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균형 있는 경영 하겠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균형 있는 경영 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8.3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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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수산업협동조합 전이언 조합장>
녹차 참숭어 특화 성공…미국 이어 중국 수출 ‘도전’


▲ 하동군수협 전이언 조합장. ⓒ박종면
전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 최초 전어 단일 테마 축제인 경남 하동군 진교면 술상전어축제는 술상어촌계가 주최하고 하동군수협이 후원하는 수산물 축제다. 8월 20일 전후로 축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온 수천 명의 인파들로 북적거린다. 이 축제에 전이언 하동군수협 조합장이 축제 전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매일 이 곳에 들러 조합원들과 함께 했다. 이곳 전어는 고깃살이 쫄깃하고 고소하며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전 조합장은 “7~9월 전어 중 8~9월이 제일 맛있다”며 “술상 전어는 구워 먹어도 맛있고 포를 떠먹어도 맛있다”고 전한다.

사실 하동은 전어도 전어지만 참숭어가 유명하다. 녹차 분말을 넣은 사료를 먹여 키운 녹차 참숭어가 하동군과 하동군수협의 특산물이다.

하동군수협이 비브리오 패혈증 등의 여파로 인한 수산물 소비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적조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해 수산물 소비 촉진의 일환으로 참숭어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축제명은 ‘하동 왕의 녹차 참숭어축제’로 하동군어류양식업협의회와 하동군수협이 주최·주관한다.

녹차 참숭어 탄력성 좋아

녹차 참숭어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동군수협이 지난 2014년 1월 미국 LA에 참숭어 첫 선을 보인 뒤 뉴욕까지 범위를 넓혀 매년 조금씩 양을 늘려가 올해는 4,200톤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미국 소재 한인 마켓과 활어 전문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경남 활어 홍보 판촉행사’를 통해 꾸준히 하동 녹차 참숭어를 알려온 결과다.

전 조합장은 “녹차 참숭어 브랜드를 가지고 LA하고 뉴욕 두 군데 배로 가는데 다른 고기는 죽어도 참숭어는 한 마리도 안 죽는다. 확실히 녹차 먹인 게 면역력이 강하다”라며 녹차 참숭어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 “녹차가 활성제 역할을 하는데 육질이 쫄깃한 맛이 난다”며 녹차 참숭어 장점을 열거한다. 참숭어의 탄력성이 일반 사료를 먹인 참숭어보다 뛰어나다는 것.

▲ 하동군수협과 하동군어류양식업협의회가 매년 11월경 주회하는 녹차 참숭어축제. 사진은 지난해 행사.

하동군수협은 내친김에 넓은 중국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통관에 막혀 수출이 좌절됐지만 올해도 시도해보겠다는 의지다. 활어가 여의치 않으면 튀겨 먹는 걸 좋아하는 중국인 기호에 맞춰 선어 수출도 도전해볼 참이라고.

녹차 참숭어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해 지금의 브랜드가 탄생했다고 하다. 수익률도 높다. 하동군수협은 사료 대리점도 개설했다. 사료 판매금이 연간 12만 톤에 금액으로는 120억 원에 달한다. 사료 판매 수수료를 제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기에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사료회사에서 나오는 판매 장려금까지 조합원에게 환원하니 조합원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고.

사료 판매수수료 조합원에 환원

활·선어 위판 수수료 또한 최대한 조합원들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동읍, 고전면, 진교면, 금성면, 금남면 등 5개 읍·면 관할구역 27개 어촌계(1개 내수면 어업계 포함) 2,200여 명의 조합원들에게 지난해 4.4% 최대 출자배당과 이용고 배당을 실시했다.

전 조합장은 “여기는 조직이 참 잘 되어 있다. 한 가족처럼 협조적이다”라고 말한 뒤 “여름 적조 태풍 등에 대비한 양식재해보험에도 조합원 100% 가입했다”고 자랑한다.

전 조합장은 2006~2010 조합장을 지냈으며, 다음 선거에서 당시 전직 최다선 조합장과의 대결에서 9표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경쟁했던 전임 조합장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이 특징이다.

▲ 전이언 조합장이 지난달 술상항을 찾아 술상전어축제에 참가한 조합원들과 현안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박종면

경영실태 평가등급 우수조합

하동군수협은 지난해 경영실태 평가등급 우수조합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2015년 당기 순이익은 8억 원에 달한다. 하동군수협은 지난 1922년 ‘하동해태어업조합’으로 설립된 이후 1977년 하동군수산업협동조합으로 변경해 현재 본점과 4개의 상호금융 지점에서 선전하고 있다.

하동군수협은 해태 어장 소멸 이후 참숭어 양식 중심으로 전환해 양식이 활발하지만 경제사업보다 상호금융 이익이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수산업협동조합 취지에 맞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전 조합장은 “수협 개혁에 대한 다양한 의견, 즉 생산지도 기능은 약하고 금융사업에 안주한다는 비판 등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운을 뗀 뒤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균형 있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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