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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수산물 수출 영향과 대응

  • 기사입력 2025.05.16 10:05
  • 기자명 한기욱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팀장
한기욱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팀장
한기욱 KMI 해외시장분석센터 팀장

[현대해양] 미국이 주요 25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에 새로운 긴장과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

4월 5일부터 기본관세 10%가 일괄 적용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국가별 관세 수준을 반영한 상호관세 조치가 90일 유예 후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서 한국(25%)을 비롯해 일본(24%), 베트남(22%), EU와 멕시코(각 20%) 등 대부분의 주요 수출국이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었고, 중국에는 무려 14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수산물에 1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중 양국 간 관세 충돌은 제1차 무역분쟁 당시보다 훨씬 고조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사실상 제2차 미·중 무역분쟁의 서막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단순한 양자 간 통상 마찰을 넘어, 전 세계 수산물 무역 흐름 전반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제1차 미·중 무역분쟁

2018년 3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제1차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수산물 교역에서 서로 다른 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미국은 냉동 원물의 주요 수출국이자 가공품 수입국이고, 중국은 이를 수입해 가공한 후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가공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양국의 대응 전략에도 차이를 가져왔다. 미국은 가공품 수입선을 다변화하려 했고, 중국은 원물 수입국을 확대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러한 영향은 우리나라에도 미쳤다. 우리나라는 해당 기간 동안 러시아산 냉동 어류를 대상으로 서류작업 및 분류작업을 통해 중국에 재수출하는 중간 거점(수입 재수출)으로 기능하면서, 명태와 대구 등 냉동 원물의 대중국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냉동 피레트 및 가공품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수출 가능 품목의 제한과 같은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출 확대에는 제약이 따랐다.

제2차 미·중 무역분쟁

제2차 무역분쟁 국면에서는 제1차 분쟁 당시와 같은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대상 국가가 더 광범위하고, 관세 인상 폭도 확대되어 무역 환경이 더욱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부과된 높은 관세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켜 주요 수출 품목의 시장 유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편관세(10%) 수준에서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여기에 추가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15%)가 누적될 경우 우리 수산물의 글로벌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유지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업계 차원에서 관세 상승분의 효과적 분담, 수출국 다변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물류 및 무역 인프라가 개선된 점 역시 중요한 환경 변화로 꼽힌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의 직접 교역 확대, 항만 시설 현대화 투자 확대, 통관 시스템 효율성 개선 등 무역 인프라 전반의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

한국의 중간 거점 역할

이러한 변화는 과거처럼 '러시아→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간접적이고 경유형 공급망에 대한 수요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냉동 수산물의 중국 직수입 비중이 증가할수록 한국을 중간 거점으로 활용했던 기존 공급망 구조의 경제성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중간 거점(수입 재수출)으로서 보유하고 있던 물류적·전략적 우위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향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 수산물 수출업계는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핵심 시장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먼저 중국의 경우, 여전히 냉동 원물 중심의 가공 수요는 존재하지만, 과거와 달리 중간 가공 기지로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물류 효율성과 내수 유통망이 고도화되면서, 단순히 원물을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보다는 중국 소비자의 조리 환경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현지형 대응이 요구된다.

시장별 맞춤 대응

최근 에어프라이어 등 가정용 조리기기의 보급 확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산물 구매 증가 등 유통·소비 채널이 다변화되는 추세에 따라, 중국 내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현지화된 포장 및 가공, 직거래 방식의 공급 확대가 보다 현실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시장은 품목별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양상이다. 주요 수출 품목인 이빨고기, 넙치, 참치 등 고가 단백질 품목은 고율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렵고, 이에 따른 수요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들 품목은 수출가격 민감도가 높아 관세 부과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근 미국 시장에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며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는 김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높은 관세로 인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한국산 제품이 해당 공급 공백을 메우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은 단일화된 접근보다는 품목별 시장 상황과 소비자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맞춤형 대응 전략이 필수적이다.

고가 단백질 품목은 브랜드 프리미엄화, 품질 차별화를 통해 가격 민감도를 낮추는 한편, 수출 대상국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 김과 같이 중국산의 시장 점유율 축소가 예정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현지 유통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규 시장 수요를 선점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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