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3.13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회-일선수협 수평적 관계 만드는 게 1순위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 노 당선인은 이달 24일 취임식을 갖는다.  사진=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지난달 16일 차기 수협중앙회장이 선출됐다. 노동진 전 진해수협 조합장이 제26대 수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노동진 회장 당선인은 선거유세에서도, 당선 직후에도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고 했다. 수협중앙회 별관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노 당선인은 다시 또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 직원들이 1년만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인이 왜 진해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야 했는지, 왜 서울에서 일하고 싶었는지 궁금했다. 

노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 출마할 때 내건 공약과 전국을 돌며 조합장들의 건의사항을 받아 적었던 수첩의 내용을 적극 실행에 옮겨 중앙회의 근본 설립 목적인 조합과 어업인 지원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중앙회와 일선 수협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소통하며 협동조합의 이념을 실천하는 것을 제일로 꼽았다.

차기 수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노동진 전 진해수협 조합장은 이달 24일 취임한다.
차기 수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노동진 전 진해수협 조합장은 이달 24일 취임한다.

회장 당선을 축하한다. 취임 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공약 그대로입니다만 공약 중에서도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이때까지 중앙회가 수직적인 관계에서 모든 일이 이뤄져 왔습니다. 이제는 수평적인 관계로 바꿔 중앙회가 일선수협을 도와나간다면 일선수협은 크게 성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업인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중앙회 하고 일선 수협의 관계가 원활하게 소통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인사 원칙을 바르게 세워서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좀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 다음에 우리 지금 구조상 (수협)은행의 역할이 상당히 크거든요. 그래서 은행이 돈도 벌어야 되겠지만 어민 생각을 먼저 하는 입장으로 사고를 바꿔서 수산인이 한 울타리 안에서 다 어울릴 수 있도록 그런 의미를 고취시켜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일 우선은 수협중앙회가 일선 수협을 좀 잘 살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선 수협이 잘 살아야 어업인들에게 작은 행복도 돌아갑니다. 그래서 제가 올해 목표는 일단 수협에 전국에 있는 수협을 이제 다들 어려움에서 벗어나게끔 우리가(중앙회가)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을 중앙회가 좀 해야 되겠다는 겁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이 선관위에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이 선관위에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도 있었는데…

선거법 위반하지 않았지만 사실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선거는 끝났고, 견제도 있었지만 다 포용합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니까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생길 수 있지만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도 사람이니 아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출발한 사람들입니다. 힘을 모으지 못하면 목표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함께 가야 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수협, 수산업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등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개발행위나 제약으로부터 수산업과 어업인의 삶의 터전을 지켜내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회원의 공동이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런 수협중앙회의 책무를 되새겨 중앙회와 일선조합 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외부에서 중앙회 지방 이전 이야기도 들리는데 어떤 생각인가? 

우린 가만히 있는데, 수협이 어디로 간다, 농협이 어디로 간다, 우리 조직을 우리 의사와 관계 없이, 상의도 없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데 우리가 그들 마음대로 하는 조직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을 좀 협의하고 소통도 좀 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전국에 있는 조합장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데, 우리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수협 어업인들이 행복하고 잘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나는 진짜 우리 어민이 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중앙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민이 잘 살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고기도 많이 나고 어가도 좋아야 되는데…

물론 그렇긴 하지만 이제 고기는 어획량이 줄어들고 어민들은 노령화 돼 가는데 거기에 맞는 컨셉을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여 적게 잡아도 이익이 더 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6차산업화가 대표적인 것인데 어민들, 조합원들 소득 증대에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앙회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바닷모래 채취, 풍력발전, 원전 등이 다 우리 바다의 악재로 다가오는데,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악재에 대비하고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 중앙회의 역할이고 준비가 돼 있어야 타격이 덜합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은 수협중앙회가 일선 수협을 좀 잘 살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당선인은 수협중앙회가 일선 수협을 좀 잘 살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어민들이 예민해졌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그게 유해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하면 물고기 자체를 안 찾게 됩니다. 언론에 따르면 일본이 방류를 하면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 데 5년 걸린다는데, 영향이 아주 미미하다 하는데, 이런 것들이 영향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정부에서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장기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까 이렇더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걸 대외적으로 언론에서 정말 미미하다, 국민 여러분 우리 수산물 안전하다고 언론에서 알려야 합니다. 

또 전국에 있는 위판장에 검역소를 설치해서 모든 위판장에 올라오는(상장되는) 물고기는 검역을 마친 고기가 팔린다는 것을 알고 국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수산물 소비가 줄지 않습니다. 수산 전문지만 봐도 미미하다는 메시지를, 이미지를 심어줘야 데미지가 적습니다. 

 

우리 정부가 원전 오염수 방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후차적으로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는데…

기회를 놓쳤습니다. 일본은 IAEA 의장국을 10년 했거든요. 그동안 방류를 준비했다는 거죠. 방류할 계획을 다 세워서 강대국을 처음부터 이해를 시킨 거예요. 그럴 때 우리는 남일 같이 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미리미리 준비를 했더라면, 저게 나중에 바다로 흘러나올 때 우리 쪽에 영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빨리 체크하고 준비를 해왔다면 충격이 적을 건데, 그런데 우리는 원전이 (본격적으로) 탁 터지자 움직이려고 하니 늦은 거죠.

조금이라도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한 2, 3년 전에 결과를 예측한 예측치가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 예측치를 보면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간다든가 하는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는데... 

충격을 적게 해야 합니다. 방류 후 5년 뒤에 도착한다는데, 5년 금방 가는데 그때 닥쳤을 때, 물론 국가가 준비는 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세밀하게 해서 수산인들이 받는 충격이 적게 해야 합니다. 

 

조직 개편은 어떻게 할 것인가?

큰 건 아니고 일부분은 해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어선사고가 일어나서 우리 어업인들이 사망할 확률이 많죠. 그리고 외국인 선원 수급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편한 게 많거든요. 그래서 어선사고, 외국인 선원 수급 문제 같은 것을 담당하는 부서는 만들어야 하겠다는 겁니다. 담당 임원을 두고 관리하면 우리 어업인들 생명도 지키고, 외국인 선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 이런 걸 책임질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표이사는 어떤 이를 생각하고 있나?

여러 사람 생각하고 있는데, 다 장단점이 있고, 직원들이 신뢰하는 분으로 내부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언젠가는 트레이닝이 되겠지만 이 조직에서 직원을 트레이닝을 못 시킨 게 제일 큰 단점(잘못)입니다. 직원들이 일찍 퇴사하니 그런 것인데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직원들에게 1년만 믿고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으니까 1년만 좀 도와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요즘 밤잠을 잘 못잡니다.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할 일이 진짜 많은데, 중앙회의 주인인 회원조합 조합원들과 함께 60년 조직을 100년을 넘어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