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하의도
평화의 섬 하의도
  • 양이진 기자
  • 승인 2011.03.1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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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

여행을 다니며 언젠가는 꼭 들어가 보고 싶었던 섬이 있다. 바로 작은 전라도라 불리는 ‘하의도’. 지금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더 알려진 ‘하의도’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뱃길로 2시간 30여분을 가야 도착하는 곳으로 여정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 작은 땅 하의도의 역사 앞에 민족의 위대함을 배우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친다. 토지탈환을 위해 360여년간 목숨을 걸고 싸운 주민들의 농민운동과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故 김대중 대통령이 배출된 섬. 물 위에 뜬 연꽃처럼 맑고 순박한 사람들이 땅과 바다를 일구며 살아온 섬 하의도에서 평화를 배운다.

농민운동의 성지

하의도는 우리나라 서남부의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목포로부터 59.7㎞ 떨어져 있다. 하의도라는 지명은 연화부수(蓮花浮水). 즉,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위에는 상하태도·능산도·장병도·개도·송도·장좌도 등 유인도 9개, 무인도 49개로 이뤄져 있으며 농업과 수산업, 천일염 등이 주 소득원이다.

지금의 하의도가 있기까지는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한 주민들의 목숨을 건 농민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의3도 농민운동은 하의도, 상태도, 하태도의 주민들이 거친 바다를 막아 피땀 흘려 일궈낸 간척지를 조선후기의 세도가에게 빼앗기면서 시작된다. 이후 토지를 되찾기 위한 농민들의 항쟁은 조선후기를 거쳐 일제강점기, 미군정 시대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를 아우른다. 약 360여년간에 걸친 토지탈환의 역사는 하의3동 농민운동기념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기념관은 ‘하의3도 피맺힌 농민항쟁의 성지여’라는 주제아래 도입부와 토지항쟁기념실, 농경문화실 등 3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기념관 옆 마당에는 토지탈환운동 중 섬주민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사람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들도 세워져 있다. 

대통령의 고향

하의도는 우리나라 제 15대 대통령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은 하의면 후광리 원후광마을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호인 후광(後廣)은 태어난 마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그는 12세에 목포로 이주하기 전까지 이곳 하의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현재 생가는 밭으로 이용하던 집터에 당시의 구조물을 이용해 1999년에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김 전 대통령은 자서전 ‘나의 삶 나의 길’에서 당시의 삶에 대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마을에서 제일가는 재산가였다’고 밝히듯 생가는 6칸으로 된 안채와 창고 1동, 화장실 1동 등 부속채와 헛간 등으로 구성돼 일반 초가에 비해 규모가 컸다.

마을 주민들은 “신안의 작은섬 하의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이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해 낸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입을 모은다.


생가를 관리하던 관리인은 부러 관광객들을 배웅하며 맞은편 입구에 설치된 노벨평화공원 조성 조감도를 가리킨다. 그는 “빨리 공원조성이 시작돼 하의도가 평화의 섬으로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김 전 대통령과 평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여과 없이 내보인다.
 
해안도로와 큰바위 얼굴

하의면의 서쪽으로는 서부해안일주도로가 개통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명소는 큰바위얼굴로 마치 사람의 옆얼굴의 형상을 하고 있어 그 자리에 서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전국에 있는 얼굴바위 중에 가장 사실적으로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 위치에 따라 사자 형상으로도 보인다 해서 일명 사자바위로도 불린다. 또한 작지만 일몰이 아름다운 모래구미해수욕장도 자리하고 있다.

길이 100m, 폭 80m의 아담한 해수욕장은 완만한 리아스식 해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아기자기한 멋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초암 김연 선생이 후학을 양성했던 덕봉강당과 하의면만의 독특한 화염제조법을 전승보전하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하의천일염전시관, 해발 약 100m 길이 6.7㎞의 등산로인 김대중 모실(올레)길 등도 꼭 가봐야 할 명소이다.

하의도를 돌아보는 내내 고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가 나고 자란 곳,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굳이 국어사전 속의 의미가 아니더라도 고향이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임이 분명하다. 평생에 걸쳐 고향주민의 응원을 힘입은 김 전 대통령에게는 더욱 각별했을 것이다. 그가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했던 꿈 ‘넓고 넓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언덕에 기와집 한 채를 짓고 살겠다’는 그 꿈은 바로 고향 바람이 아니겠는가. 

*하의도 찾아가기
서울-서해안고속도로 - 목포 - 목포여객선터미널
부산 - 남해고속도로 - 광주 - 나주 - 목포 - 목포여객선터미널

목포여객선터미널
-목포→하의 : (일반선) 06:50, 13:30 / 2시간 30분 소요
       (쾌속선) 07:10. 14:30 / 1시간 10분 소요 
-하의→목포 : (일반선) 09:20, 16:30 / 2시간 30분 소요
       (쾌속선) 08:30, 15:50 / 1시간 1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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