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프런티어 ⑫ 이영만 대일식품(주) 대표, 양식에서 가공까지 굴 등 패류 수출 선도
수산 프런티어 ⑫ 이영만 대일식품(주) 대표, 양식에서 가공까지 굴 등 패류 수출 선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2.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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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일본 홈쇼핑 진출…지난해 1,500만 달러 수출 달성
▲ 이영만 대일식품(주) 대표. ⓒ박종면

지난해 국가 전체 수출이 5.9% 감소한 반면 수산물 수출은 2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비록 23억 달러 목표에는 미치지는 못했지만 농식품 수출 7% 증가와 비교하더라도 의미 있는 실적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수산물 수촐 목표를 25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연초부터 양식 현장에서부터 가공, 마케팅 현장까지 힘차게 내달리는 수산인이 있다. 바로 굴 중심의 수산물 가공업체 대일식품(주) 대표이사 이영만 사장이다.

이영만 사장은 국내산 굴이 참치, 김, 오징어, 넙치 등과 함께 수산물 수출을 주도하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는 40대 젊은 CEO다.

이 사장이 이끄는 대일식품(주) 역사는 대일수산(주)로부터 비롯됐다. 대일수산은 부친 이정태 대표가 1963년 굴, 홍합 양식업을 시작한 후 1987년 거제도에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창립한 기업이다.

▲ 이영만 대일식품(주) 대표가 굴 작업장(일명 박신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종면

 

대를 잇는 학구파

대일수산과 대일식품 두 법인의 주요생산품은 냉동굴, 냉동홍합, 냉동바지락, 냉동훈제굴 등의 통조림과 생굴, 생홍합 등의 신선품, 건굴, 건홍합 등의 건조품이다. 생산품의 60~70%는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 생굴과 냉동굴은 주로 일본으로, 마른굴은 홍콩,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또 통조림은 주로 미국, 일본, 멕시코, 유럽 등지로 나가고 있다. 나머지 30~35%가 동원, 사조, 펭귄 등 국내 대기업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제품으로 나가고 약 5%는 자체 브랜드인 델리씨(DELISEA)로 판매된다.

이 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대일수산(주)에서 말단 생산 사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해 품질관리(QC) 등을 거쳐 지금은 대일수산 부사장과 대일식품 사장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입사 전 일본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1년간 근무하며 해외 가공 현장과 수출시장에 대한 공부를 마쳤다. 이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이 사장은 아버지를 보며 자라며 수산업에 종사할 것을 결심하고 여수수산대학(현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수산식품가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하고 바로 일본으로 수업을 떠난 것. 이 업체는 한국에서 수입한 생굴을 가공, 판매하는 업체로 이 사장은 이곳에서 한·일 간의 격차를 직접 느끼고 일을 배울 수 있었다고.

이 사장의 관심사는 패류 전문 가공 노하우를 쌓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일하면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경상대 대학원 수산가공학과에 진학한 그는 굴 가공기술 개발 등의 연구에도 열을 올려 ‘국내산 굴의 성분특성 및 굴 조미 건제품의 가공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원물부터 가공까지 원스톱

대일수산, 대일식품은 원물부터 가공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자체 해결하는 수산 전문 회사로 원물부터 자급하다보니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선호하고 실제로 검증을 위해 굴 양식장 등 생산현장을 철저히 검증한다.

원물은 기본적으로 거제에 70ha 규모의 자가 양식장을 갖추고 있으며, 더 필요한 부분은 통영에 위치한 계약 어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자가양식으로 신선한 원물 공급과 가격 경쟁력이 원동력이 된다.

이 사장은 “냉장·냉동굴만 하는 업체는 올해 대(對)일본 굴 수출이 안 좋으면 판로가 막혀 생산을 줄여야 하고 매출이 줄어드는데, 우리는 다양한 가공을 하니 통조림을 늘린다거나 말린 굴을 늘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편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가공공장이 힘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직접 원료를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공장 가동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원물만 생산하거나 가공만 할 경우 수산물 풍·흉작에 따른 타격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신경 쓸 일이 많고 관리가 힘들지만 다양한 제품의 원스톱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회사 규모는 정규직이 40명 굴 껍질 까는 곳(일명 박신장) 비정규직 작업자가 많을 때는 180명까지 된다. 여기에 통조림 노동자까지 합치면 300명 이상 되기도 한다고.

▲ 바지락 분류 작업장. ⓒ박종면

 

연매출 300억…수산물 수출 10대 기업

지난 2014년부터 이 사장은 국내 수산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홈쇼핑시장에 진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격, 품질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얻으며 자국산 이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사장은 다양한 맛의 굴 통조림 개발과 수출, 일본 홈쇼핑 진출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수산신지식인에 선발되는 영광을 얻었다.

연매출은 2개 법인 합쳐 280~350억원 정도다. 수출은 매년 1,500만 달러 정도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대일수산과 대일식품은 500만 달러 수출탑을 각각 수상했다.

이 사장은 다양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전시회, 해외마켓을 많이 둘러본다. 그는 “굴, 홍합, 피조개, 멸치, 멍게, 장어 등이 해외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팔리는지 정보를 얻고 협업에 제안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또 역으로 제안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성공사례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노하우가 축적되는 장점이 있어 다른 제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

이 사장은 자체 브랜드에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현재는 대부분 OEM으로 나가고 있지만 앞으로 델리씨라는 자체 브랜드로 전세계로 수출의 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런 노력 때문일까 해외 수출시장에 앞서 국내 모 대형마트에서 ‘국산의 힘’ 프로모션 제안이 들어와 본격적인 생산, 디자인 작업을 거쳐 마케팅에 들어갔다.

대일식품에 경사가 겹쳤다. 현대화시설을 갖춘 새 통조림공장이 얼마 전 완공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해 SQF(Safe Quality Food) 인증 도입 등 위생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수출규모를 꾸준히 늘려 왔다.

안전성 확보와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1992년 미국 FDA에 대미 수출 공장으로 등록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된 것. 1998년에는 HACCP 시스템을 갖추고, 다음 해에는 업계 최초로 품질관리인증 ISO9002를 획득했다. 이 사장이 일본에서 돌아와 합류한 2000년에는 EU 수산물 가공공장으로 등록됐다. 2011년에는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을 추가 획득했다.

▲ 이 사장의 꿈은 패류 가공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까지 자체 브렌드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이 숙제”라며 “신제품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면

 

“‘델리씨’ 전세계 수출하겠다”

이 사장의 꿈은 패류 가공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까지 자체 브렌드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이 숙제”라며 “신제품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연구를 토대로 기존 OEM에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의견 제안하는 제조업자 개발생산)으로 넘어가는 시기로 개발 단계부터 적극 개입해 제안하곤 한다”며 “ODM은 우리가 얘기해도 좋게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2세 경영인으로서 아버지 뒤를 이어 패류 가공에서 만큼은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자체 브렌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 지난해 대일수산과 대일식품은 500만 달러 수출탑을 각각 수상했다. ⓒ박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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