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대한민국 해양관광 보물찾기 1] 제주 바닷속 탐험!
[기획취재: 대한민국 해양관광 보물찾기 1] 제주 바닷속 탐험!
  • 박종면·최정훈·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6.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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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스쿠버를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해녀해남체험 안허면 섭섭혼다”

[현대해양] 세계 경제 10위권,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를 사는 한국인들의 여가, 레저, 힐링에 대한 욕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요트, 보트, 서핑, 스쿠버, 스노클링 등의 레저활동과 육지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난 해양관광은 지친 현대인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섬이 많고 아름다운 어촌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수성과 어촌문화를 찾아가는 관광은 색다른 삶의 액센트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양>은 전국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 어촌마을을 소개하고 대한민국 해양관광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기획취재를 7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그 ‘항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섬 제주도에서 시작한다. <기획취재팀>

사진을 남기는 체험 다이버들
사진을 남기는 체험 다이버들

본격적인 해양레저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유튜브, 각종 SNS에서 해양레저활동 사진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해양레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킨스쿠버다. 서핑, 낚시 등은 대자연을 운동장 삼아 힐링체험을 할 수 있지만 해양 관련 잡지나 다큐멘터리에서 봤을 법한 바닷속 장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스킨스쿠버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인 듯하다. 지난 2019년 10월 ‘한국리서치’에서 전국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해양레저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수중레저부문’이 해양레저 유경험자중에서는 낚시(44%)에 이어 2위(20%)를 차지했고, 해양레저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경험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관심을(49%, 1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스킨스쿠버는 수영을 못해도, 전문 다이버가 아니어도 누구나 당장 시도할 수 있다. 전문강사가 1:1로 전담하는 체험다이빙이 있기 때문이다.

입수하는 다이버들
입수하는 다이버들

제주 바닷속 ‘으뜸’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지금와 같은 때 우리나라에 제주도라도 있어 다행이다. 제주도에는 스킨스쿠버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스킨스쿠버 해역으로 자리매김한 제주도는 어딜 가도 다이빙에 적합한 포인트가 있지만 서귀포항이 특히 좋다고 평이 나있다. 서귀포시의 문섬·범섬·섶섬·지귀도 등이 해중·해상 경관이 빼어나게 매혹적이라고 알려졌다.

목적지를 서귀포항으로 정했으면 이제부터는 제대로 된 업체를 선정을 할 단계이다. 별다른 등록절차 없이 스킨스쿠버 사업을 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간간이 있다고 하니 검증된 업체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명확한 법이 없어 대부분 불법으로 치부됐던 스킨스쿠버는 간단하게 수면유영만 하는 스노클링까지 합한 체험인구가 2017년 기준 115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 레저활동으로 부상했다. 이에 안전기준이 확보된 업체 선정을 위해 2017년 해양수산부는 관련 전문가와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하여 「수중레저 안전관리규정」, 「수중레저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정식 등록규정을 세우면서 질서가 잡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정식 등록업체는 전국 612개 업체인데, 제주도에는 118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사고 대응 무엇보다 중요

스킨스쿠버 사전교육 중 마스크 물빼기 실습
스킨스쿠버 사전교육 중 마스크 물빼기 실습

스킨스쿠버 샵을 방문하면 먼저 이곳에서는 간단한 이론교육이 진행된다. 물속에 들어갔을 때 결국 비상시 대응만 잘하면 안전사고 없이 온전하게 즐기는 체험이 될 수 있다. 이는 스킨스쿠버뿐만 아니라 모든 해양레저에서 동일하다.

스킨스쿠버를 할 때에는 입으로만 호흡을 해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호흡기를 무는 법도 중요하다. 물속에서는 강사가 곧 생명줄이기 때문에 소통을 위한 간단한 수신호도 배우게 된다. 또 물속에서 호흡기가 빠질 경우의 대처법, 마스크 안에 물이 찼을 때에 대한 대처법 등도 교육받는다.

