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바로알기 17. 국민은 해양레저를 원하고 있다
해양레저 바로알기 17. 국민은 해양레저를 원하고 있다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4.03.1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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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기국제보트쇼에서 카약, 서핑을 시연하고 있다.
2023 경기국제보트쇼에서 카약, 서핑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해양] 여가와 소득의 증가는 레저산업 성장을 위한 아주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우리나라도 주 5일 근무에 이어 주 52시간 근무, 국민소득 3만 달러 등의 단계를 넘어서며 캠핑, 자전거 등 육상레저뿐만 아니라 해양레저까지 사용자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동과 단체활동이 제약되었던 2020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종식이 선언된 2023년까지 만 3년이 넘는 동안 개인 활동 중심의 레저시장은 오히려 호황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크게 요동쳤던 레저시장은 펜데믹이 종식된 이후 다시 흔들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의 2023년 개인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약 16조 8,000억 원으로 2022년 11조 9,000억 원 대비 약 41%, 2021년 8조 2,000억 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졌다고 한다. 한국관광통계에서도 2023년 누적 해외여행객은 2,271만 명으로 2022년 655만 명 대비 약 3.5배나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소비되지 못했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2023년 국제선 공항 이용객수도 2019년의 95.3%까지 회복했다. 반면 레저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국내 대표 자전거 제조사인 삼천리자전거의 2021년 매출액은 1,272억 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1,068억 원으로 줄어들며 6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기간 억눌리고 편중되었던 ‘힐링’을 위한 수단이 ‘레저’에서 ‘여행’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이다.

여행산업도 여가와 소비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레저산업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목적이 ‘힐링’이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어떤 면에서는 경쟁관계이기도 하지만 여행을 가서 레저를 즐기기도 하고, 레저를 즐길 목적으로 여행을 하기도 하므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한쪽으로 쏠림이 심했던 여행시장과 레저시장도 이제 조정기를 거쳐 안정화 될 것이다. 이제 레저산업, 해양레저산업의 시즌 2를 준비해야 한다. 여러 정책적 결정과 사업적 판단을 앞두고 국민의 해양레저에 대한 인식과 활동 경험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전국민대상 해양레저 리서치

해양레저 사용자의 변화는 지난 2편에서도 알아본 바 있다. 당시 조사 대상자는 2022 경기국제보트쇼에 참가한 방문객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해양레저 활동 연간 지출액, 향후 해양레저 제품 구매의향, 해양레저산업의 성장 가능성 인식, 바다 여행 빈도 등에 관한 결과를 살펴봤었다. 당시 2019년과 2022년간 추이를 비교한 항목 중 연간 지출액에 대한 질문에 연 100만 원 이상 해양레저 활동에 지출한다는 비중이 57%에서 63.5%로 증가하였고, 향후 해양레저 활동의향도 61.4%에서 67.5%로 올라가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양레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리서치가 지난번과 다른 점은 조사 대상자를 보트쇼 참가자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 성, 연령비율을 기준으로 전국을 모집단으로 삼은 점이다. 아무래도 보트쇼 참가자는 해양레저에 훨씬 친화적이며 적극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일반인 응답이 어떤 면에서는 소극적 응답일 가능성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객관적일 수도 있다. 리서치 조사 대상은 19세 이상 69세 이하로써 유효 표본 규모는 1천 명이며,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2023년 12월 시행되었다.


레저/스포츠 활동 등산, 자전거, 캠핑 순

최근 3년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한 레저/스포츠 활동종목에 대한 질문에 등산이 59.6%로 가장 높았고 자전거 45%, 캠핑 33.9%, 골프 18.7% 순으로 나타났다. 해양레저 활동은 낚시 18.7%, 스킨스쿠버 7.4%, 래프팅, 5.5%, 보팅 4.7%, 카누·카약 등 무동력 보팅 4.7%로 응답했다. 연령대별로 비교하면 20~30대와 40~50대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자전거, 캠핑, 스키, 스쿠버, 서핑은 20~30대가 높았으며, 등산, 골프는 40~50대가 높았다. 반면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사용자가 분포된 레저활동은 낚시였다. 낚시는 20~30대가 35.6%, 40~50대가 38.9%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해양레저 활동횟수는 연평균 1~3회가 40.6%로 가장 높은 응답을 하였으며, 연평균 1회 미만은 32.7%, 연평균 4회 이상은 26.7%로 나타났다. 이 중 4.4%는 연평균 11회 이상 해양레저 활동을 한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소득과 비례하여 해양레저 활동횟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중간구간인 연평균 4~5회 활동횟수는 소득 중간층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는 해양레저활동에 경제력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며 해양레저 활동을 좋아하는 중산층이 해양레저의 주 사용자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경험한 레저-스포츠 활동
최근 3년간 경험한 레저-스포츠 활동

연평균 지출규모 월 3~10만 원이 39.8%

해양레저활동에 대한 연평균 지출액에 대해서는 연 30만 원 미만이 37.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연 30~50만 원이 23%, 연 50~100만 원이 16.2%, 연 100~200만 원이 15.1%, 연 200만 원 이상이 7.6%로 나타났다. 월 단위로 보면 월 2만 원 이하가 37.8%, 월 3~10만 원 미만이 39.8% 월 10만 원 이상이 22.4%이다. 월 2만 원 이하 구간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20대와 30대가 각 51.7%와 42.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득수준과 비교하면 월평균 400만 원 미만 소득자가 월 2만 원 이하 지출구간에 가장 많은 50%가 위치한 반면 월 10만 원 이상 소비하는 구간은 월평균 600만 원 이상 소득자가 37.3%였다. 이 가장 높은 소비 구간에서 월평균 400만 원 미만 소득자는 8.4%로써 큰 차이를 보였다.

