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선 ‘명태’ 우리 동해로 돌아올까
국민생선 ‘명태’ 우리 동해로 돌아올까
  • 장은희&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5.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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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다>
국내 첫 명태 종묘 방류, 실종원인과 서식환경 등 본격적인 연구 첫 발

 

 

 

▲ 명태 치어 수중 방류

육상에서 35cm까지 사육성공, 관련 연구 전무한 가운데 성과
방류 명태 동해로 회유 여부 불확실, 향후 방류시 태그 삽입 고려


동태, 코다리, 노가리, 황태, 북어, 생태, 먹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명태. 서른개가 넘는 이름들이 대변하듯 명태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국민생선' 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바다에서는 더이상 명태를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국내 유통물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 올해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 어획 조업쿼터는 2만 500톤, 입어료는 톤당 370달러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 4만톤, 톤당 350달러에 비하면 절반수준의 쿼터이다.

국내산 명태는 지난 1950년대 연간 2만 4,000톤, 1960년대에는 2만톤 1970년대에는 7만톤, 1980년대에는 7만 4,000톤이 잡혔으며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6,000톤을 기록했으나 2000년대 중반까지는 100톤 미만, 2007년 이후에는 연간 1~2톤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상황으로 시중에서 국내산 명태는 사실상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산 명태가격 급등에 대형마트에는 알레스카산 황태채까지 등장했다.

명태가 사라진 이유로는 기후변화와 남획이 주요하게 꼽힌다.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상승해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생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노가리와 같이 어린명태까지 가리지 않고 어획해 '명태의 씨가 말랐다'는 분석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이런 배경에서 추진됐다. 국민생선 명태를 우리 동해로,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명태를 찾아볼 수 조차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혀야했다. 특히나 명태를 인공부화시켜 육상수조에서 육성한 사례 조차 찾아볼 수 없어 프로젝트의 모든 것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

수산자원 보존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견인한다는 프로젝트의 의미에는 공감하나, 처음 시도되는 사업인만큼 우려도 많았다.

방류한 명태 치어가 바다 환경에 적응해 성어로 자란다고 하더라도 동해로 돌아올지가 미지수라는 것이다. 명태는 회유성 어종이다. 한지역에서 정착해 사는 것이 아니라 서식지와 먹이활동을 하는 곳을 옮겨다니는 어종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 프로젝트에 성공하더라도 방류된 명태가 북한, 러시아 등지로 올라가게된다면 프로젝트의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이다. 치어가 야생의 환경에 적응해 성어로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 ‘집나간 명태를 찾습니다’ 라는 표어를 내세워 어업인이 조업중 살아있는 명태를 잡았을 때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로 가져올 경우 사례금을 지급하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박종면

어려운 수정란 확보와 치어 집단 폐사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첫 해인, 2014년에는 기대보다는 의심과 우려가 많았다. 명태를 되살리겠다는 야심찬 구호와 달리 수정을 위한 건강한 명태를 확보하는 일부터 난항의 연속이었으며, 부화된 치어들이 집단 폐사했다.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집나간 명태를 찾습니다’ 라는 표어를 내세워 어업인이 조업중 살아있는 명태를 잡았을 때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로 가져올 경우 사례금을 지급하는 캠페인이 진행됐고, 어업인들의 제보로 명태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조업 중 그물에 걸려 상처가 생기거나 죽은 명태에서 건강한 수정란을 얻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암수가 동시에 확보돼야하며 다회성 산란 어종인 명태의 특성상 확보된 어미의 알이 성숙된 알인 경우에만 수정이 가능한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악조건 속에서도 3번의 수정을 통해 9만 4,000여마리가 부화했으나 부화 30여일 후 집단 폐사, 70여일 뒤에는 전량 폐사했다. 특히나 3번의 수정을 통해 부화한 치어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집단 폐사하는 양상을 보여 프로젝트는 첫번째 고비를 맞게됐다. 집단 폐사를 보인 시기는 먹이가 바뀌는 시기로 이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으나 많은 이들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부화 직후 명태 치어(작은 사진)와 부화 후 25일이 지난 치어 모습(큰 사진), 프로젝트 첫 해 3번의 수정을 통해 9만 4,000여마리가 부화했으나 부화 30여일 후 집단 폐사, 70여일 뒤에는 전량 폐사했다.

