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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연구자의 자세

  • 기사입력 2024.11.09 14:40
  • 기자명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현대해양] 최근 한 교수가 SNS상에서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에는 바다를 아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바다 관련 전공을 선택하면 조금만 연구해도 권위자가 될 수 있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이는 해양학이나 수산학 등 바다 연구 분야 종사자들의 전문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말이지만 동시에 진지하게 성찰해야 될 말이기도 합니다. 바다 연구의 본질과 그 중요성, 그리고 바다 연구자의 자세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연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바다는 물리, 화학, 생물, 지질, 대기 등 다양한 분야가 상호작용하며 육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바다 연구는 넓고 깊고 어려운 분야입니다.

우리나라 해양학자, 수산학자를 비롯한 바다 연구자들이 바다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바다 연구는 상당한 예산과 시간이 요구되어 대부분 국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간이 아닌 정부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국책 연구는 공익성이 우선됩니다. 그러다보니 연구자들이 정부의 관료적 평가 체계에 따라 연구 성과를 빠르게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때가 많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연구는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서둘러 발표되거나 과장된 성과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과도한 성과 중심의 압박은 바다 연구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결국 연구의 공정성과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 언급한 모 교수의 발언도 이러한 문제를 빗대어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다 연구자는 성과 경쟁에서 벗어나 “왜 우리가 바다를 연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다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양의 생태계와 자원을 보전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연구자는 과학적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특히 바다 연구의 결과물은 국가의 해양자원관리 및 해양환경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자는 연구 결과를 왜곡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바다 연구자는 어업인을 비롯한 산업계와 소통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제공하는 역할도 해내어야 합니다. 이러한 소통은 연구 성과의 신뢰성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탤 것입니다.

연구자의 윤리적 자세를 실현하려면 연구자들이 온전히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구의 가치를 단순히 성과지표로만 판단하지 말고 실사구시의 정신에 따라 바다 연구가 국가와 해양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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