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생산성 향상 육종넙치 개발 ②
양식생산성 향상 육종넙치 개발 ②
  • 노재구 박사/국립수산과학원
  • 승인 2009.10.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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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되고 있는 모든 어종들에 대한 육종연구 확대해 나갈 계획

넙치 육종프로그램에 의한 성장형질 개선

 넙치 양식 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사육기술 개발에만 치중하여 속성장, 내병성 등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의 우량품종의 개발은 미흡하였고, 과학적이지 못한 친어집단의 관리 및 유전학적 다양성 축소로 양식 생산성 향상이 한계에 도달하였다. 유전적 다양성 축소는 집단 근친도의 증가와 유전적 병목현상(genetic bottle-neck)으로 이어지고, 성장 저하, 빈번한 질병 발생, 기형 등의 외적 표현으로 나타나게 되며 결국에는 집단 크기가 축소하거나 멸종하게 되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육종의 첫 단계는 기존 양식산 넙치 집단의 유전적 열성화에 의해 발생하는 기형과 질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기초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그림 5).

그림 5. 유전적 병목현상에 의한 넙치 집단 다양성의 축소
따라서 육종기술을 이용한 고부가가치의 우량 품종 개발을 통하여 넙치 양식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어미 집단의 유전적 관리가 시급하므로 전통적인 선발육종(selective breeding) 방법에 유전자 표지(DNA marker)를 이용한 분자육종을 접목하여 지속적인 후대생산을 통해 경제형질을 개선하는 효율적인 첨단육종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육종연구센터에서는 유전자 표지를 이용하여 유전적 다양성 및 유연관계에 기초한 분자 선발육종 기술 및 친자확인 기술을 개발하여 후대의 개체 뿐 아니라 가계들의 육종효율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선발 및 교배에 적용함으로써 성장 및 체형이 개선된 넙치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한 육종넙치들은 자연산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성장이 빠를 뿐 아니라 초기 생존율이 높고, 기형이 적으며, 성장부진 개체수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성장과 체형이 개선된 넙치 산업화 품종의 육종효율을 검정하기 위하여 민간 양식장에 분양하여 성장효과를 조사한 결과, 실험구에 비해 1년에 24%의 성장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넙치 산업화 품종보다 2개월 전에 생산된 대조구의 성장도 추월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그림 6).

 

그림 6. 육종넙치 산업화 품종의 성장효율 검정

 


  육종프로그램에 의한 질병내성 품종의 개발

 넙치 양식에서 잦은 질병의 발생은 이로 인한 집단 폐사와 치료를 위한 항생제의 오남용 등 생산단가의 상승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환경오염과 양식 어류의 불신으로 이어져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등 양식 산업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발 육종을 통하여 유전적으로 질병에 강한 넙치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접근 방법은 가계도가 확보된 넙치를 인위적으로 감염시킨 후 폐사개체와 생존개체의 가계를 친자확인을 통하여 추적하고, 특정 질병에 대한 가계별 저항성 변이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발의 기초가 되는 정보인 유전력(heritability), 유전상관(genetic correlation) 등의 유전모수(genetic parameter)를 밝혀낼 수 있다.

 현재 육종연구센터에서는 육종대상 질병 원인균으로 세균성 질병에는 에드워드(Edwardsiella tarda)를, 바이러스성 질병에는 바이러스성 출형성 패혈증 바이러스(VHS)를 대상으로 인위감염실험(Challenge Test)을 실시하였다. 257가계로 구성되어 있는 F2 넙치를 대상으로 각 실험구는 동일 수조에서 동일한 환경조건에서 생산 사육된 넙치 약 3,000마리 이상을 사용하고 질병 원인균으로 인위 감염을 시킨 후, 대상 질병으로 인하여 폐사하는 개체와 생존하는 개체의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모든 개체의 친자확인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넙치 가계에 따른 각 질병에 대한 내성정도가 다르게 나타났으며, 이는 부모가 특정 질병에 강하면 자식도 특정 질병에 강하고, 반대로 부모가 약하면 자식 또한 특정 질병에 약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특정 질병에 대한 가계별 내성변이는 질병에 대한 유전력(heritability)을 조사하는데 이용되고, 질병에 대한 모든 표현형 및 유전형 자료는 가장 좋은 개체들을 선발하여 교배를 시키는 교배지침 수립 시 기초 자료로 사용된다.