국내 첫 명태 종묘 방류의 성과

어두운 전망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프로젝트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치어의 자연 방류와 해상가두리 양식의 시작이다. 국내 최초의 명태 종묘 방류였다.

어민들의 제보로 634마리의 명태를 구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알을 채취한 것은 2마리, 이중 한 마리에서 채취된 알에서 부화한 치어는 전량 폐사했으나, 1월 잡힌 알이 가득 밴 어미명태가 육상 실내수조에서 사육돼 2월 초 자연산란과 수정, 부화에 성공함으로써 건강한 명태치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사육된 명태치어가 3만 6,000마리. 방류시 치어는 부화 10개월만에 최대 20cm까지 자랐다. 지난해 크기가 1.2cm의 치어가 모두 폐사한 것과 비교할 때 진전을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2월 18일 1,000마리는 고성군 대진항, 1만 4,000마리는 고성군 연안에 지정된 보호수면에 방류됐다. 지난해 10월에 지정된 고성군 저도어장 인근 보호수면(21.49㎢)은 여의도 면적의 7.4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수산자원 포획이나 채취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해수부와 강원도는 그동안 어업인이 포획, 신고한 명태의 분포지역 등을 분석해 주요 산란장 및 회유경로로 추정되는 강원도 고성군 인근 해역을 보호수면으로 지정하게 됐다. 이 해역은 동해안 북방한계선 아래 어장으로 과거부터 명태가 북한에서 우리 해역으로 회유하는 주요 경로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4년간 보호수면을 관리하고 이와 함께 해수부는 향후 4년간 명태자원의 어장예측기술 기반 구축, 먹이망 역학관계 추적기술 개발 등을 위한 해양정보통신기술(MICT) 기반 명태수산자원 회복 관리기술개발비 2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 방류된 명태 치어

해상 가두리 양식 시작, 어미화 집중 연구

방류된 치어는 어미명태에서 확보된 유전자 정보 등의 비교분석을 통해, 방류 이후 재획포한 명태의 유전자 정보를 방류 전 종묘의 정보와 비교해 친자확인을 함으로써 혼획류에 따른 방류효과와 회유경로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류 성공 여부는 최소 1~2년 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지난 2월 19일 양양군 수산항 소재 생태통합양식(IMTA: Integrated Multi-Trophic Aquaculture) 해상가두리에 5,000마리가 추가 방류됐다. 방류된 치어들은 해양심층수를 통해 약 1년간 철저하게 관리된 25cm 내외의 우량개체들이었다.

해상가두리에 방류된 명태는 해상과 육상 사육의 성장과 성숙도 비교, 수온변화에 따른 어장환경 적응력(유영 및 먹이섭취 등) 등 다양한 양식 환경 생태 연구의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위해 활용된다.

지난 3월 말에는 명태 중간어(25cm 이상) 800여 마리가 국내 유명 아쿠아리움 5개소에 분양·전시됐다. 분양된 명태는 서울 코엑스아쿠아리움(120마리), 일산 아쿠아플라넷(20마리), 제주 아쿠아플라넷(500마리), 울진아쿠아리움(100마리), 경포아쿠아리움(20마리) 등 총 760여마리이다. 아쿠아리움 일부 분양은 강원도 대표어종인 명태와 수산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아쿠아리움 분양 명태 이외에 1만여 마리의 명태가 어미화 기술 확보를 위해 사육되고 있으며, 현재(지난달 기준) 최장 35cm 크기로 성장했으며 큰 문제 없이 자라고 있다.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연구센터는 우량명태의 어미화 기술 확보를 통해 오는 2018년부터 명태 수정란의 안정적인 대량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사육 중인 명태가 생식이 가능한 성어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상태의 명태는 생식이 가능한 최저 체장이 34cm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잡혀 온 명태를 확인한 결과 40cm 이상은 자라야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육상에서 사육된 개체이기 때문에 크기와 상관없이 성숙되기 위한 연령을 채워야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향후 어미화로 건강한 살아있는 개체에서 자연산란을 통한 수정란을 확보할 수 있다면 프로젝트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에서 기르고 있는 어미화를 위해 기르고 있는 명태들은 약 1만마리로, 1년 3개월여만에 최대 35cm까지(지난달 기준) 자랐다.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자라고 있는 상태로, 방란을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성숙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치어 생산 없어…육상사육 명태 성숙까지 1년여 필요

치어 대량 폐사 이후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의 실패를 이야기했고, 명태 방류 이후에는 이미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처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성패를 어느쪽으로든 단정짓기는 이르다.

