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서비스

부터
까지


부터
까지

새 정부의 해양수도는 어디에

  • 기사입력 2025.06.11 19:25
  • 기자명 박종면 기자
박종면 기자
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바다를 지배하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과거에 바다를 지배하던 영국, 지금 바다를 지배하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했거나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인류문명의 4대 발명품인 화약, 인쇄술, 종이, 나침판 모두 동양, 아시아에서 나왔다. 15세기까지만 해도 아시아가 바다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그런데 중국에 명나라가 들어서서 해금 정책을 펴면서 바닷길을 포기해 버렸다. 항해를 금지해 버린 것이다. 항로를 뺏기는 일은 있어도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선지자들은 말했는데, 왜 명나라가 바다를 포기했는지는 인류 역사상 최대 미스테리 중에 하나다.

세상을 서양이 지배해서 동양은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 시작이 바로 명나라가 바다를 포기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이전에는 아시아의 항해력이 압도적이었다. 1400년대 초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는 정화라는 사람을 시켜 대항해를 했다. 그때 항해에 나섰던 선박 길이가 120m에서 140m, 톤수로는 3,000톤에서 최대 8,000톤짜리 배 60여 척에 2만 8,700명의 승선 인원을 이끌고 대항해를 했다고 한다. 이것이 1405년이다. 컬럼버스가 신대륙에 간 항해가 1492년이니 90년이 앞선다. 동양이 서양에 비해서 얼마나 압도적인 항해력을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걸 명나라는 다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바다를 서양인들에게 다 내주고 서양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서양 세상이 돼버렸다. 말하자면 인류문명 패권이 서양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 바로 동양의 명나라가 바다를 포기하는 순간이었다는 거다.

3년 만에 새 정부가 새롭게 출범한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제1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가 북극항로 개척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그의 공략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HMM(구 현대상선) 본사 부산 이전 등으로 부산을 해양수도로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당 대표 시절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극항로 개척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녹고 있는 북극, 언제 막힐지 모르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비해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당 대표가, 그것도 거대 1당의 대표가 해양수산 이슈를 교섭단체 연설에서 언급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의 현안은 늘 뒤로 밀리기 마련이었는데.

선거 유세 중에도 북극항로 개척 등 해양 이슈를 언급하는데 누군가 적어준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것이 지식인 것이다. 학습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해양수도가 어딘가에는 필요함이 당연하다. 해양수산부가, HMM이, 북극항로가 유력 인사의 언변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니 매우 고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는 부처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는데, 이 인사는 부처를 발전시키고 도시를 발전시킬 비전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해수부 적지가 꼭 부산이어야 할까? 해양수산 발전과 미래를 내다보는 항로 개척에는 동의하지만 해수부만 따로 떼어 옮긴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이제 새 정부시대다. 해양수산 이슈가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는 사실이, 해양 수도에 대해 발전적으로, 건설적으로 논할 수 있는 날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양수산인들을 흥분케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