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섬 교통체계 혁신, 섬진흥원 1호 과제”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섬 교통체계 혁신, 섬진흥원 1호 과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7.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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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대응방안도 연구

[현대해양]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정책수립과 진흥을 위해 설립되는 (재)한국섬진흥원이 지난해 9월 8일 설립 인가를 얻어 10월 8일 공식 출범했다. 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섬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구현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감이 시회적으로 작동한 것이다. 한국섬진흥원은 「섬 발전 촉진법」 제15조에 의해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됐다. 한국섬진흥원 초대 원장에는 오동호 전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임명됐다. 오 원장은 섬진흥원 1호 과제로 ‘섬 교통체계 혁신’을 꼽았다. 그는 “첫 정책연구사업으로 섬 주민들이 가장 염원해온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와 날로 심각해지는 섬 인구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섬 인구감소 중장기 대응방안 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 원장은 “섬은 지방시대를 여는 핵심적인 영역”이라며 “앞으로 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곁에는 한국섬진흥원이 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 초대 원장

한국섬진흥원장에 취임한지 10개월 됐는데 소감은?

아직도 설레고, 떨립니다. 그동안 수많은 임명장을 받아왔지만 한국섬진흥원 원장직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임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섬진흥원 출범이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섬진흥원의 출범은 우리나라 섬 정책의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시간’에 진입한 것을 나타냅니다. 초대 원장인 만큼, 공직 경험을 살려 신설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겠습니다. 또 균형있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발전적인 섬의 미래를 제시해 나가겠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 임직원들과 쉬지 않고 국가기관, 섬이 있는 8개 광역자치단체, 36개 기초지자체, 관계기관, 민간기관, 섬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오는 8월 8일 군산에서 개최되는 ‘섬의 날’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행안부와 군산시 관계자, 저희 한섬원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출범 초기 조직 구성은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나?

초기 조직 안정과 시스템 구축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올해 초 행정인력을 우선 선발했고, 이어서 지난 4월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새 식구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연구직 인원을 대폭 늘려 섬 주민들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실사구시의 정책’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반기에는 부족한 인력들에 대한 추가 모집을 통해 기관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빈자리를 모두 메꿀 예정입니다.

지난 5월 2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구섬진흥원 등 섬, 바다, 농어촌을 연구하는 3개 국책연구기관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공동포럼이 개최됐다.
지난 5월 2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섬진흥원 등 섬, 바다, 농어촌을 연구하는 3개 국책연구기관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공동포럼이 개최됐다.

유인도뿐만 아니라 무인도도 해양영토, 해양자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유무인도 동시 발전 복안이 있나?

그렇습니다. 섬에 사람이 살지 않아도 섬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도와 격렬비열도 등 섬은 해양영토를 비롯해 영공·영해의 경계가 돼 국제 분쟁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섬 관련 정책은 유인도는 행정안전부, 무인도는 해양수산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농어촌은 농림축산식품부, 이 밖에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관광부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효율, 중복, 누락 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합리적 행정체계와 제도확립이 필요합니다.

 

섬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무인도화 추세가 심각한데…

행안부와 해수부의 ‘2020 섬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인도는 464개, 무인도 2,919개 등 모두 3,383개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섬 통계 데이터는 학자마다 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은 섬이 지방소멸 중심에 서 있다고 제언합니다. 정부의 수많은 국토 균형발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에 따른 과밀화와 양극화,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의 소멸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조화롭게 국토 균형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이 긴요한 때입니다. 무엇보다, 섬 발전을 위해서는 섬에 사람이 살아야 합니다. 유인도가 무인도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당면 과제입니다. 따라서 섬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하며,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 등을 통해 교통·의료·복지·교육 문제 등 현실적인 섬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섬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구현하는 막중한 과업을 맡았는데...

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섬은 가기 어렵고 살기 불편한 소외와 낙후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섬은, 섬만이 지닌 고유의 생태자원과 문화·관광 등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유례없던 바이러스,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섬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섬은 청정 에너지자원의 보고이자 6차산업의 공간입니다. 섬 자체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핵심 자원·국가브랜드로서 미래 먹거리로 꼽힙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제 우리나라의 섬은 영토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한국섬진흥원은 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위해 정부가 연구기관을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입니다. 국내의 섬 정책 연구 성과를 다른 해양 국가들도 차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롤 모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법적 제도적 혹은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게 있다면?

섬 발전, 지역 소멸 해소 등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와의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한국섬진흥원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섬, 바다에 대한 정책과 사업들을 좋은 정책, 사업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우리 섬진흥원의 1차적인 역할입니다.

또한 섬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진흥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하거나 함께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섬 발전을 가지고 오는 진흥사업들을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섬 지역 기초단체 단체장 협의회 등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일반통행이거나 협조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섬진흥원의 비전과 과제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오동호 원장
섬진흥원의 비전과 과제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오동호 원장

연안여객선 공영제가 꼭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는데…

네. 그렇습니다. 섬진흥원 1호 과제도 ‘섬 교통체계 혁신’입니다. 섬진흥원은 첫 정책연구사업으로 섬 주민들이 가장 염원해온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와 날로 심각해지는 섬 인구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섬 인구감소 중장기 대응방안 연구’ 등을 추진합니다.

육지와 다른, 가장 큰 섬의 특성은 바다로 둘러쌓여 육지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육지로부터의 접근성 문제를 비롯해 섬들간에 원활한 이동과 교류, 특히, 섬 내 도로교통망 미비 등 섬 교통체계는 육지에 비해 가장 불리한 여건 중 하나로 꼽혀 왔습니다.

이처럼 섬 정주여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접근성 문제에 있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섬 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적절한 접근체계를 갖추는 것이 제일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 하에 국내 섬 지역 교통체계에 대한 실태를 분석하고, 섬 주민의 교통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를 1호 과제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출범 1차년도 섬진흥원 주력사업과 방향은?

섬진흥원은 섬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섬 전문R&D센터’를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외의 섬 정책을 분석하고, 섬 지역 주민의 의견을 직접 청취해 정책을 발굴·반영할 계획입니다. 이에 주민이 ‘살고 싶은 섬’, 관광객이 ‘찾고 싶은 섬’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실사구시’의 측면에서 연구결과를 직접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섬 진흥을 위한 사업을 전국 섬에 확산시킨다는 구상입니다.

또한 ‘미래를 잇는 섬, 세계로 나가는 섬’이라는 비전 아래 ‘대한민국 섬의 미래를 여는 국제적인 섬 전문 연구기관’을 만드는 것이 섬진흥원의 목표입니다. 정부의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섬 정책들을 평가하고, 진흥사업들을 개발·관리하는 ‘섬 정책 씽크탱크(Think Tank)’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복안입니다. 이어 섬에 대한 기본 통계와 정보들을 정비, 정확하고 최신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섬 정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한국섬진흥원 임직원들은 우리의 섬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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