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양식산업 변화
기후변화와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양식산업 변화
  • 김응오 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장
  • 승인 2010.10.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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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우리의 양식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다.

기후변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기상분포의 변화를 의미하며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 온실가스가 과거에 비해 증가하면서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가 지구 대기온도를 상승시켜 생태계의 파괴, 해빙, 해수면 상승 등의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변화협약은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회의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하여 각종 온실기체의 방출을 제한하고 지구온난화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채택된 협약으로 시작되었으며, UN과 세계기상기구(WMO)를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1988년에 구성되었으며,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세계기후연구 프로그램(WCRP)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 12월에 47번째로 기후변화 협약에 가입하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2007년 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서 향후 1세기에 걸쳐 전 세계 평균 온도가 최소 1.8℃에서 최대 4℃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발표에 따라 지구온도 상승으로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및 해수면 상승 등이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기후변화를 현안과제로 주목하며 전 세계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게 되었다.

기후변화는 해수온도의 상승과 해수면 상승 등 해양환경의 물리적 변화와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유도하고 결국에는 해양생물자원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기온, 강우량, 해수면온도 등에 관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온

지난 100년간(1912~2008) 우리나라의 6대 도시 평균기온은 1.7℃ 상승하였으며, 세계평균 기온상승 0.74℃ (육지 0.9℃, 해양 0.6℃)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A1B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대 1℃, 2050년대 2℃, 2100년대 4℃ 상승(A1B시나리오)를 전망하고 있으며, 세계평균 기온은 2100년대 1.8℃~4.0℃ (최소 1.1℃, 최대 6.4℃)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우량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6대도시 강우량은 19% 증가하였으며, 강우일수는 14% 감소하고 강우강도가 18% 증가(한반도 남부지역)하였다. 또한 일 80 mm 이상 집중호우 발생일수가 70년대와 비교해도 2배 이상 증가하였다. A1B시나리오에 따르면 2000년 대비 2050년 15%, 2100년 17% 강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시·공간 변동성 증가, 가뭄과 호우강도 동시심화 및 8월과 9월에 강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면온도

우리나라 근해 표면수온은 40년간(1968~2007) 평균 1.31℃ 상승하였으며, 이는 세계평균 0.5℃ 상승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기후변화가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바다는 지구 동식물 중 약 80%가 분포해 식량개발 가능성이 무한한 지구의 마지막 개척 영역이며, 식량자원의 보고다. 우리 국민은 하루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 중 41.7%를 수산물에서 섭취하고 있다. 따라서 수산업은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나 자급률 하락시 식량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또한 수산자원은 1차 식량과 가공식품 원료, 최근에는 에너지 자원으로도 활용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FAO는 이미 세계 수산물 부족을 예측하면서 피시플레시션 기능을 경고하였다. 더욱이 기후변화가 어업, 양식, 가공, 소비 어촌사회 등 수산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이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수온 상승에 따라 기존의 어장에서 생산되는 어종의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어종분포가 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FAO의 보고에 따르면, ① 생태계의 지리적 이동 및 내부변화로 인해 해면과 내수면 어종이 뒤섞이는 현상 및 산란지역의 변동 발생이 높아짐, ② 수산자원의 성장기간 장기화, 겨울철 치사율 감소 및 고위도 지역 어류의 빠른 성장, 수산자원의 산란 패턴 변화, 회유 이동경로 변화가 커짐, ③ 새로운 어족자원의 분포도가 기존과 달라지는 어장의 변화 증가, ④ 내수면에서 산란하는 어종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기후변화와 우리나라의 양식산업에 대하여

해수면의 경우, 특히 패류에 있어 서식 분포는 그 생물의 내성범위와 관계가 있으므로 수온의 범위에 따라 서식지가 변화할 수 있으며, 패류에서 일어나는 고수온에 대한 전형적인 반응은 먹이활동과 성장률 저하이다. 일반적으로 생리적 내성범위 내에서 수온이 상승하면 대사율이 증가하고 성장이 빨라지지만, 그 이상의 수온이 지속되면, 대사 및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하여 성장이 둔화되며,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수온은 염분과 더불어 그 영향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용존산소, 암모니아 및 황화수소 등 복합적으로 생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넙치, 조피볼락 등 주요 해산양식어류는 대부분 온수성 어종이므로 동계에 연안 수온이 높을 경우 성장이 빨라 양식 측면에서는 유리하며, 감성돔, 돌돔 등 동계에 낮은 수온에서 폐사가 일어나는 양식 어종의 경우 월동 양식 측면에서 매우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남해안 조피볼락의 경우 고수온이 지속될 시 산소부족 등의 이유로 집단 폐사가 일어날 수 있으며, 축제식 양식어류는 수온이 30℃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산소부족 등 환경악화로 폐사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면의 경우, 해수면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아 기후에 대한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으며,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회귀하는 어종에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의 내수면 양식에서는 보고된 바가 미미하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어류의 질병발생 동향은 세균성 질병, 기생충성 질병 등 단독 질병에서 바이러스성 질병과 세균+기생충+바이러스의 복합성 질병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수온에 대한 환경내성을 갖는 기생충 질병의 발생 증가와 세균+기생충+바이러스성 질병의 혼합감염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대응 미래 양식산업 발전을 위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양식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서, 먼저 양식 대상품종 중 기후변화에 의한 취약 품종을 파악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양식 대상품종의 변화 및 적응에 대비하고, 전략적으로 양식대상 품종의 변경을 위한 신품종 양식기술 개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양식 품종별 수온, 염분, 용존산소 등 서식제한 환경요인의 변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 조사 및 환경내성 범위 제시를 통해 양식취약 품종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후 양식 품종별 번식주기 재규명을 통하여 종묘생산시기 및 채묘시기의 조절, 인공생산 기술 안정화 등에 관한 실용적인 연구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신품종 양식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고수온에 적합한 아열대 또는 열대 해역의 양식품종의 도입 가능종을 탐색해야 할 것이다. 그 대상으로서는 능성어류, 전갱이류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 방안으로서 고온내성 육종품종 개발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에서는 가계생산된 육종전복을 대상으로 고수온 challenge test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수온에서 살아남은 전복과 죽은 전복의 가계를 추적하여 고온내성 육종전복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후변화대응 양식산업을 위해서는 지역 고유종 확보 및 종보존, 해역별 양식 적합품종 신규개발 및 양식지도 작성 등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외해 및 참다랑어 양식기술 개발

