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 압축
수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 압축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3.01.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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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철 통영수협장,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노동진 진해수협장 나설 듯

[현대해양] 제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하는 차기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내달 16일 치러진다. 수협 뿐만 아니라 수산계를 대표하는 수협중앙회장으로 누가 선출될까?

차기 수협중앙회장 선거의 선거인은 중앙회장 1명, 회원조합장 91명 등 모두 92명이다. 간접선거다. 조합장과 현 중앙회장이 차기 회장을 뽑는다.

예비후보 등록은 2023년 1월 4일부터, 후보 등록은 2월 1~2일 이틀간이다. 선거기간은 2월 3일~16일 14일간이고 선거운동기간은 2월 3일부터 2월 15일까지 13일간이다.

중앙회장 후보는 수협 조합원이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는 현직 조합장뿐만 아니라 전임 회장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전직 중앙회장은 입후보가 가능하나 현 회장은 출마할 수 없다. 중임은 가능하나 연임은 금지한 ‘수협법’ 조항 때문이다.

차기 중앙회장 선거에는 당초 4명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런데 막판에 변수가 발생했다. 회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이가 지난 연말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이다. 김청룡 조합장은 지난해 12월 28일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수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힘써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며 지역사회에서 지역을 위해 일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음을 알려왔다. 또 그는 “지역에 벌여놓고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많다. 마무리해야 한다”고 책임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가진 능력과 경륜이 아직은 수협 전체를 경영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출마준비를 하다가 중도 포기한 사유를 밝혔다.

 

유력 출마예정자 뜻 접어

이렇게 1명이 중도에 계획을 철회하면서 후보군은 3명으로 줄었다. 남은 이들은 김덕철 통영수협 조합장,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전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 등이다(가나다 순). 이들은 모두 부산 경남권에 기반을 둔 유력 인사들이다. 반면 불출마를 선택한 김청룡 조합장은 유일한 호남권 유력 인사였다. 유일한 호남 후보가 칼을 거두면서 소위 PK만 남은 것.

김덕철 통영수협 조합장은 경남 통영시, 고성군, 거제시를 비롯한 경남 인맥을 자랑한다.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또한 부산과 고성군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부산 경남 인맥, 그리고 최근에는 제주도에 거주하며 제주 지역 조합장 등 제주 수산계 인맥과 교류가 잦다. 따라서 경남, 부산 인맥에 제주 인맥, 거기에다 제24대 수협중앙회 회장을 하면서 이어온 전국 조합장들과의 인연은 막강한 인맥을 연결시켜 주고 있다.

진해수협 노동진 조합장 또한 마산, 진해를 비롯한 경남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조합장으로 그를 모르는 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출마가 예상됐던 김청룡 조합장과의 빅매치가 2차 투표에서 성사되면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즉,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4명 모두 표 집결력이 뛰어난 후보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호남권 후보 1명과 경남권 후보 1명이 2차 투표에서 맞붙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그럴 경우 1차 투표에서 분산됐던 표가 2차 투표에서 영남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따라서 호남 후보가 출마 뜻을 거둔 상황에서는 영남권 후보끼리 결과를 알 수 없는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최고의 관심사는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이 출마할 경우 ‘총집결’이 예상됐던 전남지역 표의 향방은 어디로 갈 것인가, 누가 더 전남을 비롯한 호남표를 가져갈 것인가 귀추가 모아지는 상황이 됐다. 전남지역 유력 후보가 없어졌으니 남은 3후보의 치열한 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졌다. 3후보 모두 호남 표를 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울지 초관심사다.

이에 대해 김덕철 조합장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힌다. 김 조합장은 “해봐야 안다”며 지금 판세가 오리무중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또 김임권 전 회장은 “전임 회장이 왜 ‘또’ 나오느냐는 얘기가 사그라 들었다”며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은 몇 년 전부터 출마를 염두에 두고 텃밭을 다져온 터라 누가 중도에 포기하고 안 하고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호남, 영남을 떠나 제3지역의 조합장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제주의 A조합장은 “그가 나오겠다고 해서 (출마를) 포기했는데...”라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암시했다.

4일 예비후보 등록

선거일정을 보면 말 그대로 코앞에 선거가 다가왔다. 4일 예비후보 등록을 일치감치 한 3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아니, 선거운동은 사실상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B후보는 이미 전국을 2~3번 순회한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등록은 2월 1일부터 이틀 간 진행한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2월 3~16일 가능하다.

 

왜 출마하나?

