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해양수산 현장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해양수산 현장
  • 박종면·최정훈·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4.0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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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활동 증가로 멈춰선 경제시계

[현대해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2일 펜데믹(전염병 대유행 현상)을 선언했다. 코로나19가 대재앙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가 지역간, 국가간 이동을 막기 위해 빗장을 걸고 있다.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정지시키거나 바꿔놓았다. 국내에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고 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에선 코로나19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긴급 점검했다. <편집자 주>

#감염자 제일 많은 부처…결국 영상회의

지난달 25일 오후 4시. 해양수산부 5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지원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장관 주재 회의가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앞서 9일에도 해양수산 관련 업계 대표, 공공기관장들이 모인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상황 점검회의가 열렸다. 대면회의였다. 이날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나온 A산하기관은 재택근무로 돌아섰고, B기관의 단체장은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다.

9일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2시간 가량 회의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기관의 직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그렇지 않은 기관 관계자 가운데서 증상 확진자와 무증상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이 회의 직전에 이미 30명에 육박하는 해수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해수부는 장관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사달이 났다. 문성혁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상황 점검회의 이튿날 코로나19 확진 직원과 밀접접촉한 것으로 밝혀져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하라는 통보를 받고 16일부터 24일까지 관사에 머물렀다. 문 장관은 국무위원 중 첫 자가격리자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지난달 25일 회의는 장관이 복귀한 뒤 첫 회의였다. 코로나19 대응상황 점검회의였지만 지난번과 달리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학습효과다. 이날부터 3일간 영상회의 일정이 이어졌다.

첫 날은 해운물류업계와 유관기관이 참석하는 ‘해운항만업계 간담회’와 점검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실에는 장관을 비롯해 해양정책실장, 해운물류국장 등 고위간부만 참석하고 외부 관계자들은 모두 영상으로 연결됐다.

회의실에 모인 간부 공무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커버가 씌워진 마이크를 향해 발언하는 풍경을 연출했다.

문 장관은 3차례에 걸쳐 발표된 ‘해운물류분야 지원대책’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고 있는지와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코로나19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이튿날에는 수산물 수출·가공・유통업계,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이 영상으로 연결되는 ‘수산업계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달 9일 발표된 ‘수산분야 종합 지원대책’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추가적인 지원대책과 수산물 소비촉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27일에는 장관과 해양수산부 산하 19개 공공기관장, 3개 관련 기관장이 ‘공공기관장 영상회의’를 진행해 코로나19 확산방지 대책과 기관별 주요업무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문 장관은 3일 연속 회의 때마다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각 기관에서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회의에 참여한 한 기관 관계자는 “얼굴을 맞대고 하는 회의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데 마스크 쓰고 카메라 보며 말하려니 현장감도 떨어지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수협중앙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임원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했다.
수협중앙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임원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했다.

#사상 첫 우편 선거, 서면 총회

수협중앙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딸라 사상 처음으로 임원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했다.

지난달 26일 수협중앙회 10층 회의실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수협중앙회는 사상 처음으로 임원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했다. 수협중앙회는 예년과 같이 2019년도 결산총회를 이날 오전 중앙회 2층 독도홀에서 열고 임원선거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따라 총회를 서면 총회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현장 선거가 우편 선거로 바뀌게 된 것이다.

우편으로 치러진 선거는 인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중앙회 상임이사, 감사위원, 비상임이사 등에 대한 찬반 투표였다. 앞서 수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는 후보자를 추천하고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유권자인 전국 수협 조합장들에게 보냈다. 이를 받은 조합장들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한 후 회신용 우편봉투에 넣어 회신했다. 개표는 총회 의장(수협중앙회장), 감사위원장, 참관인, 전문지 기자단 등이 배석한 가운데 선거관리요원들이 진행했다.

우편선거 개표과정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된다 해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우편물이 어떻게 다뤄질지 확신을 못하니 반대를 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텅 빈 수산물 판매동에서 상인들만이 하염없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텅 빈 수산물 판매동에서 상인들만이 하염없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손님만 기다리는 수산시장 상인들

지난달 18일 국내 최대 농수산물도매시장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 가락시장 청과부류 중도매인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시장으로 향했던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긴 양상을 보였다.