최근 내만 양식장의 환경 악화로 수산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어장환경이 양호한 외해에서 양식하는 기술이 시험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현재까지 외해양식 시험어업을 추진한 결과, 태풍 및 2노트 이상의 강한 조류에도 시설물의 안전성을 확인하였고, 양식지 주변의 수질, 저질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음을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성장은 기존 양식방법 보다 20% 이상 뛰어나고 질병감염이 관찰되지 않았고, 내만 가두리에서 보다 생존율이 약 25% 높게 나타났다. 외해가두리의 경제성에 있어서는 내부수익율이 돌돔 12∼28%, 참돔 12%, 고등어 25%로 높게 나타남으로써 연안의 조피볼락 양식의 내부수익율 5% 내외에 비해 높은 경제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로써 외해가두리 양식은 당장은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나, 한편으로는 기존 연안 양식어종과 경합되지 않는 고부가가치 품종 개발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산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외해양식 적지선정 기준안을 마련하여 우리나라 전역의 외해양식 적지조사 및 잠재력 평가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외해양식용 전략품종 개발, 미래전략형 외해가두리 및 부대시스템 개발, 연안역 통합관리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대응 신품종 개발과 관련하여 최근 높은 수온이 성장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참다랑어 양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다랑어는 자원량이 극히 적어 국제적으로 자원관리를 위해 어획량을 제한하고 있으며, 최근 양식용 참다랑어 종묘에 대해서도 어획규제에 대해 논의되고 있으므로 하루빨리 참다랑어 인공종묘 생산을 통한 완전 양식을 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02년 완전양식에 성공해 2007년부터 일부 인공종묘가 공급되기 시작했고, 2008년에 약 1만마리, 2009년에는 4만마리의 인공종묘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는 인도양 및 태평양 남부해역에 서식하는 남방 참다랑어를 대상으로 10∼30 kg 크기의 자연산을 선망으로 어획하여 양식하고 있으며, 2008년 육상수조에서 사육한 남방 참다랑어의 어미로부터 산란에 성공하여 본격적인 인공종묘 생산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선망에서 다량의 참다랑어가 어획되어 이를 활용한 참다랑어 양식산업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2005년부터 외해양식 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외해양식의 대상종으로써 참다랑어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금년부터는 정책과제로서 “외해 참다랑어 양식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2014년까지 집중 투자를 통한 선진국과 대등한 관계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참다랑어 완전양식의 성패는 참다랑어 인공종묘 생산과 양식을 통한 경제성의 확보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종묘의 확보방법으로는 먼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을 회유하는 500 g 전후의 치어를 채포하는 방법, 제주도와 남해안 먼 바다에서 선망으로 중형어를 채포하는 방법 등 자연산 종묘를 어획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겠고, 궁극적으로는 친어양성을 통한 인공종묘 생산을 통하여 완전 양식을 달성하여야 한다. 양식 경제성에 대한 검토를 위하여 제주 해역과 남해안 해역에서 외해 수중가두리와 수면의 내파성 가두리를 활용한 방법에 대하여 양식시험을 실시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비교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참다랑어 수정란 및 인공종묘 생산을 목표로 제주도 연안에서 끌낚시를 이용해 채포한 참다랑어 종묘와 앞서 확보한 참다랑어 어미후보군을 표선 외해 수중가두리에서 사육 중에 있으며, 통영 욕지도 연안에서도 어장 면적 10 ha 규모의 참다랑어 연구교습어장을 마련하여 내파성 가두리에서 참다랑어 어미화 사육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3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참다랑어 완전양식에 성공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국립수산과학원은 “외해 참다랑어 양식기술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향후 5년 이내에 완전양식 기술을 조기 확립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여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기 확립을 위해서 연구, 행정, 참여기업의 협력체로 구성된 산?학?연의 참다랑어 양식산업화 추진단을 운영하여 목표지향적인 사업체계를 확립함과 더불어, 국가 연구개발 사업과 지자체 시설지원 사업을 같이 수행하고, 생물, 환경, 공학 등의 융복합 연구진을 구성해서 전 분야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해산어류 종묘생산 및 양성 기술이 세계 일류의 수준에 도달하여 있으므로, 참다랑어 양식도 그에 준하여 시도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넙치와 전복 양식에 있어서도 양식 초창기에는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하였으나, 현재는 기술력에서 일본을 훨씬 앞질러 양식 산업화를 이룩한 단계에 있다. 따라서 참다랑어 양식은 종묘 확보, 시설, 사육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완전양식 달성까지 많은 시간이 요구되나, 인내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연구를 추진하면 참다랑어 양식산업은 멀지 않은 시기에 미래양식의 신산업창출형 사업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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