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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는 왜 ‘김’을 홀대하나

  • 기사입력 2024.06.10 06:45
  • 기자명 박종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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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요즘 수산식품 ‘김’이 화제다. 오는 13일에는 ‘김의 날’ 행사가 한국김산업연합회 주최로 전남 완도에서 열린다.

김의 날은 2011년 3월, 해양수산부 부활 이전 농림수산식품부가 김 수출 1억 달러를 축하하기 위해 정월 대보름에 김과 함께 복을 싸 먹는다는 ‘김 복쌈’ 전통에 착안해 정한 날이다(음력 1월 15일 이 시기가 물김 채취로 한창 바쁠 때라 최근 들어 기념 행사는 5~6월경에 민간 주도로 하고 있다).

김 수출은 김의 날 제정 이후 해마다 꾸준히 늘다 2015년 3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6년 김의 날 기념식에는 해수부 장관(김영석)이 참석해 3억 달러 수출 달성을 축하했다. 2017년엔 5억 달러 수출을 목표보다 앞당겨 달성했다.

그리고 2021년엔 7억 달러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려 농수산식품 모두 아우르는 K-푸드 통틀어 김이 수출 1위를 기록했다. 수산식품 1위 참치와 농식품 1위 라면, 궐련도 제쳤다. 그리고 작년 2023년에는 고유가, 고물가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푸드 단일 품목 수출 1위이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김이 수출 7억 9,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하면서 최초로 한화 1조 원을 돌파하는 역대 최고 수출 성과를 기록했다. 김이 이렇게 승승장구하는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물김 생산자, 마른김 생산자, 김 종자 생산자, 김수출협회 관계자들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스포트 라이트로부터 벗어나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를 400미터 계주에 비유하면 여러 선수 중
다 제쳐두고 응원단에 메달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빠르게 출발한 이, 빠르게 선두자리를 차지한 이, 선두를 유지하거나 선두를 따라잡은 이는 배제된 것과 다르지 않다.

김의 날 표창도 마찬가지다. 김의 날 기념식에서 김 수출과 김 산업 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이 이뤄지는데, 이날 최고의 영예는 훈장도, 포장도 아닌 해수부 장관 표창이다. 해양수산 언론을 비롯한 업계에서 계속 지적을 하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 다른 이익단체 전국대회에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이 수여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요즘 김의 날 기념식엔 해수부 장관은 참석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과거 3억, 5억 달러 수출 달성 때는 서울의 코엑스,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대대적으로 기념식을 열고 장관이 직접 축사하고 유공자들을 격려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김의 날 행사가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이 힘겹게 치르는 지방행사로 전락해 버렸다. 전 세계 124개국에 한국의 김을 널리 전파하고 점유율 70%까지 끌어올리며 케이 푸드(K-Food) 수출 1위를 이끈 김과 김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해수부의 대우가 바로 이것이다. 이 정도면 ‘홀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외화 가득률(外貨稼得率) 1위의 효자 식품산업을 홀대하는 주관 부처, 해수부는 김에 대한 홀대를 멈춰야 한다, 그리고 김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승격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게 해수부의 존재감을 높여주는 K-블루푸드, 수출 1위 김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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