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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수협 | 전국 제일 수협 향해 ‘도약’

새로운 100년 위한 약속

  • 기사입력 2025.03.19 09:38
  • 기자명 박종면 기자
부산시수협 김종열 상임이사(오른쪽 다섯번째)와 직원들
부산시수협 김종열 상임이사(오른쪽 다섯번째)와 직원들

[현대해양] 국내 최대 해양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업협동조합은 부산시수협이다. 부산시수협에는 오래전부터 ‘앓던 이’가 있었다. 이 앓던 이를 제거하는 작업이 최근에 이뤄졌다.

부산시수협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전국에서 1등 가는 조합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2005년 사하구에 다대 해비치타운 상가 건립으로 재정에 큰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대 해비치타운은 부산시수협이 320억 원을 투자해 완공한 주상복합 건물로 280세대 규모의 주거동과 200개의 상가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이 건물 완공 이후 부산시수협은 2008년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섰지만 상가동은 좀처럼 분양되지 못했다. 입주자는 없는데 건물 건립으로 이자와 상가 관리 비용에만 매년 수십억 원이 지출됐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냉동수산물 손실, 중도매인 미수금 손실까지 발생하자 부산시수협은 2008년 적기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704억 원의 결손금, 637억 원의 자본잠식으로 순자본비율이 -17.3%에 그쳐 부실 우려 조합으로 지정된 이후 부산시수협 임직원들은 적기 시정조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했다.

부산시수협 자갈치위판장에서는 야간 선어 경매가 이뤄진다. 인근의 부산공동어시장보다 경매가 빨라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시수협 자갈치위판장에서는 야간 선어 경매가 이뤄진다. 인근의 부산공동어시장보다 경매가 빨라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영 정상화 위한 노력

경영 정상화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자갈치지점과 남포동위판장, 민락지점 건물을 매각했으며, 직원도 169명에서 118명으로 대폭 감축했다. 상호금융 지점도 11개 지점에서 2개 지점을 폐쇄해 현재는 부산의 9개 지점만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대로 분양이 되지 않아 공실 투성이었던 건물에 대해 2023년 3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오성태 현 조합장 취임 이후 매각을 단행한 것. 이 매각과정에도 말로 다 하기 어려운 우역곡절이 있었다. 매각 결정과 매각과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고정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세금, 이자, 유지보수비 등의 고정 손실과 건물 자체의 감각상각비도 부산시수협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건물 매각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경영 개선에 나서기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오성태 부산시수협 조합장은 “부채 갚고, 건어물 위판장, 김 위판장, 9개 상호금융 점포 등에서 매년 50억 이상 이익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시수협은 전국 최대 규모의 건어물 위판장을 보유하고 있어 대표적인 건어물인 멸치 등 다양한 종류의 국내산 건어물을 유통하고 있다.

부산시수협 경제사업은 감천공판장, 다대위판장, 자갈치위판장, 민락위판장 등의 위판 시설에서 주로 이뤄져 왔다. 이 중 아귀와 오징어가 주로 거래되던 민락위판장은 도시어촌 위판장으로 한계가 있어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 선어 위판, 건어물 위판, 김 위판 등의 고유 위판시설에서 경매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선어 경매를 하는 자갈치 위파장은 야간에 부산, 경남, 울산 등지에서 조업한 국내산 연근해 수산물을 경매하고, 주간에는 상인들이 경매에서 낙찰받은 수산물을 직접 판매한다. 이 위판장은 감천항으로 이전을 구상하고 있다.

건어물 위판장 효자 위판장

제1의 항구도시인 부산에 적을 둔 부산시수협은 위판장 수에 비해 위판 이익금이 많지는 않다고. 이는 야간 경매에 따른 경비 상승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근 부산공동어시장보다 한 발 빠른 위판으로 마산, 거제 등에서도 상장할 정도로 경쟁력은 높다는 평이다. 물론 건어물 위판장처럼 상대적으로 경비 지출이 적으면서 연간 위판액이 500억 원에 이르는 ‘효자’ 위판장도 있다는 것이 오 조합장의 설명이다.

오 조합장은 “위판장은 자갈치에 선어와 건어, 다대포에 선어와 활어, 김 위판장, 감천 위판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조합장은 특히 다대 위판장에 대해 “자율관리어업연합회 사무총장을 하면서 각 어촌계 전국을 돌아봐도 여기만큼 낙후된 데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며 “최우선으로 어민들의 쉼터, 어구창고 등 환경 개선에 일차 목표를 두고 활어 위판장이나 선어 위판장 등을 새로 정비해서 관광객이 와서 수산물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도사업은 어업인들의 경영 자금을 맡아서 적극 추진하고 또 각 어촌계마다 노화된 건물에 대한 보수지원, 어업인들이 생업을 하는 데 필요한 콤바인,냉동창고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오성태 부산시수협 조합장
오성태 부산시수협 조합장

100여 년의 역사

1922년 설립돼 10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시수협은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부산시 서부 쪽 강서구까지 24개 어촌계, 4,6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지구별 수협이다. 조합원은 연안복합, 연안유자망, 연안통발, 나잠, 양식, 패류 채취, 기타 순으로 종사하고 있다.

부산시수협 브랜드로는 낙동김이 유명하다. 낙동김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 지역인 낙동강 하구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은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물살이 적당해 김 양식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낙동김은 색이 까맣고 윤기가 흐르며, 두껍고, 고소하면서 식감이 부드럽고 조직이 치밀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부산시수협은 이 김을 위판하고 가공해 전국에 유통하고 있다.

오 조합장은 김생산어민연합회 부산지부장을 역임한 김 전문가이기도 하다. 또 경매사 경력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율관리어업연합회 사무총장을 맡은 경력 등으로 어업과 어업인들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것이 조합 운영에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해상풍력발전 현안

전국 어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은 부산시수협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물결이 됐다. 피할 수 없으면 어업인 의견을 적극 반영해 피해를 최소화 하자는 것이 수협의 입장이다.

부산시수협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업 공정성 확보와 지역 상생을 위해 부산해상풍력발전(주), 코리오제너레이션과 합의서를 체결했다.

부산시수협은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다대포 일대에서 추진 중인 96MW급 고정식 해상풍력 사업의 개발, 건설, 운영, 전 단계에 걸쳐 협의할 예정이다.

오 조합장은 “사업개발 과정에서 어업인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부산수협의 최우선 과제이다. 정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해양환경 보존과 지역발전을 위한 최적 협력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오성태 부산시수협 조합장(중앙)은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활약하며 수협 정책 실현에 함께했다.
오성태 부산시수협 조합장(중앙)은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활약하며 수협 정책 실현에 함께했다.

시장 현대화사업 앞두고 ‘재도약’ 예약

부산시수협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은 본격적인 현대화사업 돌입을 앞두고 있다. 오 조합장은 수협이 부산공동어시장의 주주인만큼 중도매인 미수금 문제와 고등어 자동 선별기 도입 과정 등을 꼼꼼히 점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부산공동어시장의 투명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사업 과정에서도 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수협 임직원은 고객 감동을 실천하는 자세, 단결과 화합된 조직, 힘차고 역동적인 에너지, 끊임없는 혁신 사고로 1등 수협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오 조합장은 “2,600여 명의 조합원들과 어촌지도자 그리고 임직원 모두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 우리 부산시 수협이 다시 전국 제일의 수협이 될 수 있도록 최고의 100년을 다시 시작하겠다. 조합장이라는 선장의 역할을 다해서 조합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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