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해경 창설 72년 만에 또 한 명의 여성 리더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송영주 해경 상황관리팀장(총경)이다. 해양경찰청은 2017년 박경순 총경, 2021년 고유미 총경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경 승진자라고 밝혔다.
송영주 총경은 1977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해양경찰청에 입직했다. 기획, 인사, 수사, 해양안전, 수상레저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실무와 전략을 모두 아우르는 뛰어난 역량을 쌓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 내 인재 육성을 위한 ‘속진형 간부후보제’를 최초로 기획하고, 직무역량 중심의 인사제도 개편을 주도하며 주목받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해양대학교에서 하얀 제복을 입은 선배들을 처음 봤어요. 해양경찰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죠.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해양경찰청은 성장하는 조직이라 제가 기여할 부분이 더 클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해양경찰학과 경사 특채 시험에서 두 번 탈락하고 세 번째에 합격, 그 후에도 1년 임용 유예가 겹치며 꼬박 4년을 기다려 제복을 입을 수 있었다.
“기다림 끝에 제복을 처음 받던 날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해요. 그 순간이 있었기에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경감 시절 큰 교통사고를 겪은 일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처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단 생각도 했죠. 그런데 동료들이 묵묵히,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줬어요. 이제는 제가 받은 그 응원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송 총경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확고한 비전을 갖고 있다. “해경 역사상 3,000톤급 이상 함정의 여성 함장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누군가는 길을 열어야 하잖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해(海)정학적으로 주변국가들과 분쟁이나 외교적 마찰이 높아요. 해경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는 10년 뒤 자신을 만 톤급 경비함과 위성·무인기를 운용하는 미래형 해양경찰 조직의 중심에 있는 리더로 그리고 있다. 송영주 총경의 이야기는 단순한 승진 소식이 아닌, 해양경찰의 변화와 여성 리더십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조직 안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다음 세대의 여성 해경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