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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의 새이야기 85. 물총새 카페

  • 기사입력 2024.09.25 01:05
  • 기자명 淸峰 송영한

[현대해양] 5월 중순을 지나 햇볕이 풍성하여 뭇 생물이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소만(小滿) 절기가 가까워지는 초여름 어느 날, 한탄강이 가로지르는 한반도의 중부내륙 산악지역의 산과 들은 신록이 점차 짙어가고 모내기를 한 논에는 푸른 벼가 가득했다. 장맛비로 불어난 폭포수가 힘차게 흘러내리는 한탄강 상류 계곡에는 예쁜 물총새가 자주 나타난다. 물총새를 좋아하는 한 농부는 물총새가 자주 찾아오는 산 계곡에 ‘물총새 카페’를 개장하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물총새 카페’는 한탄강 주변에 둥지를 튼 여름 철새인 물총새가 가벼운 먹이를 맛보고 횃대에 앉아서 철 따라 움직이는 철새 여행에서 겪었던 고단한 삶과 옛친구를 만났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물총새들을 위한 쉼터이다.

농부는 ‘물총새 카페’에 붕어, 미꾸라지, 피라미 등을 담은 투명 어항을 계곡 폭포가 가까운 소(沼)에 심었고, 계곡으로 날아오르던 물총새가 앉아 쉴 수 있는 다양한 높이로 횃대를 수평으로 걸쳤다. 오래된 회화나무를 주변에 배치하여 물총새들의 휴식을 위한 장식으로 제법 멋을 부렸다.

번식기에 짝을 이룬 물총새
번식기에 짝을 이룬 물총새
물고기를 잡아올린 물총새. 먹이 사냥의 성공률은 약 30%이다.
물고기를 잡아올린 물총새. 먹이 사냥의 성공률은 약 30%이다.

물총새는 파랑새목, 물총샛과, 물총새(영명: Common Kingfisher, 몸길이: 18cm, 먹이: 작은 물고기)로 분류되는 조류이다. 물총새는 유럽, 서시베리아, 몽골, 한반도, 일본, 중국 동남부,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지역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북부, 파키스탄, 인도 중남부,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및 아열대 등 광범한 지역에서 월동하고 서식한다. 한반도에서는 여름 철새로 4월 중순에 도래하여 9월 하순까지 관찰되는 흔한 여름 철새이다.

물총새의 등 깃털은 녹청색이고 배는 주황색 깃털로 푸른 강물과 조약돌 지역에서 보호색으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눈 아래쪽과 귀깃은 밤색이며, 부리 위쪽은 검은색 아래쪽은 귤빛, 다리는 붉은 산호색으로 멋을 부린 모습이 이국적이다. 하천과 논, 바닷가, 호수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물가의 언덕, 황토 벼랑 등에 구멍을 파서 둥지를 만든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물총새
물고기를 사냥하는 물총새

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몽골, 대만, 필리핀, 태국, 보르네오, 싱가포르, 독일, 인도 등 광범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물총새를 직접 관찰하였고 국적과 무관하게 많은 물총새 애호가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인도 사람들은 물총새를 매우 좋아하고, 물총새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간직한 민족이다.

물총새는 인도 맥주의 상표로 사용되어 ‘Kingfisher 맥주’는 인도의 대표적인 맥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인도 국내 항공사 ‘kingfisher(물총새)’는 인도의 유명 항공사로 그 회사의 모든 비행기 동체에는 날씬한 물총새의 멋진 모습이 그려졌다. 물총새는 인도인의 자부심과 자유로움을 상징해 그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탄강 상류에서 물총새의 쉼터로 시작했던 작은 ‘물총새 카페’는 현재는 물총새들의 공연장이 됐다.

맑은 한탄강 상류, 산 계곡물 속의 붕어를 예리한 눈매로 관찰하고 재빨리 물속으로 날아드는 민첩성, 먹이를 향한 빠른 비행은 물총새의 용기와 열정을 표현한다. 3~4번의 먹이 사냥의 시도 끝에 잡아 올린 귀중한 물고기를 정성껏 다듬어서 짝에게 바치는 순정스러운 모습은 야생조류들의 삶의 질서와 공감의 폭을 확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총새의 푸른 깃털은 그들의 희망과 꿈이며 또한 나의 소망이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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