 특정 질병에 강한 가계를 선정하여 유전학적 분석을 통하여 개발된 육종넙치는 세균과 바이러스성 질병에 면역성이 높아 병에 잘 걸리지 않으므로 집단 폐사나 항생 약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생산단가의 절감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웰빙 수산식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넙치 질병내성 품종의 산업적 검증을 위하여 질병 발생이 빈번한 민간 양식장에 시험 분양하여 질병내성 정도를 조사한 결과, 대조구는 초기 세균성 질병 발생으로 폐사가 진행되면서 최종 54.2%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질병내성 육종구는 기생충에 의한 폐사를 포함해서 최종 79.5%의 생존율을 나타내었다(그림 7). 이는 향후 넙치 질병내성 품종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양식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고품질의 육종넙치 보급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종넙치 산업화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

그림 7. 시험 분양을 통한 넙치 질병내성품종의 생존율 조사
선발육종의 경우 세대를 거듭할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지게 되므로, 사료효율은 동일할지라도 성장 기간 단축과 내병성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넙치양식 표준지침서에서 나타난 동, 서 남해 및 제주도 등 지역별 비용구조의 평균을 통하여 전국 넙치양식의 비용 및 지역별 생존율 현황 등을 산출하고, 이를 근거로 육종넙치 생산으로 인한 경제효과를 속성장으로 인한 양식원가 절감효과와 내병성 증대로 생존율 증가에 의한 경제효과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2010년부터 산업화될 경우 육종넙치는 800g 내지 1,000g까지의 상품 사이즈로의 성장 기간이 20% 이상 빠르게 되며, 2015년에는 50%, 2024년에는 100% 정도의 속성장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성장기간 단축에 따라 절감되는 원가항목-인건비 관련 항목, 약품비, 전력비, 유류비, 소모품비, 감가상각비 등- 대비, 최근 5개년간 평균 넙치양식 생산액을 기준으로 향후 생산 전망은 2014년까지는 4만톤 수준,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4만8천톤 수준, 2020년부터는 5만6천톤 수준의 생산량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므로, 2024년까지 육종넙치의 속성장으로 인한 양식기간 단축으로부터 나타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총 298,061,980천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육종넙치의 내병성 실험 결과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바, 현행 80.5% 수준의 일반 넙치 생존율을 육종넙치의 경우 보수적으로 추정하여도 5% 이상인 85~86%는 될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에 따라 주요 수익-비용 항목으로서 생산량 증대로 인한 수익의 증가와 사료비의 증가를 감안하여 상쇄하더라도 2024년까지 내병성 육종넙치의 생존율 증가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124,133,477천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육종넙치의 산업화 성공시 나타나는 속성장 효과와 내병성 효과로 인한 경제성은 수출 경쟁력 및 수입 대항력 등 부수적인 대외 경쟁력을 제외하더라도 2010년부터 2024년까지 15년간에 걸쳐서 422,195,457천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어서 육종넙치의 산업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종넙치 산업화 추진 방향

 청색혁명을 주도할 미래 양식산업의 핵심으로 육종프로그램에 의해 개발된 우량 신품종 넙치는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어 양식 어민에게는 생산성 향상을, 소비자들에게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적인 수산물로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이므로 한시라도 빠른 산업화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육종넙치 개발과 함께 양식 현장으로 산업화를 위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먼저, 육종 품종이 생산되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고 확인하는 생산자 추적, 또는 생산 이력 확인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육종넙치의 친자 감식률은 99%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어, 양식 어장의 생산 기록 시스템과 연동하여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신품종의 넙치를 안심하고 믿고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육종 신품종의 수정란이나 우량 종묘가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방지 연구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산업화 보급체계에 있어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갖는 육종넙치의 해외 유출 예방 및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육종 핵집단은 국가가 지속 관리하며 산업화 품종 어미를 민간에 보급할 계획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에서는 넙치 육종 프로그램 개발이 본 궤도에 오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넙치 품종의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우리나라 넙치를 세계 최고의 양식 어종으로 성장시켜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넙치 육종과 함께 진행 중인 전복 육종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이의 개발 경험들을 토대로 양식되고 있는 모든 어종들에 대해 육종연구를 점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 시설, 인력, 예산 등의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생물산업부 육종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 노재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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