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바로알기16. 이젠 대학교육이 필요한 해양레저산업
해양레저 바로알기16. 이젠 대학교육이 필요한 해양레저산업
  •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
  • 승인 2024.02.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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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인류 발전에 ‘교육’이 끼친 영향은 너무나도 크다. ‘교육’은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고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인류에게 지식의 보편화를 가져왔고 여러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문명과 문화를 지속시킬 수 있었다. 또한, 인류는 교육을 통해 법률과 규정을 따르고 준수하였으며, 이로 인한 사회 질서와 안정 위에서 인류의 여러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교육은 개인의 역량을 높이므로 사회와 개인을 성장시킴으로써 인류의 발전과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

약 46억 년 전 지구가 형성된 후 동물이 출현한 건 약 6억~8억 년 전 2차 산소혁명 시대 이후로 본다. 동물이 기어가거나 구멍을 뚫은 자국이 남은 화석을 생흔화석이라 부르는데 가장 오래된 것이 약 5억 5,000만 년 전 화석이다.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생물이 나타나고 사라졌으며 2019년 유엔에서는 이제 지구에는 약 800만 종의 생물만이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먹이를 구하고 살아남는 법을 다음 세대에 교육으로 전달해 온 동물들은 살아남았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입과 직업적 성취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정에서도 자식의 교육에 큰 비용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배운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일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높은 생산성을 나타낸다면 보상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보상은 경제적이고 시간적인 면에서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자식에게도 높은 수준의 교육 기회를 줄 수 있다.


단계적 학습으로 이루어져야

옛날 교육서에서도 교육은 ‘때에 맞는’, ‘때를 맞춘’, ‘때를 놓치지 않는’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다. 명심보감에서도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절한 때에 맞춰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교육기관이며, 조선 시대에도 어린이는 서당, 중·고등 교육기관으로는 사부학당 또는 향교, 서원 등이 교육기관의 역할을 했다. 현대에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이 교육기관으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각 단계를 이수하게 되면 다음 단계의 교육기관에서 학습을 이어나가게 된다.

교수자와 학습자는 상호작용을 통해 교육목적과 목표, 교육내용과 교육 활동, 교육평가와 개선 등을 이루어 나간다. 교육과정(Curriculum)은 교육 활동의 소재나 학생의 성장·발달을 위해 이수해가는 교과목들의 목록이며,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서 학교 교육에서는 교육적 계획·실행·평가·통제·예측을 하는 공식 교육과정을 시행한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국가교육과정 기준에 따라 학교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사항을 담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사회, 학문, 교과, 학습자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목표와 정의, 내용 등이 결정된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자연적·사회적 환경과 조건을 고려한 교육제도와 관련된다. 일반적으로 교육제도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의 3단계로 구분된다. 세계 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성장의 영향을 받아 의무교육을 초등교육에서부터 점차 연장하고 있으며, 1960년대까지는 교육의 양적 발전에 중점을 두었으나 1970년대 이후 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Marine Engineering 성장과정
Marine Engineering 성장과정
SDC의 마린 견습생 교육프로그램
SDC의 마린 견습생 교육프로그램
Broward College의 경력사다리(Careeir Radder)
Broward College의 경력사다리(Careeir Radder)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대학교육

단계별 학습을 거쳐 최고의 교육기관에 이르게 되면 대학교육이 있다. 대학은 현대 교육시스템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등 교육기관이자 학문의 전당이다. 대학은 세상에 존재하는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새로운 학문을 창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사회에서의 대학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할 뿐만 아니라 지식과 기술을 선행적으로 축적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기업과 연계하여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성장 등 사회의 발전을 함께 하기도 한다.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교는 신성 로마 제국 시대인 1088년 설립되었다. 개설 초기에 만들어진 학부는 신학, 법학, 의학 등 3개에 불과하였다. 약 1,000년이 지난 2022년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60개가 넘는 학과가 있다고 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다변화되며 대학 교육을 필요로 하는 전공도 늘어난 것이다. 대학에도 점차 사회의 요구와 직결되는 학과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수요에 맞춰 생성된 학과들은 인력양성을 통해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학의 또 다른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연구’이다. 사회과학 측면에서 해양레저산업은 사용자의 특성, 심리를 비롯하여 구매 의도 및 경제파급 효과 등 다양한 리서치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민간에서 다양한 사업이 기획되고 실행되며, 정부는 산업육성을 위한 근거 자료로 인용할 수 있다.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게 되는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에 다양한 연구와 논문은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해양레저 학과가 있어야 한다.


자동차 관련학과, 자동차 산업 성장의 큰 힘

2023년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약 709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인 2022년의 541억 달러를 30% 이상 상회하는 실적으로써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등을 제치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 품목 1위를 하였다. 북미 시장에서만 165만 대를 팔아 완성차 업체 판매량 4위로 올라섰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 증가, SUV를 비롯한 고수익 차량 판매 호조 등이 이어지며 자동차 산업은 한국 경제의 큰 기둥으로 성장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관련 학과는 전국 40개가 넘는 대학에서 약 3,500명을 선발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와 자율주행 등 새로운 첨단 기술이 접목되며 학과 명칭도 ‘지능형 모빌리티과’, ‘미래 자동차공학과’, ‘스마트 자동차과’ 등 새로운 기술에 부합하는 학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 학과는 한국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대학에서 육성하고 배출할 뿐만 아니라 미래기술에 대한 준비를 함께 하고 있다.