스킨스쿠버에서 호흡기 물빼기, 마스크 물빼기와 함께 이퀄라이징(Equalizing)등은 중요한 기술이다. 이퀄라이징이란 압력평형을 하는 기술인데, 바다에서 1m 정도씩 들어갈 때마다 수압 때문에 압력을 맞춰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막이 서서히 안으로 밀려들어 오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비슷하게 귀가 먹먹해지면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고, 아니면 코를 ‘흥’하고 나면 괜찮아진다는데 물속에서는 불가능하다. 물속에서는 코를 잡고 숨을 불어 넣으면서 고막을 밀어내야 한다. 이러한 이퀄라이징이 제때 안 되면 지속적인 통증을 겪을 수 있어 사전 교육이 필수적이다.

 

보트에 몸을 실고 다이빙포인트로

다이빙 포인트로 향하는 다이버들
다이빙 포인트로 향하는 다이버들

사전교육이 끝나면 슈트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체험 장소로 이동한다. 방파제 근처에는 이미 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20여명 모여 있었다. 다이빙 전용보트가 도착하면 한명씩 보트에 탑승한다. 5분 정도 바다 풍경을 즐기다보면 해안절경이 병풍처럼 둘러 처진 장소에 도착한다. 오목하게 들어가 파도, 조류를 막아주기 때문에 스킨스쿠버를 하는데 명소와 같은 장소다. 이러한 곳을 ‘한개창’이라 한다. 보트 현측에 엘리베이터 같은 설비가 마련돼 있다. 물에 뛰어들지 않아도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서서히 수면까지 내려간다.

무중력 같은 느낌에 적응하고 해저에 발을 내딛으면 이제 물고기들과 보랏빛 산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 산호를 만져볼 수 있고 흰동가리도 만날 수 있다. 맨드라미산호, 자리돔, 파란돔 등이 지나갈 때 마다 강사가 손짓으로 알려준다. 아름다운 산호 옆에 서자 강사가 수중촬영을 진행한다. 요즘에는 대부분 스킨스쿠버 체험 업체에서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해주니 물속의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스킨스쿠버 체험 다이빙을 꼭 추천하고 싶다. 스킨스쿠버를 안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이 매력에 왜 사람들이 빠져드는지 알 법도 하다.

수중촬영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체험객들

 

 

해녀·해남이 돼보자!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는 육지인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현장이며 생계수단이 되기도 한다. <현대해양> 취재팀은 한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는 제주 해녀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장을 찾아 애월읍으로 향했다. 넉넉히 2시간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 바다로 들어가 해녀들의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으니 색다른 제주 여행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해녀 체험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해녀 체험을 위해 바닷가에 모인 체험객들
해녀 체험을 위해 바닷가에 모인 체험객들

해녀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해녀로 가장 유명한 제주도에도 해녀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4군데 정도뿐이다. 체험장 별로 수중촬영이 가능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으니 자신이 여행할 지역 등을 고려해 체험장을 선택하면 되겠다. 시간대 별로 수용 인원이 정해져 있으니 사전예약은 필수다. 바다 체험이다 보니 날씨에 따라 체험 일정은 취소 또는 연기될 수 있다고 한다.

체험을 신청하게 되면 해녀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 직접 문어와 뿔소라를 잡아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데로 마구 잡을 수는 없다. 해녀 체험장은 각 지역의 어촌계와 협약을 맺어 일정 지역의 해안가에서만 지정된 수산물만을 채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막무가내로 바다에 들어가 수산물을 채취하는 행위 또는 정해진 수산물 이외의 것을 잡아오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해녀라고 해서 남자는 체험할 수 없을 줄 알았지만 막상 체험장에 도착해 보니 남녀의 비율은 50 대 50정도다. 부부, 가족, 연인, 동성친구 등 성별을 가리지 않고 체험객들이 체험장으로 들어선다.

해녀체험의 특징이라고 하면 스킨스쿠버와는 다르게 산소탱크와 같은 보조 장비 없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산소탱크 없이 어떻게 숨을 쉴 수 있지? 해녀들은 숨을 참고 잠수를 해 바다에서 물질을 한다. 벌써부터 숨을 참을 생각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실제 해녀와는 달리 해녀체험을 하러 온 체험객들에게는 ‘스노클’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노클을 사용해 숨을 쉬며 바닷속을 살펴본 후 목표물을 발견하면 그때 잠깐 숨을 참고 잠수하면 된다.