올해는 명태 치어 생산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정을 위해서는 암수가 동시에 확보돼야하는데, 죽은 수컷은 정액이 활성화된 상태를 일정기간 유지하며 냉장상태로 9일까지 보존할 수 있으나 이 시기에 어미가 잡히지 않으면 수정을 할 수 없다. 어미가 잡힌다 하더라도 다회성 산란 어종인 명태는 성숙한 알에 한해서만 수정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초기, 북한과 러시아어에서 명태 활어나 수정란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큰 수확없이 어업인의 제보에만 기대는 상황에서 올해는 그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못했다.

현재 사육하고 있는 명태의 경우 생식이 가능한 성어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내년 명태 산란기까지는 치어생산이 불가하다.

명태는 우리 식탁의 단골 손님이라는 명성과 달리 생활사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 세계적으로 명태에 관한 연구는 일본은 제외하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논문이나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세계 최초로 명태 소규모 양식(초기 양식)에 성공한 일본은 매년 20만톤 이상의 명태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명태 양식기술도, 활 명태도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보다 5년 늦게 명태 연구에 뛰어든 우리나라가 육상에서 명태를 중간어까지 길러낸 것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룬 성과로, 희망이 있다 할 것이다.

 

 

 

 

 

 

▲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이뤄진 명태 치어 방류 모습. 바다 적응 여부, 회유 가능성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나 연구진들은 그동안 자료가 없었던 명태의 서식환경, 회유경로를 확인하고 실종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관련 정보 전무…불투명한 성공 가능성 속에 새로운 시작

그러나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진정한 성공을 이루기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명태가 우리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명태를 길러내는 기술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서식 환경과 회유 경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가 수반돼야한다. 현재는 동해 명태의 월별 어획분포도와 수온변화, 채란 및 수정기술, 명태 자어·치어에 대한 사육기술 등 기초 연구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명태의 서식환경, 명태 회유 경로 등의 연구는 아직 구체화되지 못했다.

또한 명태가 급작스럽게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명태 새끼인 노가리의 남획때문인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의 상승 때문인지 확실치 않고, 중국 쌍끌이 어선의 북한수역 조업도 원인으로 지목되나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지 확인되지 않았다.

명태의 회유 경로나 산란장의 위치 역시 과거 어획분포 등을 통해 추정된 정보뿐이다. 오호츠크해에서 한겨울 한류를 타고 강원도까지 남하하는 계군과 동해의 냉수대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울에 바닷물이 차가워진 연안으로 계군 등 두 무리가 있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한 회유경로는 알 수 없다.

명태 방류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연구들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덧붙여 명태가 사라진 이유가 회유 경로의 변화 때문이라면 명태가 방류된 명태가 동해에서 자리를 잡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의심하는 입장에서도 연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그동안 명태에 관한 자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의심하는 측에서는 가능성 없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진들 역시 지금까지의 성과를 성공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방류는 연구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방류와 함께 서식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며, 이후 종묘 방류 시에는 명태에 태그를 삽입해 회유 경로를 확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번 방류가 명태 실종 원인과 서식 환경, 번식 등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명태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미래 수산업을 위해서는 언젠가 시작돼야 할 일임에는 분명하나, 성패는 누구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시작 조건은 달랐으나, 과거 도루묵의 자원회복 사례를 볼 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장은희 기자>

 

 


 

 

▲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 장묘인 과장. ⓒ박종면
Interview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 장묘인 과장
“명태, 확실한 건 없지만 대중어종 체장 제한은 필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해양수산부 장묘인 수산자원정책과장. 장 과장은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자체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음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확신이 없기는 장 과장도 마찬가지다. 동해에서 명태 자원이 사라지다시피한 이유도, 명태가 회유성 어류가 맞는지, 맞다면 서식지는 어디며 회유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말할 근거가 없으니 말이다.

