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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해양산업, 초격차 기술로 유니콘 기업 꿈꾸다

해양 스타트업 지원사업이 필요한 이유

  • 기사입력 2025.03.12 21:27
  • 기자명 임장곤 중소조선연구원 수석연구원
임장곤 중소조선연구원 수석연구원
임장곤 중소조선연구원 수석연구원

[현대해양] 해양산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중요한 경제활동 무대다. 과거에는 주로 조선과 해운 분야가 부각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수산, 에너지, 관광, 레저·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이 융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열고 있다. 해상 물류 자동화, 자율운항 선박, 레저 서비스 등은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투자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해양환경 오염, 자원 고갈, 시장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혁신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해양산업이 새로운 가치 창출의 무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장의 균형을 잡아주고 기술 혁신을 선도할 ‘유니콘 기업’들이 다수 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인터넷 서비스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제조업과 바이오, 그리고 해양산업 같은 실물 분야에서도 유니콘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해운 부문에서 우리가 쌓아온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자율운항 기술이나 친환경 추진체계, 극한 환경에 특화된 신소재, 해양쓰레기 처리 로봇 등 혁신성이 돋보이는 아이템이 속속 등장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초격차 기술이 갖는 의미가 더욱 각별해지고 있다. 단순한 ‘신기술’ 수준을 넘어 경쟁자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기술적 우위를 갖춰야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도 이런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졌다. 미래 해양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초격차 기술 창업기업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면 우리의 비교 우위가 무너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연구개발은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으며, 민첩하고 창의적인 스타트업이 혁신의 열쇠를 쥔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을 효율적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실증과 투자, 글로벌 협업 구조까지 연결해 주는 종합적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는 이러한 맥락에서 태동한 대표적 사례다. 과거에도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이 있었지만, DIPS는 국가 핵심 신산업 분야를 지정해 스타트업들에게 집약적인 자금과 전문기술, 투자 연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3년간 최대 6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존 R&D 중심 지원보다 인력 채용, 임대료, 글로벌 마케팅, 해외 출장비, 제품 실증 등 다양한 사업화 활동에 쓸 수 있도록 해, 해양 스타트업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우수 성과기업에게는 ‘Beyond DIPS’ 프로그램을 통해 추가 2년간 최대 10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해외 거점 확보와 국제 바이어 발굴을 적극 지원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대출 이율 일부 보전 프로그램이 추가되어, 사업화를 위한 재정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 해양 분야에서는 중소조선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실증과 인증, 특허, 교육, 마케팅, 투자유치 등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이나 글로벌 투자사, 해외 기관과의 협업 기회를 만들어주는 개방형 혁신 체계도 갖추었다.

정부와 연구기관이 앞장서서 구축하는 이 같은 지원 생태계는, 해양 스타트업이 초격차 기술을 시장에서 검증해 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략적으로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집중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키우는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예컨대 DIPS를 통해 선정된 해양 분야 스타트업들은 친환경 소재, 무선통신, 운송용 컨테이너, 선박 추진 에너지 저감 장치, 해상 청소용 로봇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글로벌 시장 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

과거 해양 신기술 개발은 현장 적용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스타트업들이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었다. 이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움직여,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들을 골라내고 조기에 실증 단계를 밟아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이런 구조가 지속적으로 작동한다면 미래의 해양산업을 이끌 초격차 기술이 한층 더 빨리 성과를 낼 가능성도 높아진다.

해양산업의 미래는 에너지, 로봇, 관광 등 신산업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면서도 복잡하다. 해양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도 산업적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 때문에, 연구자와 기업, 소비자, 정부가 모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여러 이해관계자와 신속하게 교류하고 협상하며 기술을 발전시키는 장점은, 해양산업에서 더욱 크게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유니콘 기업이 충분히 등장한다면 해양산업은 경제적 이익과 지속 가능성을 아우르는 글로벌 혁신 모범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연구기관이 제공하는 정책적 지원은 유망 스타트업들이 적기에 자금을 조달하고, 인증과 실증을 진행하며, 해외 구매자나 투자사와 접촉할 기회를 얻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필수적인 전략이다. 해양산업에서 유니콘이 탄생하면 국내 경제의 체질 개선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상력과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해양산업은 이미 경쟁이 심화된 분야이므로, 늦어지면 기술 주도권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래 주역이 될 창업기업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내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시장에서 활짝 꽃필 수 있도록 범정부적·범산업적 노력이 절실하다. 중소조선연구원이 담당하는 해양 분야 DIPS 역시 이런 관점에서 마련된 전략적 프로그램이다.

해양산업은 국가의 산업화와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왔다. 이제는 첨단기술과 결합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대형 선박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기술, 극한 파도와 염분에 맞서는 신소재 개발, 해저 자원을 발굴해낼 로봇 시스템 등은 미래 경제의 혁신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현실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기술과 자본, 인력, 시장이 서로 연계돼야 하고, 환경 보호와 상업적 이익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해양산업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는 워낙 크고, 무엇보다 미래 세대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국내외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초격차 기술을 갖춘 창업기업이 해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유니콘으로 도약한다면, 해양 분야는 혁신을 넘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연구기관의 제도·인프라 지원, 그리고 민간 투자와 기업 간 협업이 긴밀히 맞물려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 스스로가 시장 동향과 경쟁 지형을 파악해 기업의 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라는 점에서, 초격차 기술을 갖춘 해양 스타트업의 육성은 정책적으로도 크나큰 의미가 있다. 조선·해운의 전통적 강점이었던 제조 역량을 기반 삼아, AI, 로봇,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면 국제무대에서 충분한 승산을 기대해 볼 만하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와 같은 종합적 지원 체계를 잘 활용해, 창업기업이 단발성 시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업화와 글로벌 확장을 달성하는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사례가 축적될수록 해양산업에 뛰어드는 젊은 인재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이는 곧 해양 분야에서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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