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앞에서 굴하지 않던 ‘노량진수산시장 칼부림사건’ 피해자 최상훈 본부장 퇴임
폭력 앞에서 굴하지 않던 ‘노량진수산시장 칼부림사건’ 피해자 최상훈 본부장 퇴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3.09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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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30년 몸담았던 법인서 정년…그날 트라우마 지워지지 않아
▲ 최상훈 수협노량진수산시장(주) 경영본부장이 9일 퇴임을 맞아 안재문(오른쪽) 사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있다. ⓒ박종면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일명 ‘노량진수산시장 칼부림사건’ 피해자인 최상훈 수협노량진수산(주) 경영본부장(상임이사)이 9일 약 30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노량진수산시장을 떠났다.

노량진수산시장을 관리 운영하는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사장 안재문)은 9일 오전 대표이사 사장실에서 최 본부장의 약식 정년퇴임식을 열고 최 본부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최 본부장은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지난 1988년 10월 수협노량진수산시장(주)에 입사했다. 이후 시설관리부, 고객지원부 등 여러 실무부서를 거쳐 2013년 3월 상임이사로 승진, 경영본부장을 맡아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이끌어왔다.

특히 그는 수협은행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긴 강명석 전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신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2월 2일까지 구시장 잔류상인들의 반발로 둘로 나눠진 노량진수산시장 운영을 책임지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열정을 바쳤다.

▲ 9일 정년퇴임한 최상훈 수협노량진수산(주) 경영본부장. ⓒ박종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4월 4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에 반대하는 상인(비대위 부위원장) 김 아무개 씨로부터 40cm 길이의 회칼에 찔려 허벅지 관통상을 입어 한 달 여 기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던 것. 이 사건으로 생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업무에 복귀해 시장 정상화를 위해 힘쓰다 사장 직무 대리를 맡게 됐던 것. 그날의 상처는 선명하게 남아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최 본부장을 상해한 비대위 부위원장 김씨는 특수상해죄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5년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 진행 중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 5일이 환갑이었는데 환갑까지 일한다는 건 복 받은 것”이라면서도 “상인들과 부딪힐 때 괴로웠다. 사람 상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후임 이사에게 짐을 잔뜩 안겨주고 가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3월 16일 현대화시장(신시장) 개장 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상화 되지 않은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400명 가까운 상인들이 옮겨온 것은 직원들 노력이다.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법인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또 그는 “하루 속히 시장 정상화가 이뤄져 법인과 시장 종사자, 방문객 등 관계자 모두 웃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시장에는 전체 입주 대상자 중 약 80%가 이전을 마쳤지만 소매상인은 654명 중 약 400명만 이전해 수협은 구시장 잔류 상인들을 상대로 명도소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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