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어리 집단폐사…“우리가 버렸다” 권현망 선장 증언 나와
[단독] 정어리 집단폐사…“우리가 버렸다” 권현망 선장 증언 나와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10.19 06: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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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산소부족에 의한 폐사 제기
정석근 교수 “용존산소에 민감한 홍합, 굴, 멍게, 미더덕 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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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창원시 마산만, 진해만 일대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 현상이 이어지며 그 원인 분석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우동식)이 18일 그 결과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사진은 마산항 내 폐사 개체(왼쪽)와 구산면 내 폐사 개체(돔류 혼재).

[현대해양] 지난달 말부터 창원시 마산만, 진해만 일대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 현상이 이어지며 그 원인 분석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우동식)18일 그 결과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주목한 원인은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이다. 수과원 남동해수산연구소는 집단폐사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현장조사, 생물 분석, 해양환경, 해양물리, 적조 및 수산자원 변동 등의 여러 항목을 조사한 결과라고 밝혔다.

수과원에 따르면 현장조사에서 폐사체는 전장 1416cm의 정어리가 대부분이고, 멸치, 돔류 등 다른 종이 극히 일부 혼재되어 있으며, 입을 벌리고 폐사된 개체가 다수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대량폐사가 발생한 마산합포구 해양누리공원(마산만), 진동만 북부해역에서는 현장조사 당시 용존산소 농도 3/L 이하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수심 4m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과원은 생물분석에서 정어리의 대량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고, 다만 일부 폐사체에서 자연어에 보통 검출되는 병원체가 발견됐으나, 이로 인한 대량폐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근육 중 중금속 농도도 식품의 허용기준치 이하로 안전한 수준이었다는 것. 이에 따라 수과원에서는 이번 정어리 집단폐사는 산소부족에 의한 폐사로 결론을 냈다.

수과원은 이외에도 산소부족으로 폐사할 때 특이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산소부족에 의한 폐사로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용존산소 낮아 죽었을 가능성 ‘0’에 가깝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사태 초기부터 정어리 떼가 용존산소가 낮아서 죽었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주장한, ‘되짚어보는 수산학의 저자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즉각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에 반박글을 올렸다.

정 교수는 당초 정착성 패류인 굴이나 조개, 또 가두리 양식 어류나 유영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유생이라면 낮은 용존산소로 죽을 수 있지만, 적합하지 않은 서식지를 헤엄쳐서 피할 수 있는 정어리가 빈산소수괴나 청수로 대량 폐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주장했었다. 또 정 교수는 기후변화나 수온을 폐사 원인으로 꼽는 사람도 있다그런데 기후변화는 몇 십 년 이상 규모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지난 40년 동안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 평균 수온은 약 1도 올라 이 정도 수온 변화로는 어류가 죽지 않는다. 단지 서식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그는 수과원의 조사결과가 나오자 즉시 조목조목 반박했다. 첫째, 수산과학원이 산소부족으로 정어리가 떼로 죽은 전례로 2011년 미국을 보기로 든 것에 대해 그는 당시 사인으로는 적조에서 발생한 도모이산(domoic acid)를 먹어 신경에 교란이 온 정어리들이 산소가 낮은 해역을 피하지 못하고 모여들어서 죽은 것으로 미국에서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산항 정어리에서는 이런 독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했던 미국 킹하브(King Harbor)는 방파제로 둘러싸인 (거의) 닫힌 시스템이라 열린 시스템인 마산만이나 진해만과 비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둘째, 수과원이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산소부족으로 정어리가 떼죽음 당한 적이 있다고 보기를 든 것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을 수가 없다, 바다가 아닌 수심 1미터 정도 얕은 강 하류에서 정어리 폐사가 일어난 적이 있으며, 2016년 칠레에서는 적조로 연어와 정어리가 대량 폐사했다고 보도됐다고 꼬집었다. 열린 바다에서 산소부족으로 정어리떼가 폐사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수과원이 2022년 칠레에서 산소부족으로 정어리가 죽었다고 인용을 했는데, 여기서는 멸치도 같이 떼죽음을 당해 마산항과는 경우가 다르며, 산소부족이 원인이었다는 발표도 없었다멸치는 정어리와는 달리 빈산소수괴에서도 잘 견디므로, 산소부족이 원인이 될 수가 없다고 이유를 댔다.

 

패류, 저서어류 피해 없어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수과원 발표대로 진해, 마산만에서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할 정도로 빈산소수괴가 넓게 퍼졌다면, 정어리보다 훨씬 더 용존산소에 민감한, 바닥에 양식하는 패류나 저서어류도 죽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초기부터 혼획 금지 규정과 최근 마산항 부근 경상남도 정어리, 멸치, 청어 어획고만 봐도 알 수 있는 결론이라며 어민들이 혼획(부수어획)으로 잡힌 정어리를 버린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그는 권현망 어선에서 멸치 이외의 어종을 잡은 것이 불법으로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혼획된 정어리를 버렸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해양 취재 결과 해상노련, 기선권현망 선장 등으로부터 해상 투기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경남해상노련 관계자는 “7개 선단에서 잡은 정어리를 버렸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정어리 대량 폐사 사태 직후 조사한 결과를 알려왔다. 이에 대해 기선권현망 어선 A 선장은 현대해양과의 통화에서 마산 어선이 정어리를 잡다가 버렸다고 말했다. 기선권현망 어선 B 선장은 정어리가 너무 많이 잡혀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선장은 혼획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수과원 조사결과 반박글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A씨는 사료용으로 쓸 정어리 일대 냉동창고 포화상태라 어찌 방도가 없어 버렸을 것(권현망 아님)”이라고 썼고, B씨는 잡아 들어와 봐야 돈이 안 되니 다 버렸답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C씨는 우리나라에서 강, 저수지, 내수면 포함 연안바다에서 수생생물이 집단폐사 한 경우는 주로 오염물질이나 닫힌 환경에서 이상고온 등으로 죽은 정도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회고했다.

이외에 현장에서 사체를 목격한 어민 C씨는 폐사체를 보면 부러진 것이 많은데 그물에 걸렸다가 버려지면 부러진다고 말했다.

한편, 1017일 현재까지 폐기된 정어리는 202톤에 이르며, 수과원은 마산만 일대에 정어리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를 남해 동부 연안 및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된 개체의 유입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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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4 06:59:57
근데 왜 반박하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