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가며 힘자랑을 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당장 바다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이 시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상을 보낸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해양관광 수요와 해양레저관광진흥법
‘휴가’와 ‘여행’의 연관어 분석 결과를 보면 “휴가란 집, 회사, 일상을 벗어나 바닷가 숙소에 머물며 가족이나 친구와 맛집이나 카페에서 마음을 힐링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여행”이며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나 바닷가 맛집이나 카페에서 가족 또는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고 기분을 전환하며 보내는 시간”이다.

이처럼 휴가와 여행을 바다에서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높음을 의미하며, 여기서 해양관광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세계관광기구(UNWTO)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시장에서 해양관광이 50% 이상 차지하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 기준 여행자의 71%가 연안지역을 방문하여 해양레저관광을 즐기고 있으며 해양레저관광에 대한 수요도 중가 추세이다.
그간 해양수산부는 증가하는 해양레저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해양레저관광 인프라 조성 및 행사 지원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해수욕장, 수중레저, 수상레저, 해양치유, 해양생태관광 등 각 분야별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함에 따라 종합적인 해양레저관광 정책을 일관적으로 제시하고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해양레저관광 수요 증가에 일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양레저관광 기반 조성사업 지원, 해양레저관광 상품 개발 지원, 해양레저관광자원 보호·관리, 실태조사 및 통계 구축, 민간기관 및 단체의 육성 지원 등 해양레저관광 활동 기반을 조성하는 「해양레저관광진흥법」을 제정하였다. 2025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해양레저관광진흥법의 제정으로 우리나라 해양레저관광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촌소멸 위기와 해양관광
최근 우리나라 저출생, 고령화는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의 사회경제적 활동 위축과 소멸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어촌지역은 국토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낮아 농촌지역보다 지방소멸위험도가 더욱 높다. 또 수온 상승으로 인해 어려워진 어업 환경은 어촌지역의 인구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어촌지역 고령화율은 36.2%로 전국 평균치 14.8%보다 약 2배 이상 높다. 지금처럼 신생아 출생이 저조한 상황에서 청년층 등의 신규인력이 유입되지 않을 경우 어촌의 고령화율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인구감소로 인한 어촌소멸을 방지하고 활기찬 어촌을 만들기 위한 ‘어촌지역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적 차원의 대책 이외에 소멸위기 지자체들은 정주인구 증가의 한계에 대한 대응책으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생활인구 증가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달 22일 신용카드 매출액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연안 지역 상권과 해양관광시장 소비 규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안 지역 경제에서 해양관광의 비중이 63%에 달했는데, 해양관광이 연안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해양 분야에서는 ‘풍요로운 어촌, 활기찬 해양’ 과제에서 해양바이오, 레저관광, 창업투자 등 신산업 활성화로 연안경제 활력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어촌지역 생활 인구를 증가시키는 데 해양관광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해양관광과 지속가능성
관광객의 이동으로 시작되는 관광은 기후변화와 자연환경에 기여하고 영향을 받는다. 해양과 도서, 어촌, 해변 등 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해양관광에 있어서 건강한 해양 생태계는 절대적인 조건이다.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관광객들이 해양지역을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되므로 해양관광과 지속가능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해양생태계를 보존해야 해양자원을 이용하는 해양관광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다.
또한 어촌지역의 낮은 접근성은 도시에서의 스트레스를 바다에서 치유하고자 하는 해양치유 관광객들에게는 오히려 유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듯 해양관광의 활성화에 따른 어촌지역 방문객의 증가는 해양관광 수요를 수용하기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경제활동 가능 인구를 유입시켜 어촌지역의 고령화율을 감소시키고 장기적으로 소멸 위기의 어촌지역을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해양관광과 어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깨끗한 바다를 지켜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