가락시장 가락몰(소매동) 1층 판매동 입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는 포스터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활어와 선어를 판매하는 수산구역에 들어섰지만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방문객이 없어 한가로운 분위기에서 일부 구역에서는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근심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자를 손님으로 착각하고 반갑게 맞이했던 K수산 상인은 손님이 아닌 것을 알게 되자 씁쓸해 했다. K수산 상인은 “이번 달 초만 해도 저녁에는 사람들이 꽤 방문하는 편이었는데 지난주 청과부류 쪽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문객이 급격하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는 회 배달주문도 줄었다. 지난 주 월요일은 20건, 화요일은 25건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었는데 이번 주는 하루에 14건 전후로만 주문이 접수된다”고 상황을 전했다.

수산물 판매동에 위치한 회집 역시 조용했다. 식사 중인 테이블도 있었지만 손님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앉아있는 직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식당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S회집 주인은 “이번 달 첫째 주만 해도 손님이 있는 편이었는데 지난주 주말부터 방문객이 확실히 줄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야 이 사태가 끝날 것 같다. 해결책이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산하기는 3층의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가게들은 영업을 쉬고 있었고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외부 손님보다 식당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더 많았다.

한 식당 주인은 “예전에는 이 시간이면 식당에 사람이 북적거리고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손님이 없다보니 식당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쉬고 있다”고 전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가 드라이브 스루로 고객들에게 모둠 회를 판매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가 드라이브 스루로 고객들에게 모둠 회를 판매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수산물판매 나선 수산시장

지난달 26일 노량진수산시장. 이날은 시장 측에서 수산물 판매 부진 궁여지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로 수산물 판매에 나선 날이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들은 11시부터 시작될 드라이브 스루 판매를 앞두고 다소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포항시가 주말과 휴일에 호미곶 해맞이 광장, 구룡포해수욕장 등지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했던 활어회 판매가 성공을 거뒀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날 준비된 회는 대광어, 대참돔, 숭어, 연어 등으로 구성한 모둠 회로 평시보다 30% 할인된 가격이 책정됐다.

모둠 회가 속속히 판매되자 상인들은 시장 내에서 썰어온 모둠회를 드라이브스루 부스의 냉장고에 다시 채워 넣었다.

현진규 수협노량진수산(주) 과장은 “코로나19로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오늘부터 3일간 모둠회 드라이브스루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현 과장은 “회 이외의 다른 수산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은 미리 ‘싱싱이’ 어플리케이션이나 전화주문을 통해 가능하고 이 또한 차안에서 바로 구매 가능하다”며 “이러한 판매형식은 코로나19가 잠식될 때 까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시장 죽고 온라인 쇼핑몰 살고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대면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수산물 소비가 온라인 쇼핑 쪽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수도권 지역으로 새벽 배송이 가능한 장보기 앱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수산물 매출이 32% 증가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에서 수산물은 생선류, 해산물·조개류, 김·미역·해조류, 건어물, 수산가공품으로 구분돼 판매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산물 중에서도 건어물이 50%, 생선류가 41% 정도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라며 “가장 높은 매출 증가를 보인 건어물의 경우 쥐포나 아구포, 건오징어 등과 같은 간식들이 포함되어 있어 고객들이 외출을 지양하고 집에서 건어물을 간식으로 즐기게 되어 주문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의 수산물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전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협중앙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물 수협쇼핑의 주문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혜숙 수협 온라인사업팀장은 “코로나19로 수산물 소비가 온라인으로 활발해짐과 더불어 수협쇼핑에서 수산물 소비촉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평년 대비 25% 이상 주문량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수협쇼핑 관계자는 “3월 초부터 눈에 띄게 주문량이 늘어나고 전화량 또한 증가했다. 수산물 소비촉진 할인행사까지 맞물려 주문량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멍게선별 작업 중인 멍게 양식 어업인
멍게선별 작업 중인 멍게 양식 어업인

#소비 급감에 양식어가 ‘휘청’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외식을 꺼림에 따라 활어 소비가 줄어 양식어가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수입산 어류 증가로 광어 소비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은 국내 최대 광어 생산량을 차지하는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이에 제주도는 소비가 급감한 광어 소비 촉진을 위해 제주어류양식수협에서 판매하는 제주광어 어묵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멍게의 경우 온라인 소비가 다소 늘었다고는 하나 어업인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멍게수협에 따르면 현재 최대 생산 출하기를 맞은 멍게 양식 어업인들이 연간 600톤에 이르는 멍게 물량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멍게수협이 수매할 수 있는 물량은 100톤에 그쳐 가격 폭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 멍게수협과 어업인들은 “처리 불가능한 알멍게 위탁 물량으로 40~50억 원 가량의 손해가 추산된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시급한 대책 마련을 해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장어업계도 마찬가지다. 민물장어양식수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민물장어의 위판가격은 소폭 하락했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물장어가 고단백 식품으로 폐 질환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다른 어종처럼 큰 폭 하락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외국인노동자들
외국인노동자들

