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과 우리 수산업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과 우리 수산업의 미래
  •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 승인 2016.12.01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제4차 산업혁명’은 제3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컴퓨터(전자기기)를 바탕으로 기술 간의 융합을 통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혁신을 말한다. 그 중심에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 즉 정보통신기술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미래분석, 고객맞춤생산, 인공지능, 공유경제, 3D 프린팅, 온디멘드 경제 등을 통해 생산의 최적화는 물론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이 수산업에 미칠 영향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많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생각해 본다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산자원량 변화를 예측하고 효율적인 자원관리를 통해 현재 자원감소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며, 혁신적인 과학기술 진보는 수산물의 생산부터 유통 전 과정에 있어 큰 변화를 불러와 유통단계 축소를 더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수산물 부가가치 상승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므로 예상된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수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생활패턴과 소비트랜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도 함께 요구될 것이다.

현재까지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에 있어 그 중심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인 이유는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온디멘드 경제’가 중심이 될 것이므로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즉 소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즉 소비자가 어떤 어종을 어떤 요리로 먹을 것인지, 그래서 어떤 수준까지의 가공이 필요하며, 또 어떤 수산물 요리를 선호하는지와 같은 의사결정이 온라인 네트워크 등 IT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산물 유통의 출발점인 산지시장에서부터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이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마트, 외식업을 시작으로 유통업체, 그리고 산지시장, 생산자 등 현재 수산물 유통의 역순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수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공급자에게 전달할 것이고, 요구사항이 잘 반영될 경우 소비자는 기꺼이 가격을 지불할 것이다.

따라서 공급자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대한 빠른 대응과 더불어 비용절감 등을 위해 수산물 유통의 출발점에서부터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반영되길 원할 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 부산공동어시장과 같은 산지위판장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지에서부터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야 하며, 먼저 수산물의 가공 또는 완성식품의 생산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기존 위탁판매 및 반출이라는 단순한 산지위판장의 역할을 넘어서는 것으로 물류비용은 비약적으로 감소될 것이며, 정확한 수요예측과 소비자 요구가 반영된 수산물의 원활한 판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수산업은 다른 산업과 함께 무한한 성장·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산업의 현실은 변화에 있어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2016년 수산업은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 5월 환경부에서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고등어를 지목한 후 잘못된 발표라고 정정보도를 했음에도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가격이 하락했으며, 8월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콜레라 발생 원인을 남해바다로 돌려 횟집 등의 매출이 약 100억원 가량 급감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해양골재 채취로 자원감소가 가속화돼 어획량도 감소했다.

수산자원과 어획량의 감소는 곧 공급부족으로 시장 법칙에 따라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2006년부터 10년간 물가상승률은 약 24.6%p 상승한 반면, 국민생선 고등어를 예로 kg 당 가격 상승추이는 '06년 대비 '11년도 약 26% 상승했지만 이후 '12년도부터 '15년도까지 약 12%p 하락했다.

즉 수산물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일부 고가의 수출어종을 제외하고는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볼 때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할 수 없으며, 당해 위판되는 수산물의 크기와 품질 그리고 안정성 문제와 같은 외부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아 가격이 들쭉날쭉 하고 있다.

이러한 현재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해 변화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 두려움이 따른다. 새로운 미래는 달리 말하면 불확실하다는 말이기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산인들이 서로 힘을 모아 큰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 부산공동어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1월에 총사업비가 조정·확정되면서 내년에는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현대화 사업에 들어갈 것이다. 현대화 사업이 부산공동어시장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노량진 수산시장과 같이 이해당사자와의 갈등으로 이 사업이 혹시나 잘못돼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갖고 있다.

이러한 두려움은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더불어 의사개진의 기회가 충분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실시설계 과정에서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실사용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 우리 모두가 만족하는 미래 글로벌 명품 수산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