술로 정의되고 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원리나 자연의 자원순환 구조를 응용해, 해양산업 전반에서 자원 효율성, 환경 보전, 탄소중립, 순환경제 등을 실현하는 기술로 해석되고 있다. 단순한 오염 저감이나 사후 처리보다 오염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억제하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사전 예방적 접근이 강조된다.
그 이전에는 청색기술로 명명되지 않았지만 ‘바다를 이용하여 식량 문제와 자원 문제, 환경 문제 등 전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나 노력’인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을 위한 수요 기술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 같다.
청색혁명 통한 해양부국 실현
‘청색혁명’은 전 해양수산부 홍승용 차관(수산경제학 박사)이 1999년에 “새로운 천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경제적 재도약을 달성하고, 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문명사적 흐름과 장기비전에 입각한 국가 해양경영 전략인 ‘오션코리아 21’을 수립,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하였고, 2004년에도 “21세기는 해양시대라고 전제한 뒤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을 통해 우리나라를 해양부국으로 만들자”고 강조하였다. 그 내용은 2004년, 주성호 실장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해양개발은 2,500여 종의 수산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개발뿐만 아니라 조력·파력·해수온도차 발전과 같은 해양에너지 자원의 개발 외에도 전 세계 교역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해상수송루트의 개발은 물론 해양관광, 해양 레크리에이션 등 휴식공간으로서의 해양개발 등이며, 21세기 우리나라의 생존과 번영의 해답을 바다에서 찾자는 청색혁명’으로 설명한 바 있다.
해양수산부는 청색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과 정책을 수립하여 왔고, 청색기술을 개발 및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이는 청색기술을 기반으로 블루이코노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편,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에서는 블루이코노미를 지속 가능 해양수산업으로 해석하여 정부 부처의 명칭으로 정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청색경제부(Ministry for the Blue Economy/그레나다), 해양청색경제부(Ministry of Marine and Blue Economy/나이지리아), 청색경제해양보전부(Ministry of Blue Economy and Marine Conservation/벨리즈), 해사청색경제부(The Ministry of Maritime Affairs & Blue Economy/바베이도스) 등이다.
해양자원, 지속 가능한 개발 가능
청색기술의 출현 배경이라 할 수 있는 지속 가능 발전이 해양수산 분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지구 생태용량은 사용량의 57%밖에 안 되지만 해양 생태용량은 사용량에 비해 훨씬 큰 것 같다는 추정에 기인한 바 크다. 태양에너지를 받으며 대양을 순환하는 재생형 해수와 에너지 자원, 유기물을 분해하여 무기물로 변환, 정화하는 생태계 정화력, 기초생산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재생력 등 해양에는 육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원이 부존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양이 방대하거나 무한대여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해수는 지구상 물의 97.5%(1,351km3)로서 물과 소금, 리튬 등을 무한히 얻을 수 있고, 온도차, 파력 등 해양에너지 부존량은 76,350TWh에 달하여 세계 전력 수요의 3배에 달한다. 해저에 5,000억 톤의 망간단괴와 10억 톤의 망간각 등 육상 광물의 10배 이상이 부존하며, 육지와 해양에 매장되어 있는 각 1조 6,000억 배럴의 원유중 육상은 89%가 개발되었지만 해양에는 62%가 남아 있다. 알려진 해양생물은 약 24만 종이나 최대 160만 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산소 50~75%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 30~50%를 흡수하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다.

조선, 양식, 플랜트, 항만, 해운 등에 집중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2050년 4,700여만명)와 고령화(2050년, 65세 이상 40%)가 심화되고 있지만 세계 인구는 현재 82억 명에서 2050년~2060년경 100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원의 소모와 환경오염, 자원부족과 분쟁 심화 등을 암시하므로 순환재생형 해양자원의 적정한 개발과 전통자원의 효율적 이용 및 체계적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한 기술로 청색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생물 모방 및 자연 영감을 통해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현안을 해결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해 왔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최고의 고등동물인 인간의 인지, 분석, 판단 및 행동 등을 모방하는 인공지능이 최고급 청색기술로서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생물 모방과 자연 영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상태를 개선하는 청색기술의 청색기술로 까지 진화해 나갈 전망이다.
최근, 인공지능(AI)은 해양수산업 분야에도 다양하게 적용되어, 스마트 선박, 스마트 항만 및 물류, 스마트 수산양식, 스마트 팩토리(야드), 스마트 플랜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만물이 로봇이 되어 인간과 함께 사는 인공지능 대전환(AX) 시대가 오고 있다. 생태모방 기술로서 청색기술과 지속 가능한 해양과학기술로서 청색기술이 합치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수요가 제기되면 로봇이 일하는 스마트 야드에서 건조한 스마트 선박을 스마트 항만이 불러, 스마트 양식장에서 생산한 수산물을 스마트 공장에서 가공, 선적하면 빠르고 안전하게 중간 항만에 들러 일부를 내려 주고, 스마트 플랜트(그림 참조)에서 수소를 공급받고, 채굴, 양광한 광물자원도 선적하여 목적지로 향하는 해양 로봇의 청색경제 시대가 그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미래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인공지능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전략의 하나로 에이전트 AI 분야보다는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현장의 데이터 및 도메인 노하우를 기반으로 산업별 특화된 피지컬 AI로 대표될 AX에 집중하자는 제안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조선, 양식, 플랜트, 항만, 해운 등에 집중하여 블루이코노미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OECD는 세계 해양경제(블루이코노미)의 규모를 2010년 1.5조 달러에서 2030년 3조 달러, 2050년 6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도의 청색기술 해양수산업에 적용해야
한편, 우리나라 경제 규모 1조 7,000억달러(2019년 기준)에서 해양수산 비중은 1,068억 달러로 6.4% 정도였다. 현재,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 경제는 2050년경 3.5조 달러 규모로 예측되고, 세계 16~24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6.4%의 비중을 적용하면 해양수산 규모는 2,229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해양수산업 활동을 지속하여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하여 예측치의 수 배, 수십 배를 견인하는 블루이코노미를 모색해보아야 한다. 예컨대, 전체 20조 달러로 추정되는 해저광물, 2050년경 6,000억 달러를 상회할 조선·해양플랜트, 269억 달러로 추정되는 해수담수화, 8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극 해상운송, 그리고, 2050년까지 428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해양에너지 등의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원인 AI(인공지능)와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대전환)라는 고도의 청색기술을 해양수산업에 적용하고, 우리나라 바다뿐 아니라 세계 65%를 차지하는 공해상 해양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개발, 이용하는 블루이코노미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