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집단 폐사, 공론장 열자!
정어리 집단 폐사, 공론장 열자!
  • 박명섭 성균관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 승인 2022.11.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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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섭 성균관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박명섭 성균관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와글와글 세상 TV 대표

[현대해양] 지난달 8월 31일, 약 40년간의 대학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황조근정훈장을, 바다의 날에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젊은 교수 시절에 정년퇴직하는 교수를 보고 ‘축하드립니다’라는 말을 옆에서 들을 때마다 의아했다. 떠나시니까 섭섭할 텐데, 축하드린다니 이게 말이 되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건강과 여러 문제로 중도에 그만두는 교수들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정년퇴직을 하지만 불미스런 일로 훈포장을 못 받고 정년 하는 사람들도 봐 왔기에 정말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맞구나, 절감했다. 2달 전에 퇴직하자마자 해양문화를 어린이들과 나누기 위한 ‘바다교실’을 개최하고자 여러 곳에 발품을 팔며 지원을 노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바다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세월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을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처지로서, 이번 정어리 폐사 이슈는 수산업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공부 해온 나에게 마음이 가는 주제다.

이번 마산만 등지에서 발생한 정어리 집단 폐사 사건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바다의 문제라고, 육지 사람들과 상관이 없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주요 언론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해수부가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환경에 관심이 큰 젊은 세대와 어린이들은 위협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현안이다. 입 벌리고 배를 하늘로 향해 죽어 있는 정어리 떼 모습을 어린이들이 본다면, 바다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미래 해양학자가 될 학생이 이번 사례를 주제로 학교 숙제를 하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을 안고 고민한다면? 바다는 국민 모두의 문제다.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수산인은 누구든지 국민의 해양정신 함양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집단 폐사의 원인이 해양수산부의 주장대로 산소가 부족한 탓인지, 혹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규제로 인해 어민들이 바다에 물고기를 버려서인지를, 전문가 집단과 현장의 어민, 그리고 해양수산부의 관계자들이 함께 공개 토론해야 한다. 유튜브와 같은 채널을 통해 관심있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방법으로 말이다. 이러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해양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축하고 실현하는 해양수산부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국제무역 전공자로서 한국수산경영학회 활동을 포함해 수산업 연구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한국 해양비즈니스와 같은 학술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수산업계 종사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영도에서 선원교육을 받고 선원수첩을 발급받아 부산수산대학교 실습선 새바다호를 타고 원양어업 실습에 참여하기도 했다. 바다와 어업인들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로서, 수산업계에 꼭 이야기하고 싶다. 이번 정어리 집단 폐사 사건을 공론화해달라! 더 많은 사람이 시의성 있는 바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할 기회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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