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비어업인 해루질 갈등 해법
무분별한 비어업인 해루질 갈등 해법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9.10 14: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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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하지 않으면 이용권리 없어”
해루질에 나선 비어업인들.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현대해양] 도를 넘은 비어업인들의 해루질 행위가 어촌사회문제로 대두돼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루질은 밤에 얕은 바다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일을 말한다. 이는 특별한 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간단한 도구나 맨손으로 잡는 것인 만큼 어업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취미생활 혹은 레저활동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가까운 마을어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어업인들에게는 농부의 논과 밭을 행인들이 마구 짓밟고 가는 것만큼 수산자원 훼손 피해가 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쉽게 마을어장에 들어가 굴, 바지락, 개조개, 개불, 해삼, 전복, 낙지, 게 등의 양식수산물을 채취하거나 포획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해 어업인과 비어업인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레저활동?

단순 놀이삼아, 재미삼아 수산 동·식물을 포획, 채취하는 것은 애교로 보아 넘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업 면허지에서의 어획, 채취는 곧 절도행위가 되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심각성을 반영하듯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비어업인 및 맨손어업인에 대한 ‘수산 동·식물 포획·채취의 제한 및 조건’을 고시하고, 지난 4월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수산 동·식물 포획·채취의 제한 및 조건’ 시행 배경은 앞서 비어업인들이 어촌계에서 관리하고 있는 마을어장 내 수산자원을 포획·채취하면서 어업인-비어업인 간 갈등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내 마을어장에서 야간에 수중레저 활동으로 수산물을 포획·채취하는 해루질 행위가 성행해 어촌계와의 마찰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어촌계는 이런 행위를 마을어장 내 수산자원 고갈의 원인으로 보고 강력한 단속을 요구해 왔다.

 

제주도, 비어업인 해루질 규제

제주도는 신설 자체 고시에 따라 마을어장 내에서의 조업은 일출 전 30분부터 일몰 후 30분 내로 한정하고 있다. 또한 마을어장 내에서 수산동식물 포획·채취 시 특수 제작된 두 갈래 이상 변형된 갈고리 등의 어구와 공기통, 호흡기, 부력조절기, 추 등의 잠수용 장비 사용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마을어장 구역 내에서는 어류, 문어류, 게류, 보말, 오징어류, 낙지류 외에 어업권자가 관리·조성한 패류, 해조류와 해삼 등 정착성 수산동물에 대한 포획·채취도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처벌도 무겁다. 비어업인이 신고를 하지 않고 신고어업을 경영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비어업인이 야간에 해루질을 하다가 적발되면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린다. 이런 고시 제정과 시행으로 어업인, 비어업인간의 분쟁과 갈등이 다소 해결되고 마을어장 내 수산자원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반발이 거세다. 해루질 동호회와 수상레저업계가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 해루질동호회 회원 20여 명은 지난 5월 18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어업인의 야간 해루질 금지 고시를 폐기하라고 외쳤다. 또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해루질동호회 등의 비어업인 해루질 단속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충남 보령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어업인들의 해루질 행위를 단속하면 수긍하고 순순히 어장에서 나갔는데 요즘은 무슨 근거로 단속하느냐고 크게 반발해 지도 단속이 쉽지 않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바다는 공유재인데 왜 어민들만 수산물을 채취하게 하느냐며 즉각 반발한다는 것이다.

해루질 금지 경고문
해루질 금지 경고문. 사진=박종면 기자

일부 펜션업자 해루질 부추겨

태안해양경찰서 일선 관계자는 황당한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순찰을 나가 계도하면 오히려 대법원 판례를 내밀며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행복추구권 제약’이라며 동호인들이 대법원 판례를 인쇄, 코팅해서 다닌다는 것. 이들은 어장구역 내 어업권자가 관리·조성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어류에 대해서도 비어업인 채취를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레저활동 개념의 해루질은 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허다한 것이 일선 해양경찰이 밝히는 애로사항이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관련법을 잘 알고 즉각 반발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해루질 단속 대응 등의 요령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이런 행위를 부추기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태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펜션업자와 수상레저업 관계자들이 해루질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며 심각성을 털어놨다.

이들은 펜션 이용객 모집을 위해 해루질 장비 대여, 물때(조석) 교육, 교통수단 제공에 적발시 행동요령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일반인들의 해루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해루질 장비 판매·대여업소에서는 뜰채, 수중서치, 수경, 갸프(갈퀴), 가슴장화, 조과통, 조과망 등의 장비를 판매하거나 대여하면서 포인트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달 8일 태안경찰서 해양경찰에 의해 10명의 해루질객이 적발됐다. 그런데 여기에는 외지에서 온 투숙객 9명과 1명의 펜션업자가 포함돼 있었다. 인근에서 펜션업을 하는 펜션업자가 이날 밤 10시경 숙박객에게 교통편을 제공, 안내해 금지된 수산물을 채취하며 수산자원관리법을 위반하게 된 것이다.

