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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육상양식에 거는 기대와 과제

  • 기사입력 2025.05.15 12:09
  • 기자명 이상윤 (주)풀무원 혁신사업추진실 박사
이상윤  (주)풀무원 혁신사업추진실 박사
이상윤 (주)풀무원 혁신사업추진실 박사

[현대해양] 김 산업은 해상양식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후변화, 연안 수질 악화, 양식장 과밀화 등으로 인해 생산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존 해상양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안되는 기술이 바로 김 육상양식 기술이다.

김을 포함한 해조류는 생리적 특성이나 생육 조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어패류 양식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김을 육상에서 양식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을 단순히 전이하는 방식이 아닌, 별도의 생육 모델과 환경 제어 기술, 생산 공정 체계를 새롭게 개발하는 독립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김 육상양식을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질 안정성과 환경 제어 기술이다. 해수 전처리, 병원성 미생물 제어, 순환여과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확보 등은 김의 생장률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기술을 정밀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공정 설계와 수질 모니터링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AI 기반 생장 분석, 자동 수확 및 세척 시스템,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생육환경 관리 기술 등이 통합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생산 규모 확대와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수 있다.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더라도, 그것이 실제 산업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육상양식 김은 기존 해상양식 김과는 생산 방식, 특성, 유통 구조 등에서 분명한 차이를 가지므로, 이에 부합하는 품질 보증과 신뢰 확보 전략이 필수적이다. 위생 관리, 지속 가능성, 생산이력 등의 요소가 명확히 인증되어야 하며, 이러한 신뢰 기반이 충분히 갖춰질 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육상양식 기술은 해상양식을 완전히 대체하려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 방식의 다변화와 산업 기반의 확장을 위한 보완적 접근으로 이해돼야 한다. 어업인들이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는 육상양식 시스템 설계와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확산의 핵심 조건이다. 기술 개발 주체와 현장 주체 간의 유기적 연결 없이는 실질적인 산업 전환이 어려우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

향후 생산성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산·학·연이 협력하여 육상양식 환경에 적합한 속성장·고기능성 종자의 개발, 수질 정화 및 온도·광 제어 등 환경변수의 정밀관리 기술, 자동화 기반의 생육 모니터링과 수확 시스템 등 핵심 공정기술의 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김 육상양식은 김 산업의 구조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산업 전환의 출발점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제도, 시장,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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