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일명 ‘노량진수산시장 칼부림사건’ 피해자인 최상훈 수협노량진수산(주) 경영본부장(상임이사)이 9일 약 30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노량진수산시장을 떠났다.
노량진수산시장을 관리 운영하는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사장 안재문)은 9일 오전 대표이사 사장실에서 최 본부장의 약식 정년퇴임식을 열고 최 본부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최 본부장은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지난 1988년 10월 수협노량진수산시장(주)에 입사했다. 이후 시설관리부, 고객지원부 등 여러 실무부서를 거쳐 2013년 3월 상임이사로 승진, 경영본부장을 맡아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이끌어왔다.
특히 그는 수협은행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긴 강명석 전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신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2월 2일까지 구시장 잔류상인들의 반발로 둘로 나눠진 노량진수산시장 운영을 책임지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열정을 바쳤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4월 4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에 반대하는 상인(비대위 부위원장) 김 아무개 씨로부터 40cm 길이의 회칼에 찔려 허벅지 관통상을 입어 한 달 여 기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던 것. 이 사건으로 생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업무에 복귀해 시장 정상화를 위해 힘쓰다 사장 직무 대리를 맡게 됐던 것. 그날의 상처는 선명하게 남아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최 본부장을 상해한 비대위 부위원장 김씨는 특수상해죄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5년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 진행 중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 5일이 환갑이었는데 환갑까지 일한다는 건 복 받은 것”이라면서도 “상인들과 부딪힐 때 괴로웠다. 사람 상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후임 이사에게 짐을 잔뜩 안겨주고 가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3월 16일 현대화시장(신시장) 개장 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상화 되지 않은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400명 가까운 상인들이 옮겨온 것은 직원들 노력이다.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법인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또 그는 “하루 속히 시장 정상화가 이뤄져 법인과 시장 종사자, 방문객 등 관계자 모두 웃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시장에는 전체 입주 대상자 중 약 80%가 이전을 마쳤지만 소매상인은 654명 중 약 400명만 이전해 수협은 구시장 잔류 상인들을 상대로 명도소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