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거부하는 구시장 상인 대신 일반인 모집으로 시장 정상화 시킨다”
“이전 거부하는 구시장 상인 대신 일반인 모집으로 시장 정상화 시킨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4.02 2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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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협노량진수산(주) 안재문 대표이사
“구시장 상인에게 먼저 오라고 하지 않을 것” 강경 입장
신시장 1, 2층 판매자리 재배치 추진
▲ 수협노량진수산(주) 안재문 대표이사. ⓒ박종면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지난해 3월 16일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 신(新)시장에서 첫 경매가 열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났지만 구시장엔 ‘신시장 신축, 구시장 리모델링’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구시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직판상인들이 여전히 270명가량 남아 있다. 이들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관리 법인인 수협노량진수산(주)와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3일 수협노량진수산(주) 대표이사에 안재문 전 수협중앙회 상임이사가 취임했다. 안재문 신임 대표이사는 1989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그는 수협중앙회 식품사업부장, 어업정보통신본부장, 조합감사실장, 자재사업부장, 이사회 사무국장 등 주요 부서장을 거쳤다. 또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지도경제사업 부문 상임이사를 지내며 노량진수산시장 업무를 담당했다.

안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하자마자 “시장 정상화가 급선무”라며 “시장 경영 정상화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이사는 지난 2월말까지 이전을 거부하고 불법 점유를 지속해 온 구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최종 입점절차를 마치고, 2층 판매자리 45개에 기존 상인이 아닌 일반인 배정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에 975명이 몰려 2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안 대표이사를 <현대해양>이 만나 향후 시장 운영 방향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여전합니다. 바뀌어야 되는데 더뎌요. 구시장상인들이 2층을 내달라 해서 내줬는데, 90명 이전하겠다 하고선 16명밖에 안 와서 일반인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여기는 자기만 열심히 하면 돈 번다는 게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구시장 상인이 안와도 장사할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주려고 일반인 공고를 냈고 1, 2층 재배치하려고 합니다. 1층이라도 판매자리로 가치가 떨어지는 곳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2층 입주자 중에서 1층으로 옮기겠다는 사람도 있어서 2층에 빈자리가 생기면 채우고 1층도 일반인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그 사이 구시장 상인이 대거 2층 자리라도 달라고 하면 고민해보겠지만 그렇지 않고는 더 이상 기회가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오라고 하진 않을 겁니다. 


앞서 마지막 기회라고 몇 번의 허언(虛言)이 있었는데?
비대위(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가 3가지를 선동해 이전을 방해했습니다. 하나는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절대 마지막이 아니다’. ‘또 기회 줄 때는 지금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1년을 버텼는데 두 달만 더 버티면 좋은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두 달이 대선을 뜻합니다. 대통령 선거한다고 달라질게 없는데 상인들이 거기에 속습니다. 남아있는 분들의 다수가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들입니다.

할머니들은 판단력이 부족해 그런 말 들으면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달만 버티면 좋은 일 있다는 게 뭐냐면 보상금을 2억 원, 3억 원을 준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장사를 안 할 사람도, 조금만 기다리면 2~3억 원을 준다고 선동하니 할머니들이 모두 이전하려다 돌아선 겁니다. 그런 사람이 100명이 넘습니다. 장사할 마음이 없는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는 겁니다. 구시장에 270명 남아있는데, 100명 정도가 신시장으로 이전하면 구시장 측은 무너집니다. 


구시장 공실 관리 마찰이 많고 경비도 많이 드는 것 같은데?
공실 관리를 하는데 매일 충돌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명도소송 중인데 신시장으로 옮겨간 자리를 점유해서 비우라고 매일같이 말합니다. ‘우리 땅이다. 왜 너희가 간섭하느냐’는 식으로 무법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공실관리비 외 경비도 많이 듭니다. 1년 여동안 적자가 났습니다. 사업은 사업대로 안 되고 불필요한 비용만 지출됐습니다. 불필요한 비용을 당장에 끊진 못하지만 사업이 제대로 안 되는 건 제대로 챙겨야 됩니다. 이전도 마무리하고 신시장 활성화도 시켜야 합니다.

