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원장 공모 과열 현상
KIOST 원장 공모 과열 현상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2.12.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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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우리나라 해양과학 연구의 중심 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의 원장 선출과정이 시끌시끌합니다.

해양과학기술원 원장 공모는 지난 5월 26부터 6월 9일까지 진행하여 총 13명이 지원을 하였습니다. 이중 내부 지원자는 10명이었습니다. 9월에 최종 후보 3명을 추려 원장추천위원회에서 4차례에 걸친 투표를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재적이사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를 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재공모를 하였고 1차 때보다 2명이 더 많은 15명이 지원서를 냈습니다. 이 중 10명이 내부 직원이었습니다. 지난달 28일 최종 3명으로 후보군을 좁혔는데 2명이 내부, 1명이 외부 지원자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 따른 잡음도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KIOST 노동조합이 속한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원장추천위원회 위원 중 일부가 후보자와 이해관계에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정부의 특정 인사가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기도 합니다. 이전 후보 선출 시에도 후보자들이 여러 경로로 상대 후보 약점을 들춰내 보이기도 했다는 카더라 류 전언도 들립니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해양과학 연구기관인 KIOST 원장 공모에 과학자들이 왜 이렇게 적극적인 지원하는 것일까요? 궁금해졌습니다. 해양과학 연구에 매진하며 청춘을 불태웠던 책임급 연구원들이 대거 기관장이 되어보겠다고 나섰으니 이유가 분명히 있지 않겠습니까?

주변의 의견을 들어 보면 몇 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는 듯합니다.

먼저 KIOST 구성원들이 현 조직 운영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의 표출이 원장 공모 지원이라는 것입니다. 연구부문 별로 가진 문제점이 조직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니 개인별로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역대 원장 중에 본인을 희생하며 조직을 이끌어 간 인물이 별로 없었기에 선배 원장보다는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것입니다. 실제 KIOST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은 수장이 되기 전에는 큰 구상을 하였을지 몰라도 기관장이 되고 난 후 조직을 혁신적으로 이끈 인물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정한 나이가 되면 연구보다는 관리를 담당하게 되는 체계에서 오는 결과라는 것입니다. 선배 연구원으로 연구보다는 관리를 하다보면 결국은 원장자리에 도전하게 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해 보면 책임급 연구원들이 대거 원장직에 응모하는 것은 연구에 몰두하여 해양과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업적을 남기기에 어려운 조직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로마인 이야기」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인기에 집착한 허영에 찬 폼페이우스와 제국 건설의 야망을 위해 허영도 활용했던 카이사르를 비교해 보였습니다.

이번에 선출되는 KIOST의 수장은 우리나라 해양과학 발전을 위해 큰 비전을 만들고 조직을 혁신적으로 이끄는 카이사르와 같은 야망가가 뽑혔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 기관장도 그 정도 인물은 되어야 한다는 전통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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