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 위한 총괄 책임기관 역할에 충실한다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 위한 총괄 책임기관 역할에 충실한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6.30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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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생물자원관 탐방>
해양생물 주권시대…국가해양생명공학 컨트롤타워
▲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리에 세워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뒤로 송림산림욕장이 보이고 그 너머로 서해바다가 넘실거린다.

[서천군=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지구 면적의 70%는 바다다. 이 바다에 지구 생명체의 80%가 산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의 1%도 채 알지 못한다. 해양생물은 말 그대로 자원이기도 하고 국력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은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생물자원의 보존은 물론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경쟁을 가속화 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관장 김상진, 자원관)은 새로운 국제적 추세에 대응하고, 해양생물자원의 종합적 관리를 통한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설립된 국가기관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준비하는 해양생물자원을 연구·보전·활용하는 전문기관으로 지난 2015년 4월 20일 설립됐다.

자원이 돈, 국력이 되다보니 세계의 흐름이 국가 간 해양생명자원 선점 경쟁으로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 확보와 유전자원 발굴을 통한 가치 창출을 전략적인 목표로 세웠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까지 계획을 수립, 준비하고 있다.

 

생물자원 50만 점 확보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에 위치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32만 5,000㎡ 부지에 들어선 해양생물 연구전문기관이기도 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씨큐리움’이라는 전시·교육 공간까지 보유하고 있다. 씨큐리움은 Sea(바다)와 Question(질문), Rium(공간)의 합성어로 ‘바다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전시·교육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씨큐리움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실내 한가운데 있는, 유리로 만든 탑 모양의 시드뱅크(Seed Bank)다. 높이 24.7m에 이르는 유리 구조물 안에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5,000여 점의 표본 전시를 통해 해양생물의 진화 및 분류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씨큐리움은 총 4층으로 구성된 전시공간으로 일반적인 전시관과는 달리 관람 동선의 시작이 4층부터 시작된다. 4층에 위치한 제1전시실은 ‘해양생물의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으로 가득 찬 이곳에서 해조류와 플랑크톤은 물론 바다의 포유류까지 7,500여 점의 해양생물 표본을 만날 수 있으며, 물과 생명의 기원, 생물분류체계, 바다의 탄생 등 해저 세계를 탐험하기 전에 알아야 할 지식이 소개된다.

▲ 씨드뱅크.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드뱅크엔 5,000여 점의 해양생물 표본이 전시돼 있다.

이어 해조류·무척추동물·어류·포유류 등 코너를 돌며 해양생물의 세계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투구게와 앵무조개를 비롯해 비단군부·따가리 등은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립스틱 원료로 사용되는 흰이빨참갯지렁이, 200V 전압의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가오리 등 생물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포유류 코너에는 상어, 가오리 등과 함께 까치상어의 출산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표본도 발견할 수 있다.

 

관람객 위한 전시공간, 씨큐리움

제1전시실 마지막 부분에는 ‘인터렉티브 미디어월’ (Interactive Mediawall) 등의 코너로 동작인식을 통해 해양생물과 교감하는 가상 수족관이 있어 증강현실을 통해 각양각색 고래를 만날 수도 있다. 미디어월에서는 직접 그린 그림을 미디어 월에 띄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A.R Scope(증강현실 기구)에서는 고래골격을 가까이에서 살펴 볼 수 있으며 3층으로 내려가다 보면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고래의 뼈를 만날 수도 있다.

3층으로 이어지는 제2전시실은 생물다양성의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해양생물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소개하고 연구와 갯벌의 중요성을 알리는 공간으로서 ‘미래해양산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해양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 해양생물 유전자바코드 개발 등에 대한 그림과 설명이 전시되고 있다. 각 기술에 대한 설명을 보다보면 해양생물에 대한 전시장이 아니라 마치 과학수업 교실같은 착각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2층에 위치한 제3전시실에서는 해양 주제 영상을 상영하고 있는데, 범고래의 공격으로 어미와 헤어진 새끼 혹등고래(humpback whale)가 겪는 여정이 펼쳐진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기획전 ‘레고구조대-보호 대상 해양생물 구출대작전’이 오는 9월까지 진행된다. 블록전시 외에도 헬멧을 쓰고 구조대원이 되어 추억을 남기는 포토존과 블록으로 직접 보호 대상 해양생물을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4D 영상관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 찾는 영상관이다.