해루질 순찰
해루질 순찰. 사진=박종면 기자

수산자원관리법 적용 못하나

수산자원관리법에서는 수중에 떠도는 자연산 패류를 취득하는 것은 허용한다. 그러나 양식 목적으로 키우는 수산물을 비어업인이 채취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또한 수산자원관리법에서는 비어업인이 정해진 어구 또는 방법을 위반해 단속될 경우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금어기, 금지체장 등을 위반해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게 되면 과태료 80만 원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해경에 단속된 해루질객에게는 수산자원관리법이 아닌 ‘자연공원법’이 적용됐다. 자연공원법은 안전사고 및 해양생태계의 훼손 예방을 위해 임시출입통제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데 이들은 임시통제구역, 통제시각을 위반한 것으로 자연공원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1차 10만 원, 2차 30만 원, 3차 이상 위반 50만 원의 과태료 처분에 그친다. 즉 수산자원관리법보다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경 관계자는 “일반 관광객에게 수산자원관리법을 적용할 경우 관광객 본인에게 상당한 부담이 갈 뿐만 아니라 저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법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특히 요즘 해루질객들은 영장 없이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이 어려운 점 또한 덧붙였다.

 

무분별한 다이버 해루질도

이처럼 일부 펜션업자, 해루질 장비 판매·대여업자 등의 모객 행위로 재미삼아 해루질을 경험하는 경우는 약과에 그친다. 이런 경우 헤드랜턴, 갈고리, 뜰채, 가슴장화 등의 구입과 대여를 위해 대개 10만 원 내외의 비용을 펜션업자 등에게 지불하고 그 배 이상의 값어치에 해당하는 수산물을 채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엔 물이 빠진 갯벌이나 해변에서 조개 등을 채취하는 체험을 넘어 공기통, 호흡기, 부력조절기, 추 등의 잠수용 장비에 채취 도구까지 갖추고 본격적으로 수산물 채취에 뛰어드는 다이버 등도 적발되고 있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잠수장비까지 챙겨 야간 해루질에 나서는 경우 취미에 그치지 않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다이버의 경우 해삼, 전복 양식장에 들어가 수산물을 불법 채취해 수산시장에 내다팔거나 지인 등을 통해 상행위를 하는 경우도 적발되고 있다.

실제로 해루질하러 오는 이들이 몰래 어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불침번까지 서고 있는 어촌계도 있다. 태안 곰섬어촌계, 곰섬해삼영어조합법인을 비롯한 다수의 어촌계, 영어조합법인 등은 외부인의 불법 채취에 따른 해삼 도난방지를 위해 계원, 조합원들이 매일 밤 윤번제로 해삼 양식장을 지키고 있다.

다이빙 장비까지 갖춘 본격적인 해루질
다이빙 장비까지 갖춘 본격적인 해루질. 사진=태안해경 제공

안전사고 위험도

해루질은 안전사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국립공원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6년~2020년 최근 5년간 7~8월 중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21건 중 5건(23.8%)은 익사사고였다. 익사사고 중 60%는 해안가 ‘해루질’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루질 중 밀물 때 갯고랑에 빠져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해루질 중 뻘에 빠져 나오지 못하거나 갑자기 깊어지는 갯고랑에 빠지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어업인과의 갈등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까지 겹치는데도 해루질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코로나19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다와 갯벌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편창윤 태안 장곡어촌계 어장관리인은 “사리 때는 뻘이 많이 드러나니까 주말이면 수백 명씩 찾아와 해루질을 한다. 무분별한 해루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순찰, 계도, 단속을 하는 해경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강영구 태안해경 영목출장소 팀장(경감)은 “다이버들이 무분별한 해루질로 50kg씩 잡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는 포획, 채취량에 제한이 없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호주처럼 해루질에도 쿼터제를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채취는 1인당 1kg까지만 허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기원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해루질은 도구가 낚시처럼 한정돼 있으며, 상행위를 하면 안 된다”며 “불법 해루질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수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누구나 공유재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어촌계처럼 관리를 하지 않으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연구원은 “종패 뿌리고 해양쓰레기 청소하는 것 등이 관리다. 어장을 관리하지 않고 기여하지 않으면 어장을 이용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꼭 이용하려면 준어촌계원으로 가입하거나 허가를 얻거나 계약을 맺어 이용하는 게 좋다. 다이버도 본격 물질을 하려면 잠수기 허가 받아 정식으로 어업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럼에도 끊이지 않는 비어업인의 무분별한 해루질을 막기 위한 처방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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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2021-09-14 21:23:35
기자님 어패류는 어촌계에서 씨를뿌리고 거두는 양식이맞지만 게와 낙지 문어류는 양식이아니에요 자연산입니다^^
따로잡는 어선들도있고요 이거를 어촌계 고유 재산이라고 주장하시나요???
육상시골땅주인들은 그럼 거기서 사는 사슴벌레등 맷돼지 고라니도 그땅주인사유물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