선진해양레저 국가의 해양레저 교육

미국과 영국 등 해양레저산업이 발전한 나라에서는 해양레저에 대한 대학교육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크게 보면 기계를 다루는 마린 엔지니어링(Marine Engineering)과 레저선박 건조를 하는 보트 제조(Boat Building)로 나누어 진다. 영국의 SDC(South Devon College)는 두 개의 과정을 Level1부터 Level3까지 수준별로 나누어 모두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과의 산학협력도 활발하여 견습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 보트 제조사인 Princess Yacht와 현장 실습 지원은 물론 졸업생 취업도 협력하고 있으며,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은 ABB 그룹과 전자 장비 부분도 협업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Broward College는 마린 엔지니어링 분야를 경력사다리(Career ladder)로 제시하여 분야별 경력과 필요한 역량과 함께 초급 지위에서 더 높은 책임, 권한, 연봉까지의 성장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초급 수준에서는 디젤엔진 테크니션, 서비스 테크니션, 부품 코디네이터와 전기 테크니션이 있으며 연봉 수준은 3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레벨은 자격증과 2년제 대학, 인턴십이 필요하다. 2년제 대학, 4년제 대학 교육과 3년 이상의 경력이 요구되는 마스터 테크니션과 유지보수 관리자, 유지보수 엔지니어의 연봉 수준은 최소 5만 달러 이상이다. 5년 이상의 경력과 4년제 대학 교육이 필요한 추진계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오퍼레이션 매니저는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7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한 최고 수준은 마린 관리자, 매니징 파트너로서 4년제 대학에 MBA 석사학위가 필요하며 연봉은 9~16만 달러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Boat building 교육장
Boat building 교육장
Marine engineering 교육장
Marine engineering 교육장
SDC 교육장_ABB 협업룸
SDC 교육장_ABB 협업룸

철저한 실습 중심 교육이 필요

미국 동부의 메릴랜드주에 있는 아나폴리스 씨맨십 스쿨(Annapolis School of Seamanship)은 다양한 실습 과정으로 마치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학사회 교육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디젤엔진반, 마린 전기 학습반, 마린 배관시스템, 마린 날씨 학습반, 아나로그 및 전자식 항해도 학습반, 보트 운항 기초반, 여성 보팅 기초반을 비롯하여 10대를 대상으로 한 주니어반 등을 운영한다. 보트 운항 기초반의 경우 항로 잡는 법, 해양 내비게이션 장비 사용하는 법, 보트 정박법, 안전 및 응급조치, 장비 사용법, 앵커링, 날씨 보는 법 등에 대해 이론을 학습하고 실습함으로써 안전하고 절차에 따른 보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미국 메인(Maine)주의 Landing School은 요트 디자인, 보트 제작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다. 17세기 20개 이상의 조선소가 위치했지만, 항공산업과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며 쇠퇴한 조선산업의 대표지역을 1970년대에 교육 장소로 변화시켰다. 요트와 상업용 보트 디자인을 중심으로 하여 교육 중이며 배관, 추진계, 기계, 전기분야까지 포함된 해양시스템 커리큘럼은 1999년 도입하였다. 레저 선박의 디자인은 외부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내부도 매우 중요하며, 대량생산이 아닌 커스텀 오더 중심의 요트에서 디자인 가치는 더욱 높다.


진정한 융복합 교육, 해양레저산업

대만의 해양과기대학은 해양 단과대학에 마린 엔지니어링학과와 해양레저·해양관광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해양레저산업의 성장은 실제 장비와 관련된 엔지니어링 역량도 필요하지만, 해양레저와 해양관광 역량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크루즈와 여행, 관광에 대한 교육과정과 스쿠버 다이빙을 비롯한 수상스포츠까지 학습함으로써 해양레저와 해양관광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3년 12월 ‘대학혁신지원사업 개편안’을 공개했는데 대학 정원의 일부를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정부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요 대학에 무전공 입학 확대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서울대의 10대 교육개혁 과제에도 포함되는 등 융복합 교육은 장기적인 교육정책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해양레저에 필요한 기초역량으로 마린 엔지니어링과 보트 건조가 있지만, 관광학을 비롯해 관리·마케팅 등 경영학도 필요하다. 해양레저야말로 융합형 인재라 할 수 있으며 대학에서 필요한 인재상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환경이 변하며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면 대학의 전공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 대학에 자동차 학과는 없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학과는 수출 1위 산업 전공이다.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여가가 증가하며 물과 관련된 힐링에 최적인 해양레저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해양레저 관련 전문 대학과 학과가 없다. 15년간 30배 넘게 성장한, 1,000만 해양레저 사용자가 활동하는 우리나라에 이제는 해양레저 대학 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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