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관리 토론회 "수산자원 관리 제대로 하자"
수산자원 관리 토론회 "수산자원 관리 제대로 하자"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9.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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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정석근 교수 '되짚어 보는 수산학' 출간 계기로 26일 개최
“수산자원 모니터링 매우 중요”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 센트럴호텔 세미나실에서 수산자원 관리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 센트럴호텔 세미나실에서 수산자원 관리 토론회가 열렸다.

[현대해양] 수산자원 관리 논쟁이 뜨겁다. 지난 15일 열린 안병길 의원실, 현대해양 공동주최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수산자원 포럼-수산자원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 이후 11일 만에 수산자원 관리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주최했다. 두 행사 모두 지난달 발간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정석근 교수의 되짚어보는 수산학: 파렴치범이 된 대한민국 어민들’(도서출판 베토/현대해양 ) 단행본 발간이 발단이 됐다. 이 책은 월간 <현대해양>2년간 연재했던 정석근 국립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학과장)의 수산 칼럼을 모아 엮은 것으로, 기존 상식을 완전히 깨는 그의 이론 때문에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 센트럴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정석근 교수의 되짚어보는 수산학발간 계기로) 수산자원 관리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수산자원 관리 방향 설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CPTPP 협상 앞두고 자원관리 증명해야

이날 토론을 위한 주제 발표는 서영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의 수산자원 현황에 대해, 김도훈 부경대 교수가 수산자원관리 정책 개선방안에 대해 각각 맡았다. 먼저 서영일 연구관은 FAO 자료를 토대로 세계적인 어업생산량을 살펴보고, “최근 국내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00만 톤을 밑돌고 있다며 어획량 감소 상황을 설명했다. 서 연구관은 중국도 어획량 제한 정책을 펴고 있다수산자원이 감소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환경도 변화해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수산자원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를 맡은 김도훈 부경대 교수는 (석근) 교수님이 훅 들어오는 바람에(책을 내는 바람에) 이슈가 되고 있고, 국회에서도 관심을 갖는 상황이 되었기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이 기회를 통해 자원관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고 고칠 건 고치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 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어획량 감소의 이유를 한일, 한중어업협상으로 인한 어장 축소, 자원관리 강화, 중국, 기후변화 등으로 들고 “CPTPP 협상을 앞두고 인접국의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자원관리를 증명하지 못하면 수산물 수출이 어려워진다우리나라가 수산자원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도훈 부경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도훈 부경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나?

김 교수는 TAC(총허용어획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TAC는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TAC를 일부 업종 위주로 하니까 참여하는 업종과 참여하지 않는 어종 간 갈등이 생긴다. 어획량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데 어획량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진정한 TAC로 가기 위해서는 위판에 의한 것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지금 학자간 논쟁이 있는데 자원조사가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발 인력 늘리고 조사 좀 제대로 하자고 했음에도 해수부는 미온적이었다수산자원이 변화하는 요인이 뭔지 수과원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대학, 연구소 등과 네트워킹을 해서 면밀한 조사가 되면 좋지 않겠는가. 이번 기회를 통해 제도적인 정부의 예산을 지원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 공동조사, 공동관리를 30년 전부터 이야기했는데 지금 이제 절실하게 필요하게 됐다불필요한 규제는 없애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획량 감소, 기후변화 요인 커

이어서 장창익 부경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차형기 국립수산과학원 자원환경식품부장, 정석근 제주대 교수, 조현수 군산대 교수,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사, 김은희 시민환경연합 박사가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백근욱 경상대 교수는 수산자원변화 요인으로 남획보다 기후변화가 더 크다. 기후변화로 감소하는 어종이 있지만 증가하는 어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 교수는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에 자원량 변동에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 교수는 휴지기와 자·치어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 정석근 제주대 교수는 이날 토론의 화두인 TAC, 금어기·금지체장 설정 문제점으로 어민의 인권 문제를 들었다. 정 교수는 어민들이 남획했다고 얘기하는데 명태의 경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만 명태가 사라진 (결정적) 이유가 기후변화 때문인데도 남획 때문이라고 어민 탓을 하며 치어 방류하고, 보호수면 설정하고, 명태 포획 금지포획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 정 교수는 TAC에 대해서는 “TAC는 회유성 어종 위주가 아니라 정착성 어종 위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지체장과 혼획에 대해서는 그물 특성상 금지체장을 지키며 잡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역설했다.

정 교수에 이어 토론에 나선 이경훈 전남대 교수는 정 교수의 말을 다 듣기엔 시간이 부족하니 자원평가하는 분들, 자원관리하는 분들 토론회가 몇 번 더 있었으면 한다며 정 교수 발언에 관심을 보였다.

이성일 부경대 교수는 그동안 수산자원관리 정책과 관련해 대화를 너무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국제수산기구에서도 어획규칙을 만들 때 과학자만 참석하던 것을 이제는 어업인 등도 모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어업인 등 업계 종사자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현수 군산대 교수는 수산자원 규제 완화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하며 우리 어업 특징은 어업인을 범법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 어업은 같은 어종을 여러 업종이 잡으니 생기는 문제이니 수산업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번 기회 살려야

한편, 김도훈 교수의 발표처럼 제대로 된 방법으로 수산자원 관리를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1주제 발표를 했던 차형기 국립수산과학원 부장은 토론 시간에 팩트 체크’(Fact Check)를 해야 한다정석근 교수님이 명태에 관한 논문이 없다고 하는 데 2편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2006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명태 관련 논문이 없었는데 명태가 사라진 이유가 남획 때문이라는 말이 떠돌아 기후변화가 주원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한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는 알 밴 꽃게를 포획한 한인이 처벌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며 아무도 언급하지도 않은 정 교수의 저서 내용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거기()에 나오는 꽃게 퀴즈를 풀어봤느냐?”며 그 내용의 핵심은 알을 밴 암컷을 잡는 것이나 알을 배지 않은 암컷을 잡는 것이나 개체군 증감에 미치는 효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인데, 본질을 벗어난 질문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이날 참관했던 수산계 한 인사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분위기를 이어가야지 거기서 팩트 체크 얘기가 왜 나오느냐본질에 벗어난 토론은 할 필요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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