해양레저-스포츠 연평균 지출
해양레저-스포츠 연평균 지출

해보고 싶은 레저활동, 스쿠버, 서핑, 낚시, 보팅 등

향후 해보고 싶은 레저/스포츠 활동으로는 캠핑 31.4%, 스쿠버 25%, 골프가 21.8%로 나타났다. 주목해 볼 점은 해양레저 활동의향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스쿠버 외에도 서핑 16.5%, 낚시 16%, 수상스키 13.4%, 보팅 13.2%, 래프팅 11.1% 등 해양레저 활동 대부분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체험해 본 경험률이 낮았던 해양레저활동이 향후 하고 싶어 하는 레저활동으로 응답했다는 점은 미래 해양레저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해양레저/스포츠 활동 관심 여부에 대한 응답 결과에도 볼 수 있는데, ‘관심 있다’는 응답이 70.2%로써 ‘관심 없다’는 응답 29.8% 대비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부터 40대에서 ‘관심 있다’는 응답이 50대 이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73.1%, 여성이 67.1%로써 남성의 선호도가 약간 높았으며 해양레저 활동 관련 지출이 높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해양레저 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활동 예정시기는 3년 이내가 65.9%

해양레저활동을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6개월 이내가 8.3%, 6개월~1년 이내가 27.5%, 1년~3년 이내가 30.1%로써 3년 이내 해양레저 활동을 하겠다는 응답이 65.9%를 차지했다. 잘 모르겠다는 것과 3년 이후 응답은 34.1%에 불과하여 향후 해양레저 사용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할 수 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58.2%부터 50대 69.7%까지 전 연령대에서 향후 해양레저 활동을 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2023년 전국민의 해양레저 활동의향 65.9%는 2022년 보트쇼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67.5%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예상비용은 48.1%가 연 50~200만 원

현재 사용자들이 해양레저 활동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 30만 원 미만이 가장 높은 반면 해양레저에 관심 있는 응답자들은 해양레저 활동에 연 50~200만 원 지출을 예상했다. 연 50만 원 미만은 23.6%, 연 200만 원 이상은 28.2%로 나타났다. 잠재적인 해양레저 활동 사용자들은 해양레저 활동에 현재 사용자들이 지출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50~200만 원 구간은 전 연령대에서 모두 가장 많은 선택을 하였으나 연 500만 원 이상의 지출은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레저 연평균 예상비용
해양레저 연평균 예상비용

활동지역은 영남, 강원, 경기 순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활동한 해양레저/스포츠 활동 지역으로는 부산, 창원 등 영남권이 27%, 강릉, 춘천 등 강원권이 25.2%, 전곡, 가평 등 경기권 19.4%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태안 등 충청권이 13.7%, 여수, 목포 등 호남권이 12.2%, 한강, 영종도 등 서울, 인천권이 10.1%로 응답하였는데 특이한 점은 제주도가 9.7%로서 해외 12.2%보다 낮다는 점이다. 해양관광 목적지를 다룬 지난 5편에서 제주 바다는 방문 경험 79.6%로 2위, 방문 경험률에서도 동해에 이은 2위였으나 해양레저 활동지역에서는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해양레저 활동지 선택에 아름다운 장소보다 접근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은 연안의 길이가 짧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라는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음에도 경기도와 서울, 인천을 합치면 29.5%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당일치기나 최소 숙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우수한 수도권은 30대 이하 젊은 층이 자주 방문하는 해양레저 목적지가 되었다. 북한강의 풍부한 수상레저 환경, 소비력과 인구를 갖춘 최대 소비시장이라는 점 등 수도권이 해양레저 최대 시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해양레저-스포츠 활동지역
해양레저-스포츠 활동지역

만족도는 60.1%로 불만족 7.9%보다 7배 높아

해양레저 활동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해양레저/스포츠 활동에 대해 60.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20대는 77.6%, 30대는 61.1%로써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40대의 50%, 50대의 59.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해양레저활동을 많이 할수록 해양관광 경험치도 높았다. 만족도 측면에서도 해양관광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해양레저활동에 61.7%를 만족하였으나 해양관광 경험이 없는 사용자 중 해양레저 활동을 만족한 사용자는 43.8%에 불과하였다. 즉, 해양레저활동과 해양관광은 연관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응답에서 눈여겨볼 점은 남성과 여성의 응답 결과이다. ‘약간 만족’이라는 응답은 43.1%대 44.1%로 유사하였으나 ‘매우 만족’ 비율은 여성이 22.5%로 남성 12.6%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대체로 응답 결과를 보면 여성이 해양레저 활동에 대한 선호도와 참여율이 낮지만, 해양레저 활동을 경험한 뒤의 만족도는 여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해양레저산업은 체험형 활동으로써 체험하고 난 이후의 만족도 변화가 크다는 점에서 해양레저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직접적 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참여 확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양레저활동 만족도
해양레저활동 만족도

이제, 국민이 원하는 해양레저

이번 리서치 결과로 해양레저산업은 현재보다 미래가 수요와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트쇼에 참가한 사용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앞으로 해양레저 활동을 희망하고 있으며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 해양레저 활동 종목도 몇 가지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보팅, 서핑, 스쿠버다이빙, 낚시 등 골고루 펼쳐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특정 성별과 연령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해양레저활동에 대한 만족과 참여 의지를 갖고 있다. 리서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전망은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육성을 해야 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민이 해양레저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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