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계에 던진 질문
수산계에 던진 질문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1.11.03 0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석근 교수 ‘되짚어보는 수산학’ 연재를 끝내며

[현대해양] 지난해 2월부터 현대해양에 연재되었던 제주대 정석근 교수의 ‘되짚어보는 수산학’이 지난달 2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매 월 혼신의 힘을 다한 옥고를 보내준 정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3년 전 가을이었습니다. 해양·수산(Ocean&Fisheries)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과 본인만의 명확한 시각을 가지고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언론의 사명이 현상에 대한 의심과 비판이기에 자연과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수산의 문제점을 한 번 짚어보자고 제안을 하여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학계와 정부와는 다른 시각에서 수산업을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제목도 ‘되짚어 보는 수산학’으로 정하였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매달 원고를 만들어 내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닐 진데 정 교수는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수산정책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 주었습니다.

첫 원고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왜 줄었을까?’를 시작으로 근거 없는 금어기 지정, 명태가 사라진 이유 등 정 교수 본인만의 색다른 시각에서 수산 현안을 분석하였습니다. 또 정부의 수산자원조성사업과 감척사업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하였습니다. 어민을 죄인으로 모는 남획 남용, 선진국 흉내 내는 TAC, 거꾸로 가는 혼획 규제 등 해양수산부가 놓치고 있는 수산정책을 가감 없이 지적하였습니다.

연재 초기 정·관·학계 등 주류 수산계에서 직·간접적으로 현대해양에 연락을 취해 정 교수가 편협된 시각에서 글을 쓰고 있어 수산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압력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현대해양은 과학자의 논리적 물음에는 과학으로 답하면 된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반론을 하고 싶다면 원고를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반론 자료는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모 수산전문기자가 정부의 수산관리정책은 과학에 기반하고 있다며 정 교수의 논리는 억지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연재가 계속되자 초반과는 달리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국책연구기관 간부급 연구원은 인상 깊게 보고 있다며 격려해주기도 하였고 수산정책을 관장하는 공무원들도 일리 있는 지적도 있다며 당장 수산정책 기조를 변경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이런 시각도 검토해 보겠다고 의견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한 수산계 원로는 수산 역사를 부정하는 거친 표현이 있어 거슬리긴 하지만 제시하는 방향은 대체로 맞다고 하였습니다.

정 교수 본인이 생각하는 이번 연재의 성과는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던 어업인들이 자신감을 좀 가지게 된 것’이라고 자평하였습니다.

해양수산부에서 매호 정교수의 글이 나올 때 마다 사실 확인(fact check)를 하였다고 하니 그 과정에서 공무원들도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하였을 것이기에 이 또한 성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정 교수의 연재 내용에 대해 수산학자들이 학문적으로 활발히 연구·논의하고 그 논의의 결과가 수산정책으로 반영되는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