 

 

 

 

▲ 지난해 3월 16일 열린 신시장 이전식에서 안재문(왼쪽 두 번째) 대표이사(당시 수협중앙회 상임이사). ⓒ박종면

신시장으로 이전한신시장으로 이전한 이들의 불만은 뭔가?
신시장에 입주한 사람, 장사 잘 하는 사람은 정말 잘 합니다. 구시장에 있을 때보다 더 잘합니다. 그러나 자리라는 게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급(활어), 대중(선어), 패류, 냉동부류가 있는데 냉동, 대중이 많이 안 옮겨왔습니다. 그런 이유로 냉동, 대중부류 쪽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활어는 신시장이 훨씬 더 장사가 잘 됩니다. 2층 식당도 목,금, 토요일엔 자리가 없을 정돕니다. 연말연시엔 아예 식당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줄을 서서 빈 공간까지 탁자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신시장 활성화 묘안 있나?
빈자리를 빨리 채워야 합니다. 소비자가 봤을 때 빈자리가 듬성듬성 있으면 문제가 있나 생각할 수 있으니 시장을 빨리 정상 세팅해야 됩니다. 더불어 지금 차를 가지고 오는 분들은 새시장으로 안내가 되고 있는데 지하철 타고 오시는 분들은 신시장 접근성이 조금 떨어집니다. 그래서 접근성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또한 홍보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페이스북 등 SNS를 동원하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은 재방문을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홍보를 해야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구시장에 있을 때 ‘10’을 했다면 신시장으로 이전해서는 ‘20’이상을 해야 됩니다. 전체 규모를 키워야 합니다. 규모를 키우려면 신시장으로 오게 해야 합니다.


시장이 구시장, 신시장으로 나눠지면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는데…
그래서 홍보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비대위 쪽에서 신시장 폄하하는 악성글을 인터넷에 유포시켰지만 직원들에게 반박하지 말고 장점을 홍보하라고 말합니다. 절대수로 보면 구시장보다 신시장에 고객이 더 많이 옵니다. 자체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7:3 비율로 신시장이 더 많습니다. 또한 명도소송 선고가 수협 승소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구시장 상인들이 항소를 하겠지만 명도가 확정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신시장이 훨씬 장사가 잘 되면 구시장 상인들이 스스로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바로 신시장 활성화입니다. 고객이 안 온다면 구시장 상인들도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됩니다. 아직도 ‘3’이란 숫자가 가니까 버티고 있는 겁니다.


구시장에 남은 이들은 어떤 이들인가?
주통로, 목 좋은 곳은 활어, 할머니들은 뒤켠에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신시장으로 와서 장사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앞자리 목 좋은 곳에서 회를 파는 이들은 장사가 됩니다. ‘3’ 중에 대분이 그쪽입니다. 그러니까 끝까지 버티고 비대위가 선동하는대로 버티면 보상해주고 이전기회를 준다니까 손해볼 것 없다는 심산인 겁니다. 목 좋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최대한 버티다가 보상받고 나간다는 생각입니다.

비대위 선동이 허구라는 걸 느낀 사람은 3~4차례 입주기회가 있을 때 이미 다 왔습니다. 100명 이상 되는 사람이 장사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며, 그 사람들은 보상금만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거기에 꽂혀 있는 겁니다. 작년에 보상금 1억 원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3억 원이라고 말합니다.

비대위가 버티면 3억 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선동합니다. 작년엔 수협중앙회가 보상해준다고 했다가 올해는 oo건설이 보상해준다고 말이 바뀌었습니다. oo건설이 2차부지를 공사하려면 보상해서 내보낼 거라고 선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2차부지 개발 업체가 선정됐나?
아닙니다. 지금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용역 중입니다. 용역 중인데 개발업체 선정이요? 전혀 안 됐습니다. 구시장을 한꺼번에 허물면 상인들이 장사를 못하니까 롤링방식을 택했던 건데 구시장 상인들이 안 비워주고 있습니다. 개발부지에 왕래할 인원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텐데 그러면 신시장으로 올 환경이 조성이 되는데 그걸 모릅니다. 여기 와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설명해서 압니다. 빨리 집행(개발)돼야 됩니다.


구시장 상인들은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주장했었는데…
아직도 ‘구시장 리모델링, 신시장 신축’이라고 말합니다. 공익감사 청구, 공청회, 서울시, 국회 다 찾아다녀봐도 법으로는 패소하고, 법으로도 문제없다고 하니 이제 정치적으로 해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해주기로 했다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보상 명분이 있나?
사기업이면 개발을 서두르기 위해 보상하는 것, 속칭 ‘알박기’ 이런 것 있지만 우리는 해줄 수 있는 방법도 명분도 없습니다. 계약기간 동안 점유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보장된 것이 세입자라면 구시장 상인들은 그것도 아닙니다. 장사할 수 있는 권리만 있을 뿐입니다. 자리도 3년마다 재배치합니다. 일반 세입자보다 오히려 더 권한이 약화된 세입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땅, 자기 자리’라고 우기고, 비대위가 그렇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수협이 개발을 위해서 상인들을 나가라고 했으면 그럴수 있다고 칩시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지나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게 맞지 않습니까. 구시장 상인들은 장사할 터를 새로 만들어주면서 비우라고 하는데도 못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큰 돈 들여 새로 깨끗하게 터전을 만들었는데도 거부하고 ‘여기가 내 땅이니 여기에 지어달라’고 우기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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