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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계어촌대회의 의미와 기대

  • 기사입력 2024.10.10 08:18
  • 기자명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김종덕 KMI 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농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수문학(공학석사)을 전공했다. 이어 일본대학 이공학부에서 해양건축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김 원장은 KMI 기획조정본부장, 미래전략연구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실무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김종덕 KMI 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농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수문학(공학석사)을 전공했다. 이어 일본대학 이공학부에서 해양건축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김 원장은 KMI 기획조정본부장, 미래전략연구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실무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현대해양] 물고기가 넘쳐나는 바다를 향해 만선(滿船)의 부푼 희망을 품고 출항하는 어선들의 힘찬 뱃고동 소리와 가족의 생계와 삶을 책임져야 했던 바닷속 젊은 상군 해녀의 물질과 숨비소리, 동네 아낙네들이 마을어장에서 함께 작업하고 나누었던 공동체적 삶의 모습 등은 풍요로웠던 우리 바다와 활력이 넘쳐나던 어촌마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활력과 생동감이 넘쳤던 어촌의 삶과 풍경은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 인류는 바다와 내수면 근처에 촌락을 형성하여 생명을 지키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해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의 급격한 사회·경제, 기후·환경의 누적된 변화는 이제 어촌이 어촌다움을 잃어가고 소멸위기의 공간으로 인식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어촌의 어가인구가 무려 91%나 급감하였고, 2022년 기준 고령화율도 44.2%이며, 연근해 어업생산량도 최고시점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등 위기의 그림자가 더욱 짙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어촌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촌·연안 활성화 대책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는 그 일환으로 2023년 9월에 FAO(유엔농업식량기구),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등 국제기구 및 국내외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세계어촌대회(ICFC,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shing Communities)를 창설하였다.


협력·연대의 정신(情神)과 글로컬 어촌 플랫폼

이 세계어촌대회는 하나의 바다로 연결된 전 세계 어촌에서 공감하는 당면한 현안과 도전과제의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논의의 장으로 만들어졌고, 그것이 어촌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이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마련하였다는데 의미가 크다. 창설대회에 이어서 올해 두 번째로 개최하는 『2024 세계어촌대회』는 해양수산부, 제주특별자치도, KMI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지역·국가 간 협력·연대의 가치를 통해 세계 어촌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인류는 삶에 필요한 식량을 찾아 바다와 강가에 정착한 이래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어업을 통해 어촌을 형성하고 무역업 등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어촌은 풍부한 어장여건 및 어항 입지에 따라 크고 작은 세력권을 형성해 지역에 적응하면서 독특한 생활방식과 문화, 언어를 발전시켜 외형적으로는 각기 다르게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전 세계의 어촌은 하나의 바다로 연결된 동질성을 갖는 바다공동체이다. 바다와 강은 배를 이용하여 개인, 지역·국가 간에 자유로운 연결성을 허용하며, 어촌은 물류, 문화, 관광, 산업 등 지역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또한, 바다와 연결된 강은 물류혁신과 제조업의 생태계를 통해 도시발전 뿐만 아니라 재도약의 성장발판이 되기도 하였다.


지역·국가 간 경쟁과 경계를 허물 영역

하지만 역사적으로 바다는 식량자원의 확보, 물자 수송, 무역 우위 등을 위해서 지역·국가 간에 생존과 경쟁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영역이며, 경우에 따라서 무력적인 충돌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 지역과 국가 간에는 식량과 해양자원 확보 등 바다의 경계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대립구조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의 정부 고위관료와 전문가를 찾아가 세계어촌대회 창설의 당위성을 논의하면서 ‘어촌’과 관련 아젠다가 국제사회에서 갈등 없이 지역·국가 간 경쟁과 경계를 허물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영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어촌은 해당 지역·국가의 위치와 경제수준에 관계없이 기후변화, 자연재해 취약성, 고령화와 인구감소, 여성어업인의 역할과 지위 향상 등 어촌에 직면한 위기의 양상과 심각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세계어촌대회는 행정, 전문가, 국내외 어촌공동체 대표자 등이 참여하여 협력·연대의 가치와 정신으로 함께 논의해야 할 △공동 아젠다 발굴 △참여국가 대표자 회의 △국가·지역 간 협력미팅, △학술행사 △홍보·전시관 부대행사 △현장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참여방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어촌 발전비전을 마련하고, 참여주체 간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글로컬 어촌 플랫폼으로써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


글로컬 어촌 플랫폼

글로컬 어촌 플랫폼에는 국제기구, 정부·지자체, 유관기관, 공동체, 전문가, 민간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연대(Solidarity)’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우수 정책사례, 기술·정보 공유, 컨설팅, ODA 협력 등에서 폭 넓은 ‘협력(Cooperation)’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2024 세계어촌대회는 ‘하나의 바다, 하나의 어촌: 대전환시대와 어촌의 도전과제’를 주제로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제주국제컨벤션(ICC)에서 진행되고, 5개의 공식세션(△여성어업인 △어촌 비즈니스 △스마트 어촌 △기후변화 대응 △협력&연대)을 통해 주요 아젠다가 논의될 예정이다.

세계어촌대회는 앞으로 국내외 어촌공동체의 참여범위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적 규모의 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내수면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195개 전 세계 대부분 국가는 어촌을 매개로 통합할 수 있으며, 세계어촌대회라는 플랫폼이 국가·지역 간 화합과 미래 변화에 지속가능한 대응책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해양강국 정책추진에 대한 인식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실시했던 ‘해양수산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우리나라를 해양국가로 인식하고 있지만, 해양강국 정책추진에 대한 인식은 4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국민들의 해양강국을 향한 기대에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시사한다. 연안과 섬, 그리고 강가에 위치한 우리의 어촌은 국민들의 삶의 공간인 동시에 해양을 경험하고 그 가치를 실감나게 인식할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해양강국은 국민의 삶이 바다를 통해 든든해지고 국민들이 바다를 자랑스러워할 때 그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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