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㊵ 물수리
청봉의 새이야기 ㊵ 물수리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0.12.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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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사냥의 명수, 물수리
숭어를 낚아채는 물수리

[현대해양] 한반도 남대천, 형산강 등의 하구에 숭어들이 찾아오는 어느 가을날, 맑은 하늘에는 빙그레 큰 원을 그리며 나르는 새가 하늘 높이 떴다. 가을 맛이 잘 들은 숭어를 좋아하는 물수리(영명 : Osprey / 학명 : Pandionhaliaetus)이다.

한반도를 거쳐서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하여 월동하는 물수리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극동 북극지역에 위치한 캄차카반도의 하구(4~5월)에서 번식해 하절기까지 새끼들을 키운다. 이들은 오호츠크해가 얼기 시작하는 10월이면 숭어 떼가 찾아오는 한반도의 해안 강가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나그네 새(일부는 겨울철새)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I급으로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조류이다.

숭어가 물 위로 부상할 때, 물수리는 비행기가 착륙 바퀴를 내미는 듯이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채지만, 몸 전체가 물속으로 ‘첨벙’ 빠질 때도 있다. 물고기를 낚아채서 비행할 때는 공기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유선형의 숭어 머리를 앞쪽으로 가도록 조정하고 멀리 날아가서는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서 배를 채운다. 물수리가 잡은 숭어의 맛을 즐기는 동안 까치나 까마귀들이 귀찮게 쫓아와 먹이 다툼이 벌어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숭어 떼를 따라 한반도에 가을철 마다 찾아오는 물수리들. 이들 철새의 이동은 경이로운 자연현상의 하나이다. 날개 달린 새들의 이동은, 그들에게는 삶의 일부이며 생존전략일 것이다. 

물수리가 숭어 머리를 앞쪽으로 가도록 잡은 채 날고 있다.
물수리가 숭어 머리를 앞쪽으로 가도록 잡은 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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