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에 바란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차기 정부에 바란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 승인 2022.04.0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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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남단은 마라도가 아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신형철 극지연구소 부소장

[현대해양] “우라나라 최남단은 마라도가 아닙니다!“ 만약, 극지연구소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한다면, 왜 극지 연구를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남극과 북극은 우리와 관련 없는 곳이 아니다. 매년 수십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남극에서 우리나라 이름으로 된 기지를 지키며 살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기후 변화의 원인을 찾아 과학자들은 얼어붙은 북극 바다 위에서 캠핑을 한다. 

과학적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극지 연구는 국가의 자산이다. 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 가깝다. 
남극과 북극이 녹으면 우리의 터전이 잠기고 환경이 바뀐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빠르게 바뀌는지 아는 것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여기에 얼음이 사라지면서 드러나는 기회들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극지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무나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가질 수 없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때, 또 남들이 함께 연구하고 싶다고 느낄만한 매력을 지닌 나라만이 극지라는 특별한 무대에서 함께 뛸 수 있다. 

극지를 향한 인류의 ‘러브콜’은 앞으로도 계속 쏟아질 것이다. 관측과 탐사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엄청난 양의 자료가 극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시험장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북극항로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북극 해빙(海氷) 변화 예측에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극지 과학계에서 ‘경쟁’만큼이나 많이 쓰이는 단어가 ‘협력’이다. 
발을 들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극지에서 인류가 찾아낸 방법이다. 극지연구소도 학교, 산업계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성장에 가장 좋은 영양제는 관심이다. 
업무보고의 마지막 말도 이미 정했다.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배로 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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