장 과장은 “지금은 사실 자료라는 것이 없으니까 시간을 두고 활어미를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며 “치어 상태로는 어디로 이동하는지 추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지난해 방류한 치어는 유전자 마크를 축적해두고 지역 어업인들에게 어디서 잡았는지 신고를 받을 생각이다. 지난번처럼 현상금을 걸더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확신없는 프로젝트에 매달리려 할까? 그것은 바로 ‘상징성’ 때문이라는 것. “명태가 없으면 수입해서 먹으면 되지 굳이 돈 들여 회복하는 게 맞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 세대만 보면 수입해서 먹어도 되겠지만 미래세대를 생각하면 자원을 이어주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거죠.”

다른 어종도 우리 세대에만 쓰고 말거면 정부에서 규제할 필요도 없고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자고 떠들 필요도 없다는 거다.

장 과장은 명태 자원고갈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어린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수온의 변화라면 서서히 적응해가든지 서서히 사라지든지 할 텐데 갑자기 자원이 소멸됐다는 것.

그래서 그는 효율적인 체장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명태도 과거 체장 제한(10cm)이 있었지만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대중어종) 체장 제한을 하겠다고 하니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단지 작은 물고기를 가려내는 것이 귀찮을 것’이라고 어로장들이 말하더라”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또 “TAC(총허용 어획량)와 체장 제한 1~2년만 하면 효과가 나올 텐데 그걸 못 참으시고 계속 어렵다고만 하시니…”라며 아쉬움을 토해했다.

장 과장은 이전에 성공한 도루묵, 대구 등의 자원회복 사례를 들며 “10년 넘게 방류도 했고 규제도 했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진행이 되어 보호(회복)가 됐다”며 “단순히 돈이 안 되는 시기에 한 달 조업 쉰 것 가지고 자원보호를 한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며 자원관리 조치에 불만을 표시하는 일부 어업인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종면 기자>


 

 

▲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서주영 연구사. ⓒ박종면
Interview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서주영 연구사
“최대한 많은 명태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표”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서주영 연구사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 기대만큼 의심과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 연구사는 “연구진들은 물론 방류된 명태가 동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미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회유 여부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회유성 어종인 명태는 과거에 경북지역까지 남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추측일뿐 명확한 회유 경로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으며, 해양환경변화로 인한 명태 실종 역시 확인된 바가 없다.

그래서 서주영 연구사는 “해봐야지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방류된 명태가 동해에서 잡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우려가 많은데, 육상에서 사육된 개체의 경우 방류하더라도 회유하지 않고 동해 인근에서 서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서식환경과 회유경로 등에 대한 연구도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진행 중이며 앞으로 더 심층적인 연구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올해에 치어생산이 이뤄지지 않은 점, 치어 육성 과정에서 대량 폐사의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점은 불안요소임에 분명하다.

이에 대해 서 연구사는 “대량폐사의 경우 먹이나 수질이 원인일 수 있는데 먹이 조건이 각각 달랐음에도 모든 수조에서 폐사가 발생했다”며 “수질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같은 물이 공급된 명태보다 작은 어종의 경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먹이와 수질의 문제가 아니라면 명태의 생태적 특성 혹은 육상 사육시의 특이점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정적인 치어 사육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조건에서 사육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 가두리와 센터에서 키우고 있는 명태는 무탈히 잘자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어미화를 위한 연구가 이뤄지게 된다.

서주영 연구사는 “센터에서 기르고 있는 명태가 1년 3개월만에 35cm까지 자라 내년에는 40cm를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육상 사육에 대한 자료가 없어) 자연에서 같은 크기로 자라는데 만 3년여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에 비교할 때 생식이 가능한 개체로 성숙하려면 약 2년여가 지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 산란을 해준다면 프로젝트에 있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은 사육연구를 통해 최대한 많이 건강하게 사육하는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장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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