그럼 그들은 왜 출마했으며,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걸까? 김덕철 조합장은 “수산업을 다시 일으켜 잘 사는 어촌과 어민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는 “통영은 기업형 어업이 아닌 지구별, 업종별, 어촌계가 어우러진 한국 수산의 메카 중 메카다”라며 “지금까지 여기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우리나라 수산업의 재건과 수협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데 쓰고 싶다. 수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잘 사는 어촌과 어민을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조합장은 조합 중심의 사업개편과 정책전달이 가능하게 하고 그 구현자로서의 중앙회의 회장이 되면 정부-지자체, 조합-어업인 간의 가교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그는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어업인의 무한 봉사자로서 바다 환경을 보전하고 수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지킴이가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김임권 전 회장은 “아무리 강한 수협도 어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무익한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산에 가야 바다를 볼 수 있고,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는 어민들을 볼 수 있다”며 출마 이유를 바다를 보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으로 비유했다. 김 회장은 또 “수산업은 바다라는 공유지에서 행해지는 경제활동이기 때문에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나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 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수산에 빚을 진, 3대에 걸쳐 수산업에 종사해 온 어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미력하나마 어업인과 수산업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수협의 뿌리 조직인 회원조합들을 강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조합자산 증대에도 힘쓰는 한편, 어촌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어촌뉴딜300사업 참여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은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도전했다”고 말한다. 그는 “더 나은 수산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91개 회원조합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진해수협 조합장으로서 7년여 동안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전국 수산인의 권리를 찾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바다는 내가 태어나서 자라고 생활하는,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운명이 우리나라 수산을 위해, 91개 회원조합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고 미래를 위해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장으로서 지난 7년 동안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부족한 것은 전국 조합장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면서 의논해 지혜를 모아 전국 수산인의 권리를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일념으로 임하는 자리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마예정자들의 시각

수협과 수산 현안에 대한 출마예정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김덕철 조합장은 수협 현안을 중앙회 경제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민간 시장이나 일선 조합과 경쟁하는 중앙회의 경제 분야는 축소하고, 조합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대형급식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적자금의 일시상환에 따른 원만한 후속조치와 노량진시장 개발사업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임권 전 회장은 우리 수산업의 현인에 대해 수산업 현안은 자원·어선·선원·시장·제도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산적해 있다며 그 중에서도 제일 시급한 문제가 어시장의 문제다. 이제 수산업의 문제는 어장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서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해방 후에 일제로부터 내려온 현행 어시장 시스템은 어민들에게 풍요 속에 빈곤만 가져다 주는 제도다. 어민이 생산한 어획물을 수협이 플랫폼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시스탬 구축으로 어민 소득을 증대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노동진 조합장은 수협 현안에 대한 인식이 어떨까. 그는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등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개발행위나 제약으로부터 수산업과 어업인의 삶의 터전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 또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회원의 공동이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수협중앙회의 책무를 되새겨 중앙회와 일선조합 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제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하는 차기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내달 16일 치러진다.
제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하는 차기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내달 16일 치러진다.

 

무엇을 해야 하나?

김덕철 조합장은 회장이 된다면 어떤 일부터 먼저 해보고 싶어할까?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중앙회가 조직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안정돼야 회원조합이나 일선 어민들을 지원할 수 있다. 우선 중앙회의 살림살이를 챙길 필요가 있다. 중앙회의 주수입원인 자금운용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오지 않도록 잘 챙겨 어업인을 지원하는 자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임권 전 회장은 “수협의 수익 구조가 은행·상호금융·정책보험 등으로 제한돼 있는데 지주회사를 만들어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이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공적자금 굴레도 벗었으니 수협은행과 중앙회는 수익구조를 다변화 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그것을 어업인들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에서 벗어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진 조합장은 회장이 된다면 “현실과 괴리된 수산제도, 연근해어업 상생방안 등을 모색하고 정책의 재정립을 위한 국회와 정부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겠다”고 호언한다. 그는 또 협동조합의 정체성 확립 및 수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설계 등 중앙회의 본연의 의무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인사제도 개선, 복지 등을 통해 직원들이 꿈과 희망,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후보군 모두 개성과 장점이 강하다는 평가다. 스스로 말하는 대로 뚜껑을 열아 봐야 안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선거 예측이다.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2월 16일 누가 웃을지는 개표함을 열어봐야 안다.

 


김덕철[약력]△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졸업 △현) 통영수협 조합장(제17대, 제18대)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역임 △현) 금영수산 대표 △현)재단법인 오상장학회 이사장 △현)경상남도 해양공간관리지역위원회 위원 △동탑산업훈장

김덕철

[약력]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졸업 △현) 통영수협 조합장(제17대, 제18대)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역임 △현) 금영수산 대표 △현)재단법인 오상장학회 이사장 △현)경상남도 해양공간관리지역위원회 위원 △동탑산업훈장

 


김임권

[약력]

△경남 남해 출생 △부산수산대학교 수산경영학과 졸업 △(주)혜승수산 대표이사 △제24대 수협중앙회 회장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회장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 위원장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부산CBS방송 운영이사장 △대한민국 해양대상 △은탑산업훈장

 

 


노동진

<약력>

△창신대학 중국어학과 졸업 △현) 진해수협 조합장(제21대, 제22대) △경상남도 해양공간관리지역협의회 위원 △수협 업무전산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수협 노량진 복합개발사업 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 산업포장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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