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양] 지난해 수산업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김 수출 1조 원 돌파 여부였다. 2024년 한국의 김 수출액은 약 9억 9,700만 달러, 한화 1조 3,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출금액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8% 증가하며 2년 연속 1조 원을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는 김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와 품질 향상, 그리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의 결과라고 분석된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 수산물, 수산식품의 해외 수출에 날개를 달 수 있었던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홍문표) 수산사업단의 노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미래 농수산식품 산업을 주도하는 일류 공기업을 지향하는 aT는 농공(農工) 간의 격차 완화를 위해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했다. aT는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확대 개편한 이후 유통개선사업 및 수급안정사업을 강화하고 수출진흥사업과 식품산업육성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농어민의 소득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기여해 왔다. 2012년에는 지금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사명(社名)을 변경하고 우리 농업의 성장동력이 될 농수산식품산업 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차별화·전문화된 사업구조와 기능으로 개편하는데 주력했다.
예산 꾸준히 늘어
aT의 수산사업단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aT 수출식품본부 산하 조직으로 2022년 발족했다. 이전에는 4명 내외의 소규모 수산임산수출부로 운영되다가 2022년 김춘진 전 사장 체제에서 11명 규모의 현재 수산식품 수출 전문 사업단으로 확대됐다. 예산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23년 107억에서 2024년 155억, 그리고 올해 197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aT 수산사업단은 기존의 전통사업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신규사업을 해양수산부에 제안해 예산을 배정받고 있다. 이는 곧 aT 수산사업단을 제대로 확대해 역량을 발휘해보겠다는 의지의 확장이라고 해석할 만하다.
aT 수산사업단의 역할은 국내 수산물의 수급 안정과 유통 개선, 수출 진흥 등을 통한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수산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중소 수출기업의 역량 강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산식품기업 바우처 지원사업과 수산 선도조직 육성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수출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aT 수산사업단은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중점 추진 방향으로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의 수출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품목 다양화, 원물 중심의 수출에서 가공품 위주로 구조 개선, 생산자 조직과의 계열화 및 규모화된 수출 전문 조직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공동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신선도 유지와 품질 제고 도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aT 수산사업단은 한국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산식품 해외시장개척 지원사업은 국내 수산식품 수출업체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aT가 수산식품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수산식품 선도조직 지원 △수산식품 수출 바우처 지원 △해외 공동물류센터 지원 △국제박람회 지원 △K-브랜드 확산 지원 △우수 수산물 자금 지원 등이다. 이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 수출 바우처 지원사업이다.

수출 바우처 지원
바우처(voucher)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교육, 주택, 의료 따위의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부가 비용을 대신 지급하거나 보조하기 위해 내놓은 지불 보증서를 뜻한다. aT의 바우처 사업은 수산식품 수출을 꾀하는 기업에 상품권, 쿠폰 제공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aT 수산사업단의 수산식품 수출 바우처 사업은 수산식품 유망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기업 육성을 위한 것으로, 올해는 100개 기업을 선정, 지원한다는 목표다. 바우처 종류도 초보 바우처, 성장 바우처, 고도화 바우처 등 3가지로 구분해 맞춤형 지원을 한다. 수산식품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역량에 따른 단계별 맞춤형 바우처 제공을 통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수출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바우처 지원사업은 매년 사업 성과 평가를 통해 연속 지원 업체로 선정된 업체에는 이듬해에도 계속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는 △해외시장조사 △수출실무교육 △포장디자인 개발 △수출관련 검사비 △지적재산권 출원 △국제인증 취득 등 수출 준비단계부터 △수출용 브랜드 개발 △유통업체 판촉 △온라인 판촉 △해외마켓 테스트 △박람회 및 바이어 상담 등의 해외진출 단계를 거쳐 △유망상품화 △미디어 홍보 등 경쟁력 강화 단계까지 꼼꼼하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금액(사업비) 지원도 5,000만 원부터 2억 2,000만 원까지 다양하다. 올해는 지원 규모가 더 늘었다.
2023년부터 aT 수산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조규선 단장은 “바우처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원사업으로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며 “바우처를 수산식품기업들이 불용예산 없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중간 점검을 꾸준히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도조직 지원사업은 aT가 과거부터 꾸준히 해오던 전통적인 지원사업으로, 우리 수산물 수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품목별 대표 선도조직 육성과 체계화를 통한 수산물 생산, 유통, 수출 기반 강화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비는 연 12억 원 수준에 그치지만 해수부, 기재부, 국회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하고 있다.
국제식품박람회 참가 지원은 해외 박람회 참가를 통한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전통적 사업이다. 수협중앙회가 수산박람회를 지원하고, aT 수산사업단은 종합식품박람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단장은 “수산전문박람회도 장점이 있지만 해외 바이어 중에는 농업식품과 수산식품을 함께 취급하는 대형 바이어가 많아 대형 종합식품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 지원 업무가 다른 기관과 중복되지 않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식품 수출 주도
해수부가 세운 올해 수산식품 수출 목표는 31억 5,000만 달러이다. 지난해 30억 달러 목표 달성에 힘입어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 목표 달성에 aT 수산사업단이 일조했고, 올해는 목표 달성을 위해 수출 품목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다랑어(참치) 등 주요 1~2품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굴, 넙치, 전복 등으로 확대,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조 단장은 “원물 수출에는 한계가 있으나 2~3차 가공하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단가도 높일 수 있어 가공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태국 같은 경우 우리나라 마른김을 수입해 이를 조미김 등으로 가공해 재수출한다. 마른김 상태로 수출하는 것도 좋지만 조미김, 스낵김 등으로 가공해 수출하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새로운 사업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WTO(세계무역기구) 제재를 받지 않는 대안사업을 찾아 우리나라 수산기업의 수출을 돕는 것이 aT 수산사업단의 가장 큰 임무이자 보람이다.
aT 수산사업단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해외조직이 곳곳에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수출사업은 12개국 20개 지사가 지원, 협력하고 있다.
조 단장은 “앞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산사업단은 우리 수산물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로 우리 수산식품이 뻗어갈 수 있도록 거듭나겠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