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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시대, 원양어업 희망 있다

  • 기사입력 2024.11.11 20:15
  • 기자명 김영규 한국원양산업협회 회장
김영규 회장은 경남 양산 출신으로 부경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장과 수산정책국장, 국립수산과학원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공직 퇴임 이후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 한국원양산업협회 해외수산협력원장, 한국수산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부터 한국원양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영규 회장은 경남 양산 출신으로 부경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장과 수산정책국장, 국립수산과학원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공직 퇴임 이후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 한국원양산업협회 해외수산협력원장, 한국수산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부터 한국원양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현대해양]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온에 민감한 어자원은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찾아 공해 등 멀리 서식 수역을 이동하고 있다. 또한 각국의 연근해 주변에서 어류의 집단 폐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류는 생리학적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변온동물이다. 문제는 수온에 따라 용존 산소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것이 어류에게 호흡장애, 혈액의 pH 불균형, 삼투 조절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류에게 수온 1도의 상승은 마치 사람에게 있어 공중목욕탕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과 같은 쇼크를 일으키는 생존의 위협이 된다.

지난 56년 동안 지구 표층 수온은 0.7도 상승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변 수역의 상승치는 평균 1.44도로 지구의 평균 상승보다 2배 더 상승하였다. 특히 명태가 사라지고 오징어마저 씨가 말라가는 동해는 수온이 1.9도나 상승하였다. 어류로선 기존의 서식 수역에서 죽지 않으려면 생존이 가능한 수온을 찾아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명태의 경우 1981년 우리나라에서의 어획량이 16만 톤을 기록하는 등 정점을 찍었으나, 2001년 이후부터는 어획량이 1톤 이하로 실 어획량을 통계 데이터로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명태는 우리나라에서 연중 어획이 불가한 어종이 되었다. 1등 수산물인 오징어 역시 2000년대에는 연평균 20만 톤 정도 어획되었으나 2023년도에는 2만 3,000톤 정도로 어획량이 급감하였으며, 가격은 급등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자원의 이동

한편, 우리나라의 쇄빙선 아라온호는 지난해 북위 76도에서 오징어를 발견한 데 이어, 올해에는 더 위쪽인 북위 77도에서 오징어 성체만 아니라 유생까지 확인하였다. 오징어는 북극해에 일시적으로 해류를 타고 떠밀려 온 것이 아니라 서식지까지 형성한 것으로 파악되며, 해양생물자원의 이동에 대한 소식이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오징어와 같은 대중 먹거리 자원 확보를 통하여 수산물의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명태는 오래전부터 러시아와의 협력사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참치, 조기 등 다양한 어종에 여러 형태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산자원 확보를 위하여 자원 보유 연안국과 국제수산기구의 정책을 반영한 각양각색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구상의 가장 큰 공간이며 대부분(70%)의 산소를 생성하는 바다에서 우리 원양어업은 미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 연근해에 없거나(참치, 명태, 이빨고기) 부족한(오징어, 꽁치, 대구) 어종을 해외에서 확보하고 있다. 원양어업은 기후 및 국제적 어업 환경 변화가 있을 때, 국가의 대응에 앞서 항상 선도적으로 대처해 왔으며, 또한 자체적으로 진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식량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왔다.

또한 원양어업은 세계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지속 가능한 어업을 통하여 국가의 식량안보 향상과 물가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원양어업은 기후변화에도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식량안보를 보장하는 묘책으로, 세계 각국은 자국의 원양어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안국과의 협력 통한 해외수산자원 개발

1976년 세계 각국의 200해리 선포 이후 자원보유 연안국들은 수산업의 자국화를 50여 년에 걸쳐 추진하였다. 그러나 어선, 어로기술, 시장 등 여러 요소가 골고루 갖춰져야 하는 수산업의 특성으로 인하여 연안국의 수산업 자국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양어업은 아직까지 자원보유 연안국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수산자원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공해어장은 국제수산기구가 관리하고 있으나 원양어업은 국제규범에 스스로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원양어업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원양어업은 65만 톤에서 93만 톤의 생산을 지속적으로 유지 중이며, 2022년에 원양어업 생산량은 잡는 어업 총 생산량의 46%(합작 포함)를 차지하는 74만 7,000톤을 기록하는 등 일정 수준의 자원을 꾸준히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원양어업 생산은 식량안보와 수산물 수출에 크게 기여해 왔다.

원양어업은 우리나라 수산업의 양대 축으로 그 중요성이 크다. 또한 연근해어장의 제한성을 감안하면 원양어업의 발전은 국가적인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 해외 연안국 관할수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원양어업은 단순한 잡는 어업에서 양식, 가공, 유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연안국과 수익물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합작 등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국가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공해어업은 국제수산기구의 과학적 자원관리 및 어업관리를 받고 있으며, 이들에 의한 쿼터 기준 조업 방식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제수산관리 회의 시 합리적 결과 마련을 위한 전방위적 전략과 협상력이 필요하며, 국제수산기구와의 협력 강화, 개도국에 대한 교육훈련 제공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식량주권과 식량안보 확보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어떠한 값을 치러도 식량을 구하지 못할 극단적 상황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식량안보’를 넘어선 ‘식량주권’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원양어업은 식량자급률 증대 및 글로벌 식량 경쟁을 넘어 시장국 및 항구국으로서의 국가 위상 확보와 정치·외교적 영향력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또 하나의 전쟁’과도 같다. 이는 각국이 자국 원양 선단에 각종 재정 및 행정 지원을 쏟아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 복합적인 전쟁에 능동적이고 지속적으로 대응할 때 우리나라의 원양어업은 안정적인 발전을 이룩할 것이며, 기후변화라는 환경적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식량주권’ 확보와 영양 있는 음식을 항시 충분하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식량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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