곧바로 바다로 입수하고 싶겠지만 그전에 기본적 이론교육 및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안전한 체험을 위해서전 체험객이 받아야 하는 과정이다.

교육에는 체험 시 착용하게 되는 장비, 물질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이론교육이 끝났다면 슈트로 갈아입고 장비를 챙겨 본격적으로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한다.

 

잠수하는 순간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체험객들

이론 교육 후 제주 바다로 들어갈 채비를 하기 위한 체험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먼저 차례로 줄을 서서 슈트를 받는다. 고무 슈트를 처음 입는 사람이라면 착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강사분들이 슈트를 쭉쭉 잡아당겨 입기 편하도록 도와주신다. 슈트를 갖춰 입었다면 한 명씩 물질에 필요한 장비를 받는다. 필수 장비는 물안경, 스노클, 오리발 그리고 태왁이다. 스티로폼과 그물망이 이어져있는 태왁은 부력이 있어 해녀들의 몸을 받쳐주기도 하고 잠수를 하고 있는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 구실도 한다. 스티로폼과 이어진 그물망에는 채취한 어획물을 담아야 하니 태왁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도록 하자. 슈트를 입고 태왁까지 들면 이제 정말 해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다로 나가게 되면 먼저 얕은 수면에서 헤엄과 잠수 교육을 받고 먼바다로 나간다. 한 발자국씩 수면으로 나아가 물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물 공포증이 있지 않는 한 수영실력이 좋지 않아도 바다에 금세 적응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강사님들과 잠수 연습을 몇 번 하다 보면 이제 바닷속을 구경하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 천천히 스노클로 숨을 쉬며 제주 바다속을 들여다보자. 무리지어 유영하는 물고기떼도 보이고 바닥 곳곳에 있는 성게들도 보인다. 이때 바위틈에 숨어 있는 문어가 포착됐다. 목표물을 확인했다면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잠수를 시작하자!

문어를 잡을 때는 대가리를 멱살 잡듯이 건져 올리라는 강사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문어를 잡는 순간 환호성이 터진다. 이 순간을 기념할 수 있도록 강사님이 끊임없이 수중촬영을 해 주신다. 한건 했으니 됐다. 태왁에 문어를 담고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기며 자유롭게 헤엄쳐 보자. 바닷속을 구경하다 바위틈에 숨어있던 뿔소라가 보인다면 다시 한번 숨을 참고 잠수를 해보자. 늘 백발백중으로 한 번 만에 목표물을 건질 수는 없다. 실패했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또 한번 잠수해보자.

바다 날씨, 해상예보는 언제 바뀔 지 모른다. 잔잔하기만 했던 바다인데 조금씩 큰 파도가 치기도 한다. 지정된 해역에서 물질하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지만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면 눈치 보지 말고 뭍으로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뭍에 나와 잠시 숨을 고르고 개운하게 샤워를 하러 사무실로 돌아가자.

해녀 체험 중 문어를 잡은 체험객
해녀 체험 중 문어를 잡은 체험객

직접 잡은 해산물로 준비되는 만찬

비록 짧은 시간 동안 물질을 했지만 샤워를 끝마치면 배가 출출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그 사이에 체험객 모두가 잡아온 문어와 뿔소라 등이 요리돼 차려진다. 이번에 준비된 요리는 문어 초무침과 뿔소라 숙회다. 체험장이 너무 바쁘지 않으면 문어숙회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문어 초무침 요리가 제공된다고 한다. 고단한 물질 끝에 먹는 해산물의 맛을 즐겨보자.

체험객들과 함께 문어와 뿔소라를 나눠먹으면 물질을 했던 피로가 풀어진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제 해녀체험은 끝이 난다. 돌아갈 채비를 마치고 물질하러 들어갔던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맞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취재협조 버블탱크·도시해녀

•본 기획취재는 국내 콘텐츠 발전을 위해 (사)한국잡지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도시해녀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1670-1

문의 010-2313-7412

한수풀해녀학교 해녀체험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립읍 한림해안로 623-6

문의 064-796-5521

하도어촌체험마을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897-27

문의 064-783-1993

법환해녀체험센터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법환동

문의 064-739-7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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