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공포 조장 말라” 학자들 목소리 내기 시작
“원전 오염수 공포 조장 말라” 학자들 목소리 내기 시작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6.09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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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조장한다며 고발하기도
원전 오염수 공포심 조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 중 한 장면으로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원전 오염수 공포심 조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 중 한 장면으로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현대해양]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 마시겠다.”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

원전 오염수 공포심 조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지난 3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에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이 국민의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박 교수는 게시물에서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섭취해도 인체 내부 피폭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작아 물 분자 상태의 섭취 환산계수가 낮다 보니 그 실효선량이 크지 않다. 일본 정부가 ALPS로 처리할 경우 우리나라 근해로 유입되면 현재 바닷물의 방사선량 값인 약 L12(베크렐)에 비해 극히 미미한 증가가 있을 뿐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방류 농도인 L1500로 희석한 물 1L를 마실 때, 그 속에 들어있는 삼중수소의 실효선량은 바나나 1개 먹을 때의 약 4분의 1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박수칠 일은 아니지만 과장된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풀려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어 이 같은 글을 올리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출신으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충북대에서 20여 년 간 방사성의약품학이란 과목을 강의해 왔다. 그는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분과 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달 16일에는 핵 물리학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원자력연구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시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물 1리터를 마셔도 자연적인 수준의 80%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 이는 아르헨티나, 이란, 인도 지역 피폭량의 100분의 1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화학 전문가인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49일자 <주간조선> ‘초등 과학도 무시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원전 오염수 공포심 조장을 경계했다이 명예교수는 희석 과정에서 방사성 핵종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충분히 묽어지기만 하면 인체와 수중 생태계의 유해성을 걱정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고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 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걱정이 괴담 수준으로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학자가 박일영 교수가 처음은 아니다. 해양학과 수산학을 전공한 되짚어보는 수산학의 저자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 4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과도한 공포가 우리 수산업에 미치는 피해와 대책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나라는 우리나라나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다. 이는 해수순환모형 모의실험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정부나 국회에서 방류수를 먹어보는 시범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나도 후쿠시마에 가서 원전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평소에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지난 100여 년 동안 방사능으로 바다 생물이나 그것을 먹은 사람이 어떤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는 단 1건도 없었다며 과장된 공포 확산을 우려했다그러면서 정 교수는 후쿠시마 방사능 괴담을 선동해서 피해볼 사람은 일본 정부도 아니고 일본 사람들도 아니다. 수산물 소비 기피로 우리나라 어민, 수산업자들만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장된 공포 확산에 대해 가장 염려하고 있는 이들은 어업인들이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회장 김대성 경남정치망수협 조합장)는 지난 2일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충남 태안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서 명예교수가 과장된 피해 주장으로 공포심을 유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판 의견을 이어왔다. 그는 방송 등 여러 매체에서 오염수가 동해로 유입되는 데 5개월 걸린다’, “방사성 물질은 무거워서 가라앉더라도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로 침투할 우려가 있다등의 주장을 해왔다.

김대성 회장은 <현대해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어민)에겐 생사가 달린 문젠데 서 교수가 제대로 된 근거 없이 계속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오염수 방류하기 전인데도 수산물 소비가 줄어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광어를 예를 들자면 (킬로그램당13,000~14,000원 하던 것이 7,000원으로 뚝 떨어졌다오염수 방류하는 것을 찬성하는 국민이 누가 있겠냐마는 학자라면 공포감만 키우지 말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회장은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건 과도한 공포다라며 국회와 정부는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와 함께 입증되지 않은 사실로 인해 수산업계가 피해 받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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