 

#외국인 어선원 수급 난항

코로나19 파장으로 외국인노동자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게잡이 철을 맞은 연평도 어업인들은 외국인선원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인천 연안공판장에서 만난 김인명 옹진수협 경제상무는 “당장 3월말부터 꽃게잡이에 나서야 하는데 3월초부터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 베트남 선원들이 입국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 입출국에 제동이 걸려 외국인노동자 입국 시기는 안갯속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한국선원이라도 구해야 하는데 한국선원은 외국인선원에 비해 두세 배 높은 임금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 그나마도 대부분 고령인데다 성실하지 못한 이들까지 있어 걱정이라고.마음 같아서는 불법 외국인노동자라도 태워 꽃게 조업에 나가고 싶지만 이 조차도 힘들다. 왜냐하면 법무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자진출국하는 불법체류자에게는 범칙금과 입국금지 조항을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번지니 불법체류자들은 나중에 다시 입국하겠다는 심산으로 하나둘 한국을 빠져나간 것. 지난달 중순에는 하루에만 400여 명의 불법체류자들이 고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기약 없어진 상선원의 가족 재회

오랜 기간 세계 각국을 들렀다 모처럼 한국에 기항한 상선원들은 상륙금지령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일반잡화선 일등항해사 A씨는 “몇 달 만에 한국에 오면 가족들을 만나 식사를 같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상륙 자체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한국에 기항하면 육지에 올라 치킨, 맥주 등 한국 분위기를 느끼는 것으로 위안이 됐지만 이번 항차는 그런 소소한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

그는 이번 사달이 6월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도는 등 선내 분위기가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몇 사관을 빼고는 대부분 외국인선원으로 구성된 선내에서 외국인선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니 통제가 안 될까 처음엔 겁도 났었다고.

코로나19 대응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였던 3월초까지도 해양수산부, 유관기관 등에선 통일된 선내지침이 없었다. 컨테이너선 일등항해사 B씨는 “3월초 입항했을 때만해도 기자재업체, 선사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올라와 선박 내부 곳곳을 둘러봤다. 식사도 선내에서 하고 갔었다”고 말했다.

대형선사에서는 외부인 출입을 최소화하고 선내 소독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내부지침이 마련됐지만 중소선사들은 사각지대에 있었다. 최근에는 대부분 선박에서 선용품제공업자, 선박관리감독관 등 몇몇 필수인원 이외에는 외부인 출입이 원천 차단됐고, 외부인이 방문한 곳에 대한 소독·방역이 실시되고 있다.

선박이 한국에 기항할 때마다 승선했던 항만통제국(PSC), 한국선급 검사관 등도 선박에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PSC검사관은 “선박 기항지가 어디였는지 사무실에서 조회 가능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승선한 중국인이 있는지 대리점에 문의하면 돼 선박에 직접 올라가는 일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4월에도 선원교대가 안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에 당장 승선해야 하는 선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국적선사 대다수 선원들은 승선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조선소 야드 정박 중인 상선원들
조선소 야드 정박 중인 상선원들

#더 고달픈 항만 일용직노동자

중국 물동량 비중이 큰 인천항은 중국 물동량이 감소하다가 이제는 어느 국가건 화물을 실은 선박의 입항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만에서도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비정규직 인천항 카페리 터미널 및 선내 청소원 등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9,700만원을 지원했다. 한중 카페리 항로가 끊기면서 일감이 없어져 생계가 막막했던 60여 명의 노동자들이 잠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항만 야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시련을 견뎌내려 분투하고 있다. 정규직 항만노동자들은 일감이 없어도 소정 근로일 24일에 따른 기본급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일용직은 일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다. 다행히 항운노조 측에서 일용직노동자를 우선적으로 일터에 배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용직 노동자들은 평상시보다 50% 가량 줄었다고 한다.

문제는 항운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인천항 일용직 노동자는 200여 명. 이 중 100여 명은 항운노조 조합원이 아니어서 이런 재난상황에서도 방패막이가 없는 실정이다.

일용직 노동자 D씨는 “십수 년 저임금, 고위험에 최전선에서 일했지만 이런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잘려 나가니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급되던 마스크도 이제는 자비로 사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해양수산계를 회복시킬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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