1층 로비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대표적 대형어종인 상어표본 10종 30여 점이 전시되는 ‘상어가 샤샤샥’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상어 이야기에 대한 퀴즈와 답변을 통해 재미를 더해 준다.

 

▲ 일반인을 위한 생물자원 전시장인 씨큐리움 내부.

나고야의정서 채택으로 생물자원 주권화 강화

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치러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생물자원에 대한 접근 및 이익공유’에 대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됐다. 이 협약은 생물자원에 대한 접근을 자국법으로 관리해야 하며, 활용한 생명자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원산국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이 의정서에 2011년 서명하고 올 3월 국회에서 비준절차를 마쳤다. 따라서 이 국제협약에 의해 각국은 자국의 해양생명자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목록을 체계화해 관리해야만 내외 국민에 의한 무분별한 반출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정식절차에 의해 제공된 생명자원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의 공유를 요구할 수 있게 돼 있으므로 이에 따른 국가별 준비가 많이 필요하게 된다. 생물자원의 주권화가 세계적인 흐름인 셈이다.

자원관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생물자원 5,000여 종 50만여 점을 확보했다. 그리고 앞으로 350만 건의 해양생물자원 확보와 10만 건의 유전자원 발굴을 통한 가치창출을 중장기적인 전략 목표로 세웠다.

 

▲ 수중탐사 모습

해양바이오산업 확대 위한 연구 추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바이오 소재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등 해양바이오산업 확대를 위한 연구도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해양바이오 연구 분야로는 해양생물 유전자원 및 유전체 확보와 해양천연물 라이브러리 구축, 해양미생물 자원 확보연구를 비롯해 해양바이오 소재의 정확하고 빠른 검색기법 개발 위한 연구도 추진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양수산용 LMO(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한 국민의 건강안전관리, LMO로부터의 위해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의 유전체, 단백질체, 대사체, 생체기능 등을 활용한 산업용 소재 선도물질 탐색 및 소재 발굴 연구를 통해 해양바이오 소재 확보와 산업화 지원을 수행함으로써 자원관이 해양바이오 산업화 허브기관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반연구 분야는 우리 영해에 서식하는 고유 해양생물의 발굴, 신종과 미기록종에 대한 분류학적 연구, 해양보호종의 서식지 내외 보전, 생태학적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향후 배양, 사육기술 개발을 통해 유용종의 증식과 보호종의 복원 연구, 해양척추동물의 구조, 치료연구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들

해양생물 주권 확보로 국익 창출

자원관 내 국가해양생명자원센터에서는 현재 해양생물 실물자원 확보 및 보전·관리, DNA 서열과 종에 대한 정보의 DB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국내외 해양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14개의 기탁등록 보존기관을 20개로 확대 개편하면서 기탁등록보존기관의 관리, 자원 표준화 지원, 해양생명자원 정보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함으로써 국가차원에서 자원의 확보·보전·활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해양생명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중장기적으로 해양생명자원 국가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확보된 해양생물자원 분양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양생명공학산업 및 해양생물연구의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자원관은 무엇보다 해양생물의 주권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해양생물종 발굴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해양생명자원의 보존 및 이용을 위해 효율적인 수장고 운영, 인프라 구축과 해양생명자원정보시스템의 기능 고도화를 위한 업무 등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특히 해양생물자원의 공공재화와 해양바이오 소재 확보 및 발굴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등 해양생물자원의 허브기관으로서 생물자원 확보·관리와 해양바이오산업 확대를 위한 연구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자원관은 지난해 3월 우리나라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과 국가자산화를 위한 총괄책임기관으로 지정돼 해양생명자원의 다양한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활용 업무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Smithsonian Museum) 등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을 위한 총괄책임기관으로 설립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해양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에 대한 주권적 권리 확보를 통해 국익을 창출하고 자원부국의 꿈을 이루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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